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한파로 역부족 우려” 공공주택 사전청약제 실효성 의문
사전청약 이달 말 실시
내년까지 1만가구 공급
이달 말부터 윤석열정부의 공공분양 ‘나눔형주택’ 사전청약이 실시되는 와중에, 얼어붙은 분양시장 상황으로 정책 실효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청약 대상 지역에 대한 선호는 있겠지만 수요 진작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전청약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발표한 반값 아파트 대선 공약의 일환이다. 정부는 ‘신형’ 공공분양 50만 가구를 비롯해 내년까지 1만여 가구를 사전청약제로 공급할 계획이다.
유형은 ▶시세 70% 이하로 분양받는 나눔형 주택 ▶저렴한 임대료로 일정기간 임대거주 후 분양여부를 선택하는 ‘선택형 주택’ ▶시세 80% 수준으로 분양하는 ‘일반형 주택’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달 말에는 먼저 나눔형 주택 ▶고덕강일3단지(500가구) ▶고양창릉(1322가구) ▶양정역세권 및 일반형 주택 남양주진접2 등 총 3125가구가 준비된다.
내년 상반기 나눔형주택에는 3기신도시인 ▶남양주왕숙(942가구) ▶마곡 10-1(260가구) 및 택시차고지(210가구)가 공급된다. 선택형에는 남양주진접2 500가구 및 구리갈매역세권 300가구가, 일반형에는 동작구 수방사 263가구 ▶성동구치소 320가구 ▶남양주왕숙 575가구 등 총 364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윤 정부표 사전청약제도는 발표 당시만 해도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수요 맞춤형 공급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한파로 민간분양 아파트의 미분양 우려가 높아져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서울의 민영 알짜 아파트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청약 가점이 20점대로 급락하는 등 청약시장 전반이 빈약한 상황에서 사전청약 성공가능성을 낮게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이미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부동산 시장에서 사전청약이 성공적으로 시장 수요를 이끌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유선종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이번 사전청약과 관련해 위치, 입주 시기 등 명확히 확정된 부분이 적은 와중에 당첨되면 몇 년 동안 권리 행사를 하지 못하는 등 제약까지 존재하다 보니까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시장이 옛날처럼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어서 수요자가 많았던 상황에서는 사전청약이 갖는 의미가 크지만, 요즘같이 공급자들이 훨씬 더 많고 수요자가 거의 사라져버린 상황에서는 실질적으로 이런 불확실성이 짙음에도 청년들이나 신혼부부가 활발히 응할까 하는 의문이 있다”며 “얼마 전 청약을 진행했던 둔촌주공 아파트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청약 시장이 더 얼어붙은 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국 청약경쟁률은 지난 2014년 이후 8년 만에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이달 큰 관심을 받았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선 4786가구 규모의 물량이 나왔지만 고분양가 인식과 84㎡형에서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 등의 영향으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7대 1에 그쳤다. 이로 인해 미분양 사태 공포가 더욱 확대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교수는 그러면서 “다만 3기 신도시는 1기나 2기 신도시와 비교했을 때 서울과의 접근성이 더 좋다 보니까 입지에 대한 선호는 있다”며 “그러한 유인이 요즘 같은 시장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교수(금융부동산학과)는 “예정 분양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시세의 기준점이 현재 주택 가격 혹은 어느 정도 조정받은 주택 가격일지, 최악의 경우 최고점에 비교될지 여부에 따라 분양 성적은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여러 제약을 고려했을 때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세 가지 유형 중 나눔형 주택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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