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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2조원 달성했지만 영업이익 ‘주춤’…해법은 게임

[기로에 선 NHN]①
2022년 매출 2조1156억원, 영업이익 407억원에 그쳐
‘웹보드게임 국내 1위 수성’, ‘글로벌 시장 공략’ 목표

종합 IT회사로의 변신에 성공한 NHN이 사상 첫 연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높은 매출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제는 수익성도 챙겨야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3편에 걸쳐 NHN의 현 상황과 향후 전략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정우진 NHN 대표 [사진 NHN]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NHN의 전신은 NHN엔터테인먼트다. 지난 2000년 한게임과 네이버컴이 합병하면서 설립됐고, 지난 2013년 8월 검색 사업 위주의 네이버와 게임 사업 위주의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했다. 이후 NHN엔터는 2019년 4월 NHN으로 다시 사명을 변경,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NHN은 본래 게임포털인 한게임으로 유명하다. 한게임은 국내 최초 온라인 게임포털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지난 1999년 설립했다. 당시 한게임은 포커, 고스톱 등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며, 설립 1년 6개월 만에 회원 1000만명을 모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지난 2000년 네이버컴과 합병한 이후에는 회원수 2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게임이 직접 개발 또는 퍼블리싱한 게임들은 대부분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2005년 개발비 100억원을 투입한 대작 RPG ‘아크로드’를 비롯해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 ‘워해머 온라인’, ‘반지의 제왕 온라인’, ‘던전스트라이커’, ‘에오스’ 등 2013년까지 다양한 게임들을 퍼블리싱했지만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사업다각화는 성공했지만…

아울러 주력 캐시카우였던 웹보드 게임마저 정부의 규제를 받게 되자, NHN은 본격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게 된다. NHN은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 웹툰 서비스 ‘코미코’ 출시를 비롯해 음원 전문 업체 ‘벅스’를 인수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힘썼다. 

결과적으로 매출만 놓고 봤을 때, NHN의 사업다각화는 성공한 모습이다. 비게임 매출이 증가하며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에는 사상 첫 연매출 2조원 달성에도 성공했다.

NHN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  2조11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4% 줄어든 407억원 기록에 그쳤다. NHN이 500억원을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할 경우 2021년 5%에서 2022년 1.9%로 하락했다.

영업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더 악화한 측면도 있다. NHN의 2022년 영업비용은 2조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한게임’ 리브랜딩 마케팅비 지출로 광고선전비가 1년 새 45% 증가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NHN은 2022년 초 한게임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배우 이병헌·정우성·조승우를 모델로 세우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런 상황속에서 정우진 NHN 대표의 올해 과제는 NHN의 수익성 제고가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1975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0년 서치솔루션에 입사했다. 이후 2001년 NHN이 서치솔루션을 인수합병하면서 NHN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법인 사업개발그룹장과 플레이넷사업부장, 캐주얼게임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14년 NHN(당시 NHN엔터테인먼트) 대표 자리에 올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아울러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성공, 오는 2026년 3월까지 NHN을 이끌 예정이다.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NHN이 올해 집중할 분야는 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며 이를 위해 그룹의 모태인 게임사업을 중심축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NHN은 2022년 2월 게임 자회사 NHN빅풋이 NHN픽셀큐브·NHN RPG 등을 흡수하고, 2022년 10월에는 이를 다시 NHN 본사가 흡수하는 형태로 게임 사업부 전체를 본사에 통합했다. 이는 본사에 게임사업 역량을 결집, 그룹 모태인 게임사업에 집중하겠다는 NHN의 의지를 보여준 조직개편이었다.

게임 사업부의 구체적 목표로 정 대표는 ‘웹보드게임 국내 1위 수성’과 ‘다양한 장르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NHN은 미드코어 슈팅 게임 ‘다키스트데이즈’, 캐주얼 퍼즐 게임 신작 2종 등 총 7종의 신작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키스트데이즈 이미지 [사진 NHN]

게임에 힘을 준 NHN은 실제로 2023년 1분기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NHN은 1분기 매출 5483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1% 늘어났다. 

미드코어 장르 신작 ‘다키스트데이즈’ 선보일 예정

실적의 중심은 게임사업이다. 게임 부문 매출은 설 연휴 성수기 및 모바일 웹보드 게임의 분기 최대 매출 경신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전분기 대비 7.5% 증가한 117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웹보드 게임(PC+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26.6% 증가했고 모바일 웹보드 게임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4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작으로 선보일 ‘다키스트데이즈’는 3분기 중 사전 예약을 시작하고 연내 글로벌 이용자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NHN의 주력 분야인 웹보드 게임 장르 이외의 분야에서 NHN이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들 대비 NHN이 보유한 게임 IP는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NHN은 그동안 집중해 왔던 웹보드게임과 캐주얼 모바일게임에 이어 올해부터 미드코어 장르에도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미드코어란 단조로운 캐주얼 게임과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하드코어 게임의 중간단계에 있는 게임을 말한다. 

NHN의 미드코어 장르 게임인 다키스트데이즈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배경인 루트슈터 신작이다. PC와 모바일 이용자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며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하고 있다.

다만 루트슈터 게임은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장르다. 그나마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부 게임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다키스트데이즈가 해당 게임들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넥슨, 라인게임즈 등 다른 국내 게임사들도 루트슈터 신작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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