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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 유니버스’ 꿈꾸는 구영배…티몬 이어 ‘위메프’도 노리는 까닭

위메프 매각설 솔솔...“다양한 투자처와 논의”
큐텐 인수 시 국내 이커머스 업계 4위 등극
해외 직구·큐익스프레스 상장 위한 행보

위메프 본사 전경. [사진 위메프]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1세대 소셜커머스 플랫폼 위메프가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 성장 둔화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큐텐이 위메프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 티몬을 품은 큐텐이 인터파크 커머스에 이어 위메프 인수까지 노리며 이커머스 연합군을 형성한 뒤 시장을 재편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위메프는 신규 투자유치를 위해 다양한 투자처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큐텐과 위메프는 지분 인수를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메프의 최대주주는 지분 86.2%를 보유한 유한회사 원더홀딩스다. 원더홀딩스는 허민 대표가 지난 2009년 설립한 회사다. 게임 개발사인 ‘원더피플’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위메프의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새로운 먹거리가 없는데다 수년 간 적자까지 이어지면서다. 실제 위메프의 2021년 기준 매출은 2448억원이었으나, 2019년(4653억원)과 2020년(3853억원)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758억원(2019년)에서 339억원(2021년)으로 줄었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9년 이후부터 신규 투자가 끊겼다는 점도 이번 매각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요소다. 2019년 위메프의 지주사인 원더홀딩스에 넥슨코리아가 3500억원을 투자한 금액 중 2500억원이 신규 투자와 부채 상환 등의 이유로 위메프의 투자금액으로 사용된 상태다. 

위메프 측은 “현재 여러 투자처와 논의중에 있는 건 맞다”라며 “아직까지 결정된 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큐텐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3~4%대로 영향력이 미미한 플랫폼을 인수해 이커머스 연합군을 형성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했다. 큐텐은 지난해 9월 2000억원을 들여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발을 들였다. 티몬을 인수 방식 역시 사모펀드가 보유한 티몬 지분 100%와 큐텐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큐텐은 인터파크의 커머스 부문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12월 커머스 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큐텐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에 이어 위메프까지 품게되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1번가를 뛰어 넘어 업계 4위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네이버가 1위로 17%, SSG닷컴과 지마켓이 15%, 쿠팡(13%), 11번가(6%), 롯데온(5%), 위메프(4%), 티몬(3%) 등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에 이어 위메프까지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직구’ 부문을 키우기 위해서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에서 직구로 사업을 키워왔던 큐텐이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통합을 통해 국내에서도 글로벌 직구로 이커머스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에서 3곳의 이커머스들을 품에 안게 되면 해외 셀러들이 큐텐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반대로 티몬, 인터파크,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들의 해외 진출 또한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손쉽게 이뤄질 수 있어 양측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자리 잡은 큐텐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국가와 한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동북아, 유럽과 미주, 아랍권을 포함 현재 11개 언어로 24개국에서 자리잡고 있다. 이들 국가의 인구 수를 합치면 지난해 기준 약 45억 5000만명으로 한국계 커머스 플랫폼으로는 최대 규모다.

최근 큐텐은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를 기점으로 글로벌 크로스보더 커머스의 채비를 본격화했다. 한때 G마켓, 11번가 등의 플랫폼과 손을 잡기도 했지만 이제는 자체 소유 플랫폼을 활용한 국내 사업 연계가 가능해진 것이다.

큐텐의 티몬 인수 이후 가장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변화 역시 해외 직구 부문이다. 큐텐과의 연계로 눈에 띄는 점은 티몬에서의 해외 직구 기획전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명품을 제외한 티몬의 해외 직구 판매액은 매월 30%이상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구매건수(90%)와 구매고객 수(88%)에서 모두 약 2배로 성장했다. 상품 품목별로는 1년새 가전·디지털이 35%, 뷰티 118%, 식품 98%, 유아동 상품 483%의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큐텐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다시 한번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이커머스를 공격적으로 인수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큐익스프레스는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나스닥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큐텐이 플랫폼을 사들이는 것은 큐익스프레스의 직구 역량을 더 높이기 위함”이라며 “나아가 시장 점유율과 매출과 거래액 규모를 늘릴 수 있어 나스닥 상장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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