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타이어, 獨 모터스포츠팀과 분쟁 국제중재법원서 담판
모터스포츠 대회 스폰서 계약 이행 두고 갈등
소가만 170억 규모…韓·美 법원서 공방
한국타이어 “구체적 내용 밝히기 어려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스폰서십 계약해지 문제로 갈등을 겪고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이하 한국타이어)와 독일 자동차 경주팀 하이코 모터스포츠(Heico Motorsports, 이하 하이코)가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서 담판을 짓는다. 한국과 미국 법정을 오가며 공방을 펼친 양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국제중재법원에 공을 넘겼다는 분석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상반기 중 하이코를 상대로 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총 1158만 유로(한화 약 17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이코에 모터스포츠 대회 스폰서십 계약해지 무효 확인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다.
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은 국제상업 분쟁을 중재하는 국제 기구 중 하나로 민간인들로 구성된 중재 패널을 통해 국제적으로 효력을 갖는 중재절차를 제공한다. 1923년 설립된 이후 현재 120개국이 가입돼 있다. 국제중재법원의 판정은 국제법과 마찬가지로 구속력을 갖는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2년 제품 품질과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하이코모터스포츠와 유럽에서 열리는 자동차 내구레이스 4경기에 출전하는 내용의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경주팀이 자사 명칭과 로고를 붙이고 출전하면 그 대가로 경주에 필요한 타이어와 기술을 지원하고 47만 유로(약 6억8948만원)를 하이코에 지급하는 것이 주된 계약 내용이다. 하지만 하이코는 한국타이어로부터 제공 받은 레인타이어가 최적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고 양사의 법적공방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지난 2019년 하이코의 손을 들어준 미국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코는 지난 2018년 미국에서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계약 위반 및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타이어가 스폰서십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해 팀의 명성과 브랜드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는 게 하이코 측 주장이다. 이에 플로리다 남부 지방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2019년 11월 한국타이어가 15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된다며 하이코 측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한국 법원에서 비슷한 내용의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받아 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란 추측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법 민사 46부는 한국타이어가 경주에 무단으로 출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후원금 11만7500유로(한화 1억6600만원)를 반환하라며 하이코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계약 갱신일까지 양측의 갱신의사가 없었으므로 계약은 자동 해지됐다”며 “계약이 해지된 경우 하이코는 적어도 계약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은 부분을 환급할 의무가 있다. 미이행부분에 관한 후원금 11만7500만 유로를 한국타이어에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타이어 측은 “공시된 내용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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