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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직원, 현장 점검 나온 노동청 감독관 서류 유출해

대전고용노동청 3일 SPC삼립세종생산센터 감독 중
센터 직원 감독관 부재중 서류 무단촬영 SPC에 배포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등 단체 회원들이 10월 31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SPC 본사 앞에서 산재사망 해결 촉구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고용부)가 잇따른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SPC에 대해 고강도 감독을 진행하는 가운데, 생산현장을 방문한 노동청 감독관의 서류를 SPC의 한 직원이 몰래 촬영해 사내에 유출 공유하다 적발됐다.  
 
고용부는 SPC 산하 모든 계열사와 사업장에 대해 10월 28일부터 산업안전 근로기준 합동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대전고용노동청 감독관들이 11월 3일 오전 10시쯤 SPC삼립세종생산센터를 현장 감독을 벌였다. 
 
이날 감독관들은 식품 제조사의 위생을 고려해 회의실에 소지품이 든 가방을 두고 옷을 갈아입은 뒤 생산현장 감독에 나섰다. 감독관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SPC삼립세종생산센터 직원이 감독관의 소지품들을 뒤져 감독계획서 등 서류를 무단 촬영했다. 이 직원은 이 사진들을 SPC삼립 본사와 불특정 SPC 계열사 등에 배포 공유했다.  
 
대전고용노동청은 “감독계획서에는 대전고용노동청의 감독 일정, 감독반 편성, 전체 감독대상 사업장(64개) 목록 등이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대전고용노동청은 3일 오후 이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직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감독관의 점검을 방해한 혐의로 과태료(최대 1000만원)도 부과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SPC삼립 본사에 엄중 경고하고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진행 중인 기획감독에 차질이 없도록 감독 일정을 바꿔 오는 18일까지 불시감독 방식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SPC는 최근 잇따른 산업재해 발생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자 허영인 SPC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10월 15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근로 중 소스 혼합기에 끼어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혼합기엔 자동방호장치와 혼합기 덮개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평택 SPL 제빵공장엔 혼합기 9대 중 2대에만 자동방호장치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 덮개와 방호장치를 설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고용부와 평택경찰서는 이 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8일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 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SPL 측은 사고 바로 다음날 사고 발생 장소 인근에서 기계 가동과 제빵 작업을 재개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또한 사망한 근로자의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에 땅콩크림·단팥빵 등 파리바게뜨 빵을 조문답례품으로 보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벌어지자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이 10월 21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종합안전관리 대책과 안전경영위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노동자 사망 사고 8일만인 23일에 경기도 성남에 있는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산업재해 사고가 또 발생했다.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파리크라상 본사를 비롯해 SPC 20개 계열사 총 64개 사업장 모든 곳에 대해 10월 28일부터 산업안전 근로기준 합동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어 31일부턴 SPC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수시 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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