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인 자금까지 활용해야죠”…예금담보대출·선납이연 ‘쏠쏠하네’
금리노마드족, 고금리 찾아 자금 이동시켜
예금담보대출 등 이용해 이자 마진 높일 수 있어
기준금리 고점 다가와…“고금리 정기예금 마지막 기회될 수도”
# 직장인 A씨(37)는 한 달 전에 한 은행의 주택청약통장을 담보로 예·적금담보대출을 받았다. 기존에 있던 현금은 주식 투자에 대부분 들어간 상황이라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보고도 가입을 못 하고 있었는데, 지인을 통해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A씨는 연 3.54%로 대출받은 자금을 저축은행의 연 6.05% 정기예금에 예치했다.
고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크게 늘었지만, 현금을 가진 금융소비자들은 금리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연 1~2%에 불과했던 정기예금 금리가 연 4~5%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새로운 재테크 방법을 활용해 금리를 높여 이익을 챙기고 있는 ‘금리노마드족’들이 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4% 후반…이자 늘릴 다양한 재테크 선호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보다 높은 연 5~6%에 달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5.45%다. ▶IBK저축은행의 ‘참기특한 정기예금’은 연 6.00%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정기예금’은 최고 연 5.9%를 제공한다.
이런 이유로 고객들 사이에 다양한 방법으로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챙기는 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적금이나 주택청약통장을 해지하지 않고 예금담보대출을 통해 묶여 있는 자금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의 예부적금담보대출의 경우 수신 잔액의 95%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간은 최장 1년으로 일시상환 상품이다. 국민은행이 인정하는 고객 본인 명의의 예·적금 및 신탁 등을 담보할 수 있으면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5억원 이하의 경우 신용차에 따른 수신금리에 1.25%가 더해지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을 금리 연 3%대로 받고, 저축은행의 연 6%대 정기예금에 자금을 예치할 경우 손쉽게 이자 차익을 쉽게 낼 수 있는 것이다.
적금 ‘선납이연’도 고금리 시대에서만 가능한 금리 재테크다. 선납이연은 선납일수와 이연일수를 맞춰 적금 만기일과 이자가 변경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주로 저축은행에서 가능하다.
예를 들어 700만원 목돈이 있다면, 매월 60만원 가량씩 불입하는 게 아니라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6-1-5’ 방식에 따라 첫 달에 600만원, 일곱 번째 달에 100만원, 마지막 달에 500만원을 넣을 수 있다. 마지막 달에 부족한 자금은 한 달만 예·적금담보대출을 받고 적금 만기일을 지킬 수 있다. 이 경우 적금 잔액이 커져 기존의 이자보다 약 두 배를 더 챙길 수 있다.
‘1-11’을 이용하면 ‘정기예금 풍차돌리기’도 가능하다. 600만원의 여윳돈을 적금 첫 달에 50만원만 넣고 7번째 달에 550만원을 불입하면 되는데, 첫 달에 남은 500만원을 6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넣으면 된다.
“금리 떨어지기 전 장기금리 상품 노려야‘
다만 은행권에서는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 전에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끝내고 금리 유지나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정기예금 금리가 현재보다 더 높아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의 기준금리가 떨어질 경우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3%대로 낮아질 수 있다. 그만큼 연말이나 내년 초에 미리 연 5%에 달하면서 1년 이상의 만기 상품에 가입할 것을 조언한다.
금리가 더 오르지 못할 것을 염두에 둔 고객 중에는 정기예금보다 3~5년 장기간 자금을 묶어두고 높은 금리를 받는 채권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준으로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에서 발행하는 금융채 금리는 3년 만기로 3% 후반에서 5%대까지 다양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내년 상반기부터 떨어진다고 봤을 때 1년 만기보다 3년 만기 확정금리 상품이 유리해질 것”이라며 “고금리로 인한 예금 금리 혜택은 1년 이상 지속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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