-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추모 공간 열어
과거와 달리 기성세대도 온라인 추모 거부감 덜해
2차 피해 방지 위한 추모 문구 제한 등 조치

네이버 포털 화면 한편에 검은 리본과 함께 쓰인 문구를 클릭하면 흰 바탕에 국화 한 송이가 놓여 있는 화면으로 이동한다. 이태원 사고 사망자를 애도하는 온라인 추모관이다. 여기서 ‘추모 리본 달기’를 눌러 추모도 할 수 있다. 11월 2일 오후 3시 25분 기준 120만여 명이 추모에 동참했다.
카카오 또한 메인 화면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 추모 댓글을 달 수 있는 추모 공간으로 연결된 배너를 달았다. 이 또한 같은 시간 기준 10만여 명의 사람들이 익명으로 추모에 동참했다.
SNS의 발달로 생겨난 온라인 추모가 새로운 추모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으로 추모하고, SNS에 추모글을 업로드하는 일이 이젠 낯설지 않다.
그 시초에는 1996년도에 일어난 ‘검은 리본 캠페인’이 있다. 1996년 12월 신한국당이 안기부법과 노동관계법을 날치기 통과시키자 일부 PC 통신 동호인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검은 리본 시위를 벌였다. 이는 당시 ‘나우누리’나 ‘천리안’ 등 웹사이트 동호인들은 파업 속보를 전달하고, 민주주의의 죽음을 상징하는 ‘근조 민주주의’를 검은 리본에 새겨 연대를 이끌어낸 사건을 말한다.
현재까지도 보존된 총파업 통신지원단 홈페이지를 보면, 당시에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공동행동을 추진하는 의도로 검은 리본을 달았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추모 양상은 상실의 슬픔을 나누고 공감하는 개념에 가깝다.

과거에는 온라인 추모를 두고 ‘성의가 없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예인들이 SNS에 추모글을 올리거나 고인이 된 지인의 사진을 올려 추모를 하면 네티즌들이 이를 문제 삼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과거와는 달리 온라인상에서 서로 감정이 전달되고,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온라인 추모가 지금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는 기성세대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을 많이 두지 않게 됐다”고 변화한 사회 양상에 관해 설명했다.
한편 임 교수는 온라인에서 고인에 대한 모욕이나 유족들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NS는 광장과도 같기 때문에 군중심리로 인한 심각한 양극단의 편향이 이루어진다”며 “지나치게 과격한 의견이나 공격성 댓글에는 정화작용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추모 페이지 내 댓글을 달 수 있는 란에 “혹시 모를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정해진 추모 문구로만 작성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문구로만 댓글을 남길 수 있다. 네이버 또한 네이버를 통해 볼 수 있는 기사에 댓글을 달 때 ‘이태원 사고 댓글 작성 시 주의 부탁드립니다’라는 공지를 띄워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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