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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다 마신 공병이 무려 9만원”…위스키 인기에 ‘빈병 몸값’도 넘사벽

‘아재 술’에서 ‘힙한 술’로 이미지 변신한 위스키
2030세대 인기 얻으며 다 마신 공병도 재판매
인테리어 소품이나 무드등 재료로 활용돼

판매가 완료된 잭다니엘 애플 공병(왼쪽)과 로얄 살루트 제품, 위스키병으로 조명을 만든 모습. [사진 화면캡처]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위스키 공병 팔아요. 코르크 마개와 박스 포함해 드립니다. 상태 아주 좋아요. 뽁뽁이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드려요.”

최근 위스키를 즐겨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덩달아 위스키 공병까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면허를 받지 않고 주류를 개인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위스키 상품 자체를 중고거래할 수 없지만, 내용물을 뺀 공병은 주류가 아닌 일반 빈 유리병으로 여겨지며 개인 간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중고거래 홈페이지에서 검색어 ‘위스키 공병’을 치면 수백 가지에 달하는 판매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매되는 위스키 공병 종류와 가격은 다양하다. 산토리 위스키 공병은 3000~5000원으로 판매되고 시바스리갈 18년 위스키 공병과 조니워커 블루라벨 공병은 8000원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 잭다니엘 애플 공병과 멕켈란 12년, 발베니 14년 공병은 1만~1만2000원으로 판매된다. 

9만909원에 판매된 로얄 살루트 공병. [사진 번개장터 화면캡처]
특히 위스키 공병 가격 역시 일반 새 제품처럼 숙성연도가 높거나 디자인이 독특하면 더 비싸진다. 실제 발베니 19년 공병은 5~6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 박연진이 둔기로 사용한 로얄 살루트 공병은 도자기 재질에 독특한 디자인으로 숙성연도에 따라 3만~9만원 수준에 팔린다.     

거래된 위스키 공병은 인테리어 소품과 조명 등으로 재활용된다. 위스키는 소주와 맥주보다 비교적 가격이 비싼 제품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각 제품마다 디자인이 모두 달라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다. 

또 양주병 안에 전구를 넣어 실내를 은은하게 밝히는 무드등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조명으로 만들어지는 양주병은 전구 빛이 그대로 빛나는 투명 위스키 공병, 산토리 위스키가 많이 사용된다. 위스키 병을 조명으로 꾸미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빈 위스키 병을 아예 전등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까지 생겼다. 

중고거래 홈페이지에 위스키공병을 검색하면 나오는 판매 상품들. [사진 번개장터 화면캡처]
업계는 이처럼 공병까지 재판매되는 현상은 위스키에 대한 이미지가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과거 위스키 하면 ‘아재 술’ ‘접대용 술’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면, 이제는 다르다. 최근 위스키를 즐기는 2030세대가 많아지면서 ‘핫한 술’ ‘귀한 술’ ‘힙한 술’로 여겨진다. 힙한 술병을 비록 공병이지만, 인테리어 소품, 조명 등으로 소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 2030세대 중심으로 위스키 수요가 커지면서 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량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보다 78.2%가 늘어난 8443톤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기준 최고치다. 

이 같은 흐름에 위스키 브랜드는 기존 중후한 이미지를 벗고, 2030세대를 겨냥한 새 브랜드 모델을 앞다퉈 발탁하기도 했다. 시바스 리갈은 올해 초 새 브랜드 앰배서더로 블랙핑크의 리사를 선정했고, 발렌타인은 4년간 브랜드 모델로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을 유지해오다 지난해부터는 배우 주지훈과 가수 민호로 변경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소비자가 늘자 위스키 브랜드들 사이에서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델 연령 낮추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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