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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극복 역부족” 규제지역 완화 한달, 집값 하락폭 더 커져

수도권 지역규제 완화 한달, 집값 하락세 ‘제자리걸음’
“시장 덮은 ‘고금리 공포’ 개선돼야 시장 정상화 가능”

 
 
# ‘조정대상지역에서도 해제됐는데, 세종은 72주 연속 하락세네요...대전보다 더 심한 것 같아요. 이번주는 1% 넘게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 같던데 언제쯤 반등할지 걱정입니다.’


꺾이지 않는 집값 하락세에 대전·세종·충남 부동산 투자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대전지역 부동산카페에 고충을 호소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정부가 전국의 규제지역을 경기 광명·과천 등 5곳만 빼고 모두 해제한 가운데, 고금리 부담으로 인해 규제지역 해제가 집값 연착륙에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지역에서 전폭 해제된 경기·세종 등 지역의 아파트값은 해제 이후 더 떨어졌다. 일부 지역의 경우 규제 해제 이전보다도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규제 해제가 이뤄진 지난달 14일 이후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5일까지 2.1%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 폭은 규제지역 해제 직전 3주간(10월24일∼11월14일)의 하락 폭인 -1.43%보다 더 큰 값이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린 의왕시가 규제지역 해제 직후 동일기간(11월14일 대비 12월5일) 아파트 매맷값이 3.46% 떨어진 것을 비롯해 고양덕양(-3.29%), 시흥(-2.31%), 부천(-3.31%), 안산(-2.56%) 등도 큰 매맷값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세종시의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5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하락률은 -12.94%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72주 연속 하락세다. 세종시는 최근 한 달간 ▶-0.62% ▶-0.65% ▶-0.77% ▶-1.02%를 기록하며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택시장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나선 대규모 규제 완화가 의도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기엔 기대효과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를 극복할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내 8%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자 부담이 더욱 확대됐다. 또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다른 규제가 저해 요소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일부 고소득자를 제외한 일반 서민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 주택거래 정상화를 논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시장을 좌우하는 고금리 공포가 개선되지 않으면 지역규제 해제가 충분한 기대효과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상 공포에 둘러싸여 있을 뿐 아니라 하락론까지 겹친 상황”이라며 “규제지역 완화·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종시의 하락폭이 눈에 띈 것은 기존의 상승폭이 워낙 높았기 때문”이라며 “결론적으로 집값 연착륙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려면 규제지역 해제에 따른 기대효과보다는 저해요소가 산재해 있는 시장 상황 개선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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