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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던 에코프로 그룹주 또 다시 질주 시작하나

최근 조정양상보이던 에코프로 그룹주 다시 반등
그룹사 첫 코스피 상장에 나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대감 등 반영
계열사 내부거래 의존, 성장가치 이미 모회사 반영 돼 추가 상승 미지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 에코프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최근 증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과열논란 등으로 조정양상을 보이던 에코프로 그룹 주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계열사 최초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코스피 입성에 나섰고, 에코프로가 국내 양극재 기업 최초로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구축하는 등 호재도 잇따르고 있어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는 지난달 27일 전 거래일 대비 18.36% 오른 7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8일에는 장중 79만1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11일 82만원 고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 60만원 안팎에서 횡보를 이어왔다. 이후 12거래일 만에 70만원대 주가로 회복한 것이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247540)도 27일 11.13% 오른 26만9500원에 장을 마쳤고 28일엔 소폭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28만원 대를 터치했다. 

에코프로그룹의 주가 급등은 그룹사 첫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예비심사 청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7일 오후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하는 회사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6652억원, 영업이익은 140% 증가한 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몸값을 최대 3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제조하는 하이니켈 전구체 대부분이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에 제조원료로 납품하는 내부 매출이고 외부 고객사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매출 대부분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내부 매출이어서, 에코프로비엠의 영업활동이 줄어들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납품처도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만약 내부 매출 비중을 줄이지 않고 상장하면 에코프로비엠 또는 에코프로의 주가(기업가치)는 하향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이은 계열사 상장이 지주사 에코프로의 기업 가치를 올릴지에 대해서도 시선이 엇갈린다. 에코프로는 자회사의 경쟁력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돼 모회사인 에코프로의 가치가 올라간 사례로 꼽힌다. 에코프로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837억원이다. 이 중 주력 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이 1조9000억원으로 전사 매출의 92.7%를 차지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실적 개선이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에 작용했다. 

계열사 내부 거래 크고 성장가치 이미 반영 多

사업 자회사보다 지주사를 더 평가해주는 이유를 비상장 자회사의 사업가치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부담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장 연구원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제품 모두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제조 원료로 들어가 계열사 내부 매출이 주력인 비상장사인데, 이들을 자산가치나 수익가치에 근거해 시장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 6652억원을 기록했는데 그 중 약 93%가 에코프로비엠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후 모회사와 관계사의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대부분의 거래가 계열사 내부에서 발생한데다, 성장 가치가 에코프로 주가에 이미 반영돼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회사가 상장하면 일반적으로 모 회사의 시가총액도 올라가는 경향은 있다”며 “그러나 에코프로의 경우 이미 많이 올라가 있었던 회사다 보니, 자회사가 상장됨으로써 오히려 정확한 가치가 나올 것 같아서 주가가 더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코프로 그룹 주주들을 비롯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한 듯 보인다. 최근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전환사채(CB)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6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포기하기로 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보유한 주식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해소돼서다. 또한 해외 공장 구축 및 정부지원 사업 참여 등 사업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계속 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LFP(리튬인산철) 전지 개발 사업’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LFP 전지 개발 사업은 에코프로비엠을 중심으로 에코프로에이치엔, 삼성SDI,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씨아이에스, 쉐메카 참여로 진행된다. 기업 외에도 기관과 대학교수들도 연구에 참여한다.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한 양극 개발 파트는 고성능 LFP 양극재 양산 기술을,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전해액 첨가제 기술을 개발한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LFP 양극재를 오는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기존 주력 제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NCM(니켈·코발트·망간)에 더해 제품 다변화에 나선다. LFP 양극재는 삼원계에 비해 무게가 무겁고 용량도 낮지만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에 따라 최근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양극재 기업과 배터리 업계는 LFP 양극재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에코프로는 국내 양극재 기업으로는 최초로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구축에 나섰다. 에코프로에 따르면 최근 헝가리 데브레첸 현지에서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에코프로 헝가리 공장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에이피 등 에코프로 내 양극재 분야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가족사들이 함께 참여해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44만282㎡ 규모의 헝가리 공장은 사업비 약 3827억원을 투입해 내년 준공, 2025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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