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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에…철강업계 ‘휘청’

“원가 상승에 경쟁력 약화” 우려 

경북 포항 한 철강회사 제품 창고에 쌓여 있는 열연 코일.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정부가 2분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을 결정하면서, 올해 실적 개선에 돌입한 철강업계의 시름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전기로 비중이 높은 일부 철강사의 경우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원가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장 철강 제품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 원가 부담을 반영한 제품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조선사와의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 역시 매듭을 짓고 있지 못해, 후판 가격 협상에 따라 원가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기로 비중 높은 철강사, 요금 인상 ‘암초’

15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9조3819억원, 영업이익 704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9%, 69.6% 줄었으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에서 1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 1월 포항제철소 완전 정상화에 따라 철강 부문에서 국내외 이익이 흑자 전환했고, 친환경 미래 소재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4%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낸 현대제철 역시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6조3891억원, 영업이익 333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6.8% 증가했으며,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였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5.2%, 3.4%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측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조업 정상화로 전 분기 대비 생산량과 제품 판매량이 증가했다”며 “파업과 태풍 피해 복구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해소돼 실적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철강업계에선 “올해 상반기에 예상만큼 철강 제품 수요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2분기부터 철강 제품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이런 와중에 ‘전기요금 인상’이란 암초를 만난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원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경제가 어렵고 수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향후 추가적인 요금 인상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포스코 측은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포스코는 제철소 내 부생가스 및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설비가 있어 80% 이상 전기를 자체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며 “수전 비율이 높지 않아 전기요금 인상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후판 협상에 쏠린 눈 

국내 철강사와 조선사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한 점도 변수다. 철강사와 조선사는 상반기와 하반기 등 두 차례에 걸쳐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데, 협상 결과에 따라 원가 구조가 달라진다. 지난해 하반기 협상에서 가격 인하에 합의한 철강사들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선사들은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우려하며 가격 인하를 주장하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이 또 인하될 경우, 국내 철강사들은 전기요금 인상 등과 함께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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