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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백은 멋부리는 아재 패션?”...MZ는 볼캡·버킷햇 쓴다 [민지의 쇼핑백]

모자 유행도 돌고 돌아...스냅백보다 볼캡
1990년대 힙합 뮤지션 패션템 ‘벙거지 모자’ 귀환

볼캡을 쓴 배우 겸 가수인 수지와 버킷햇 패션을 선보인 블랙핑크 리사. [사진 각 SNS 화면캡처]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햇빛 강하지도 않은데 무슨 모자니? 머리 안감았니?” “머리 감고 멋으로 쓰는 거죠. 요즘 스타일의 완성은 이 모자예요.”

올 봄·여름에도 햇빛을 가리면서 스타일까지 챙길 수 있는 패션템, 모자가 인기다. 특히 여러 모자 중에서도 인기 디자인은 ‘볼캡’과 ‘버킷햇’ 형태가 꼽힌다. 반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인기를 끌었던 ‘스냅백’은 이제 한물간 모자로 여겨진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명 ‘멋부리는 아재 패션템’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자에도 유행 트렌드가 있는 것. 그렇다면 요즘 MZ세대가 선호한다는 볼캡과 버킷햇은 무엇이 다를까. 

2015년 가수 데프콘과 배우 문근영이 스냅백을 쓰고 촬영한 모습. [사진 SNS 화면캡처]

볼캡, 버킷햇과 스냅백의 가장 큰 차이는 ‘자연스러운 디자인’ 형태다. 스냅백은 뒤에 똑딱이가 있는 모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대부분 모자챙이 일자로 평평하고, 전체적으로 단단한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반면 볼캡과 버킷햇은 이보다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돼 빳빳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볼캡은 일자 모자챙이 아닌 둥글게 휜 모자챙을 지니고, 버킷햇은 양동이(bucket)를 뒤집어쓴 모양을 내 모자 아래 얼굴을 살짝 가리는 것이 특징이다.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일명 ‘꾸안꾸’ 패션을 추구하는 요즘 MZ세대에겐 팽팽한 일자 모자챙이 얼굴 위로 솟아 다소 과해 보이는 스냅백보다 무심하게 푹 눌러쓴 듯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볼캡과 버킷햇이 더 멋스럽게 여겨지는 것이다. 특히 버킷햇 유행은 과거 1990년 패션을 추구하는 레트로 패션 흐름과도 이어졌다. 과거 ‘벙거지 모자’로 불린 버킷햇은 1990년대 힙합 뮤지션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볼캡을 쓴 뉴진스의 해린과 털 소재의 버킷햇을 착용한 아이브의 장원영. [사진 각 SNS 화면 캡처]
볼캡과 버킷햇 패션은 아이돌 가수와 유명 연예인 패션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배우이자 가수인 수지는 하얀 재킷을 입고 같은 색상의 볼캡을 써 편안하면서도 청순한 이미지를 나타냈고, 블랙핑크 멤버인 리사는 하얀 버킷햇을 푹 눌러쓴 사진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뉴진스 멤버 해린은 검정 볼캡을, 아이브의 장원영은 털 소재로 제작된 하얀 버킷햇 패션을 선보였다. 

볼캡과 버킷햇은 값비싼 명품 브랜드에서도 찾을 수 있다. 디올‧펜디‧프라다‧버버리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부터, 빈폴레이디스‧구호 등 국내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볼캡과 버킷햇을 지난 2020년부터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프라다와 버버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버킷햇. 가격은 각각 150만원, 74만원이다. [사진 프라다, 버버리]
프라다에서 판매하는 라피아 모자. 가격은 155만원. [사진 프라다]
올해 신상품으로는 라피아 소재를 활용한 볼캡과 버킷햇이 선보여지고 있다. 실제 프라다는 체크 디자인 컬러의 라피아 버킷햇과 볼캡 형태의 라피아 모자를 각각 150만원, 155만원에 판매하고 있고, 버버리는 전체적으로 갈색상에 가운데 버버리 로고를 다른 색상으로 디자인한 라피아 버킷햇을 74만원에 판매한다. 

한편 패션업계는 볼캡과 버킷햇을 구입할 때 모자챙의 길이를 주의 깊게 살피라고 조언한다. 챙의 길이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귀여운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는 짧은 챙을,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내면서도 상대적으로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를 보고 싶다면 넓은 챙 제품을 고르면 된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볼캡과 버킷햇은 가벼운 옷차림도 멋스럽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인기”라며 “하지만 챙이 얼굴에 비해 너무 큰 버킷햇은 챙 부분이 얼굴 위로 축 늘어져 어색하고 답답해 보일 수 있으니 피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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