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신약 노리는 K-제약사…연구개발 성과 가시화
대웅제약 혈당조절 보조제 ‘엔블로정’ 국내 36번째 신약 등극
한미약품·유한양행도 연구개발비↑…개발 속도
대웅제약의 혈당 조절 보조제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이 11월 30일 36번째 국내 개발 신약으로 지정됐다. 엔블로정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돕기 위해 투여하는 식사·운동 요법의 보조제다. 신장에서 포도당이 다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소변으로 배출되게 만들어 혈당을 낮춘다. 신장(신세뇨관)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혈류 내 재흡수를 차단한다.
엔블로정과 같은 SGLT2 억제제는 단일 요법과 병용 요법 모두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혈당 조절 효과를 보여줬다. 체중 감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로 개발에 뛰어들었고, 국내 기업 중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한 곳은 대웅제약이 유일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원외처방액을 기준으로 지난해 약 13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승인을 받은 치료제로는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등이 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정에 이어 엔블로정 신약 개발 성과
이번 승인을 통해 대웅제약은 지난해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을 34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데 이어 올해도 신약 개발 성과를 이어가게 됐다. 10여 년 전부터 도전해온 신약 개발의 꿈이 본격적으로 빛을 내고 있는 셈이다. 펙수클루정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대웅제약이 2008년부터 개발해온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의약품이다. 미국과 중국, 중동, 중남미 등 여러 국가의 기업들에 기술 수출됐고, 수출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넘겼다. 엔블로정은 대웅제약이 2017년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의약품이다.
대웅제약이 2년 연속 국산 신약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에 지속해서 투자해온 뚝심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웅제약은 대내외 환경 변화에도 수년 동안 연구개발비를 늘려왔다. 대웅제약이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2016년 1000억원을 넘겼고, 올해도 2000억원에 가까운 연구개발비를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사용한 비용은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1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 신약 개발에 앞섰다는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보다 규모가 크다.
한미약품 비소페포폐암 치료제 성과에 기대감 높아
올해 3분기까지 135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쓴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거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연례회의(ESMO Asia Congress)에서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며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렉라자는 여러 평가 지표에서 1차 치료제로 쓰이는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회사는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쓰일 수 있도록 허가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렉라자는 현재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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