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25평 4억대도 등장…규제 완화에 매수 살아날까
고금리·집값 하락세에 전용 84㎡ 4억원대 거래도 이어져
규제완화·특례보금자리론 등장에도 시장 반응 아직 ‘미온적’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서는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약 25평)이 4억원대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연이은 규제완화 발표에 이어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를 앞두고, 해당지역이 다시 들썩일지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방학동 우성2차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1월 4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공릉동 광덕파크빌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4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구 번동 '주공1단지' 전용 49㎡는 지난 5일 4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이 4억원대 거래된 것은 2020년 6월 이후 2년 7개월여 만이다.
이처럼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아파트값이 잇따라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노도강 일대는 중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으로 최근 몇 년 새 2030세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급격히 오른 만큼 금리 인상기 서울 다른 지역보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노원구는 지난 3개월간 집값 하락폭이 5.47%로 서울 평균의 2배가 넘고 도봉구도 4.11%을 기록하며 그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그만큼 영끌족들의 타격도 컸을 것이란 얘기다.
시장에서는 노도강 등 서울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지 주목하는 모양새다. 최근 전국적으로 거래절벽과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고,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하는 등 시장 연착륙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21일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등 세금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푸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밝혔고, 지난 3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추진할 주택 분양·청약 관련 규제 완화안을 제시했다.
급매물 위주 거래…예전만큼 시장 반응은 ‘미미’
정부의 규제완화 신호 덕분인지 서울 아파트 값은 하락폭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67%) 대비 0.45% 내려가면서 하락폭이 둔화했다. 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은 각각 ▶1.17%에서 0.70% ▶1.12%에서 0.77% ▶0.86%에서 0.45%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더해 오늘 30일부터 신청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서도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관련 문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고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연 4%대 고정금리로 최장 50년 만기 대출이 가능하다. 현재 1억원 초과 대출자에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지만, 이 상품은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신규 구매를 비롯해 기존 대출에서 갈아타려는 상환 용도, 임차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한 보전 용도 등 총 3가지 목적 모두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책정돼 대출수요가 몰릴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부동산 규제완화 등으로 다시 투기 수요를 부추길까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시장의 수요자들이 여전히 금리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고 집값 상승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노도강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도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일어날 뿐 시장 반응은 미미하다는 반응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취득세가 완화되니 2주택자들의 문의가 늘긴 했다”면서도 “가격을 아주 낮춘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직은 그렇게 문의가 많이 늘어난 분위기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 연구소장은 “최근에 나온 여러 가지 규제 완화들이 노도강 지역의 많이 하락한 급매물 소진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고금리 부담에 집값상승 가능성도 제한적인 만큼 소위 영끌한 사람들이 다시 몰려 가격을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소장은 “최근 은행에서 대출금리를 좀 내려서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들은 4% 후반대도 대출이 나온다”며 “특례보금자리론도 많이 내릴 경우 투기 촉발 우려가 있으니, 정부가 어느 정도 정책금리 수준을 맞춘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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