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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투자 실패로 끝나나 [이코노 리포트]

앱티브와 합작설립한 모셔널, 3년 간 적자 1.5조 육박
자율주행 사업 수익성 확보 난항에 현대차에도 부담 지속 
포드·폭스바겐 함께 투자한 아르고 AI도 사업철수 결정


현대자동차 양재사옥. [사진 현대자동차]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현대자동차가 투자한 미국 자율주행 업체 모셔널(Motional)에서 지난 3년 간 발생한 손실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이라는 신사업 특성상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손실규모 자체가 워낙 커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모셔널의 적자폭이 매년 확대됨에 따라 현대차에 미치는 지분법손실도 덩달아 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미국 전장기업 앱티브(Aptiv)가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지난 3년 간(2020~2022년) 영업손실은 총 1조4995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2020년 2315억원 ▲2021년 5162억원 ▲2022년 7518억원 등 매년 증가 추세다. 

모셔널의 적자폭이 커지는 것은 사업모델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은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현대차의 모셔널 투자가 미래 기술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얘기기도 하다. 모셔널은 지난 2020년 설립된 이후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모델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차량(로보 택시)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로보택시는 아이오닉 5 지붕에 원통형 라이다(레이저 레이더)와 차 곳곳에 설치된 30개의 센서를 설치해 차 주변 360도 환경을 인식하고, 최장 300m 전방의 도로 상황을 감지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당장 포드와 폭스바겐이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8757억원)를 투자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 AI(Argo AI)만 보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사업을 철수한 상태다. 당시 포드에서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미래에 대해선 긍정했으나 완전자율주행 사업의 수익성에 대해선 오랜 고민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미 모셔널의 손실은 현대차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셔널의 적자에 따른 현대차의 지분법손실은 ▲2020년 991억원 ▲2021년 1229억원 ▲2022년 1891억원 등 총 4111억원에 달한다. 

지분법손실은 투자회사가 피투자회사의 당기순손실 발생분에 대해 투자회사의 지분율 만큼 손실로 인식하는 금액을 말한다. 투자회사가 직접 또는 지배·종속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피투자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반영된다. 모셔널의 지분 구조는 ▲현대차 26% ▲기아 14% ▲현대모비스 10% ▲앱티브 50% 등이다.

미국 투자법인 관리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출자해 설립한 미국 신사업 투자 법인 ‘HMG 글로벌’이 모셔널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HMG글로벌이 미국의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모셔널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대차그릅의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HMG글로벌이 실질적으로 관리하게 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HMG글로벌 출범과 함께 보유하고 있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을 현물로 출자했기 때문이다. 출자한 지분은 7467억원 규모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전체 지분의 50%에 해당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을 위해서가 아닌 미래먹거리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모셔널의 경우 손실폭이 매년 커지고 있고 규모 역시 상당한 만큼 현대차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간 내에 모셔널의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셔널은 지난해 말 수십여명의 직원들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보한 바 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한 인원감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셔널은 보스턴과 라스베가스, 피츠버그 등 미국 현지를 비롯해 한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지사에서 15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최근 모셔널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전 현대차 IR팀장(상무)인 이철곤 CFO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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