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잡으려다 ‘오답 망신살’ 바드…구글 “큰 책임감 느껴”
라크하반 검색 책임자 “AI, 때때로 잘못된 환상으로 인도”
바드, 8일 시연 때 오답 제시…구글 내부서 비판 쏟아져

프라프하카르 라크하반 수석부사장은 10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벨탐 존타크에 실린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전개될 AI 탑재 검색 엔진 경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대중을 오도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라크하반 수석부사장의 발언은 바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구글은 지난 6일 AI를 탑재한 새 검색 엔진 바드의 출시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이틀 뒤인 8일 프랑스 파리에서 그 기능을 시연했다.
시연회에서 바드는 “9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JWST)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태양계 밖의 행성을 처음 찍는 데 사용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는 오답이었다.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촬영한 것은 JWST가 아닌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였다.
이후 구글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인 ‘밈젠’(Memegen)에는 바드 발표를 둘러싸고 “급했다” “망쳤다” 등의 질타가 이어졌다. 일부 직원들은 이날 시연이 있는지도 알지 못했고, 한 발표자는 시연에 필요한 소품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비판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이어졌다. 한 직원은 회사의 대량 해고까지 언급하며 “친애하는 순다르에게, 바드 출시와 해고는 성급했고, 근시안적이었다”며 “제발 장기적인 전망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이에 구글 주가는 이틀간 10% 이상 빠지면서 시가총액도 150조원 가까이 증발하기도 했다.
라크하반 수석부사장은 챗봇이 제공하는 정보의 함정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런 AI는 때때로 환상(hallucination)으로 인도할 수 있다”며 “AI는 그럴듯하지만, 실제는 완전히 꾸며낸 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본적인 과제 중 하나는 이것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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