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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한화...‘보험사 오피스 자산’으로 리츠 시장 볕들까 [공모꾼]

대기업 스폰서형 오피스 리츠…안정성 장점
약 5개월 만에 한화리츠·삼성FN리츠 상장 시동
임대료에 물가상승분 반영 쉽고 공실률 적어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가 IPO 도전장을 냈다. [연합뉴스]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월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가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두 리츠 모두 오피스 자산을 편입한 대기업 스폰서 리츠다. 금융 계열사가 임차한 만큼 공실률 걱정이 없어 안정적이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진으로 주줌했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 볕이 들지 주목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리츠(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와 다음달 삼성그룹의 공모상장 리츠인 삼성FN리츠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국내 리츠 상장은 지난해 10월 ‘KB스타리츠’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고금리 시대에도 이들이 리츠 상장에 나선 건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대응 차원에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데, 리츠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고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리츠는 총 공모 주식 수는 2320만주, 공모가는 5000원이다. 오는 6~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13~14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리츠는 이번 공모에서 1160억원을 조달한다. 공모자금 중 1110억원은 브릿지론 상환에, 나머지 50억원은 공모 제반 비용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삼성FN리츠는 삼성생명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영속형 리츠다. 총 공모주식 수는 2378만주, 공모가는 5000원이다. 이번 공모로 1189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음 달 20~21일 기관 수요예측과 같은 달 27~28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이다.

삼성FN리츠는 이번 공모로 유입된 자금 1189억원으로 지난해 11월 차입한 브릿지 대출 1050억원을 상환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두 리츠의 공통점은 스폰서형 오피스 리츠라는 점이다. 대기업이 참여한 스폰서형 리츠는 건물에 대한 안전성과 자본 조달이 일반 리츠보다 용이하다. 

오피스 리츠는 금리 인상기에도 물가 상승분을 적용해 임대료를 인상하기 쉽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한 초우량 자산인 셈이다. 특히 서울 주요 오피스는 공실률이 적고 임대료 상승으로 지속적인 자산 증대가 기대된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보험을 스폰서로 뒀다.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서울·경기권 한화생명보험 사옥 4곳 등 한화금융 계열사 오피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주요 도심권역인 여의도에 위치해 전체 임차 면적 68.2%를 한화그룹 계열사가 사용한다. 모두 5~7년간 해지가 불가능한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리츠 상장 후 안정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삼성FN리츠도 삼성금융네트웍스의 4개사(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RA자산운용, 삼성증권)가 참여한 영속형 리츠다. 핵심 업무 지구인 강남권에 위치한 우량 오피스 자산 ‘대치타워’와 ‘에스원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 취득을 위해 7584억원 자금을 집행했다. 

특히 대치타워는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연면적 4만5191.76㎡(1만3671평) 규모의 오피스 자산이다. 삼성생명보험이 주요 임차인으로 약 65%를 사용하고 있으며 프레시지, 상상인증권,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등 주요 금융사가 총 면적의 91.57를 사용하고 있다. 공실률은 0.93%다. 에스원 빌딩도 삼성그룹계열사 에스원이 준공 이후 21년 간 100%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주요 금융 기관의 자금 투자도 활발하다.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보험사의 투자 비중이 높아 안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화리츠 IPO가 완료되면 한화생명보험이 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fn리츠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금액인 380억원을 출자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이 200억원대, 코리안리재보험과 두나무가 각각 100억원대 자금을 투자했다. 

한화리츠 배당률 6.85%…삼성FN리츠보다 높아 

삼성FN리츠의 우량 오피스 자산 ‘대치타워' 전경. [사진 삼성FN리츠]
리츠의 투자 매력도를 나타내는 배당률은 한화리츠가 삼성FN리츠보다 높다. 한화리츠의 연평균 목표 배당률은 6.85%다. 4월과 10월 연 2회 반기 배당을 실시해 3월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도 4월에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삼성FN리츠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배당률은 5.6% 정도다. 오는 4월 상장하게 되면 7월 주주총회를 통해 8월 중 첫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삼성FN리츠는 한화에 비해 배당수익률이 낮지만 1, 4, 7, 10월 결산으로 연 4회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다만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다. 고금리에 차입금 부담이 커지면서 리츠 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난해 상장한 리츠 대다수는 공모가를 밑도는 상태다. 이에 대기업 스폰서와 오피스 자산을 무기로 한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로 리츠 시장이 돌아올지 관건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시장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3포인트 하락한 862.23에 마감했다. 이는 일 년 전(1142.79)보다 24% 이상 빠진 수치다. 

정부도 리츠 시장 회복을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리츠의 자금조달을 위한 기업어음(CP) 발행을 허용하고 부동산법인 인정 출자지분율을 최소 50%에서 20% 이상으로 낮추는 등 리츠 활성화를 위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보유한 부동산들은 공실률 걱정이 없는 우량 오피스가 많아 이들 상장으로 국내 리츠시장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형 금융사들은 보유한 부동산 유동화와 자금 마련이 중요해 리츠를 통해 우량 상품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장 리츠 12개월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6.8%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3월 한화리츠에 이어 삼성FN리츠 상장도 이어지면서 상장리츠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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