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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뷔페 잔혹사...추억 속 무스쿠스·씨푸드오션·피셔스마켓 [망했어요]

‘씨푸드 뷔페’ 원조 무스쿠스, 10여년 뒤 2021년 폐업
CJ푸드빌, 2006년 씨푸드 오션·피셔스마켓 오픈
5여년 뒤 영업 종료...'100m 이내 출점' 규제 탓
日 방사능 영향 수산물 수요 ↓...가성비 문화 영향도

국내에서 ‘씨푸드 뷔페’ 시대를 연 건 바로 ‘무스쿠스’다. 무스쿠스는 2004년 12월, 서울 역삼역 부근에 1호점 매장을 열었다. [사진 무스쿠스, SNS 캡처]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산지에서 직접 배달한 싱싱한 활어회부터 초밥, 고급 식자재로 손꼽히는 갑각류 대게, 킹크랩까지.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씨푸드(해산물) 뷔페’는 연일 대성황을 이뤘다.

호텔 못지않은 레스토랑 서비스와 함께 신선하고 값비싼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여기에 육류 소비를 줄이려는 당시 유행하던 ‘웰빙’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점도 한몫했다. 외식기업과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씨푸드 뷔페 시장에 뛰어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씨푸드 뷔페’ 시대를 연 건 바로 ‘무스쿠스’다. 무스쿠스는 2004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1호점을 시작으로 삼성동, 센트럴시티 등 지역별로는 비교적 구매력이 높은 서울 강남권과 신도시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확대해나갔다. 주로 초밥, 캘리포니아 롤 등에 이어 육류, 튀김, 피자 등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이어지자 이후 경기 고양시 일산, 수원에 이어 부산까지 매장을 급속도로 늘려나갔다. 

하지만 10여년 이상 영업을 이어가던 무스쿠스도 늘어나는 식자재비·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이후 외식 매장을 방문하려는 이들이 줄어들자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결국 무스쿠스는 2020년 10월 미아점 한개 매장만을 남겼지만, 반년여 뒤 2021년 3월 미아점까지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무스쿠스는 2021년 3월 미아점을 마지막으로 최종 폐업하게 됐다. 사진은 무스쿠스 매장. [사진 무스쿠스, SNS 캡처]  

외식기업뿐만 아니다. 씨푸드 뷔페 시장에 뛰어든 국내 대기업들은 5년여 만에 관련 사업을 철수했다. CJ푸드빌의 ‘씨푸드 오션’과 ‘피셔스마켓’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2006년 당시 각각 서울 강서구와 분당 서현역점 1호점을 시작으로 오픈 초기에는 월 5억~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내 1~2개씩 점포를 추가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씨푸드오션은 2013년 12월, 피셔스마켓은 2014년 2월에 완전히 문을 닫았다.

이들 매장 철수 배경에는 향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4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음식점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한 뒤 대기업의 확장 자제를 권고하면서 각 업체의 성장 전략이 사실상 백지화된 데다 일본 방사능 사태로 인해 수산물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씨푸드오션의 대표 메뉴 그릴드 크랩팟. [사진 CJ푸드빌]

여기에 경기 불황으로 외식 수요 자체가 준 데다가 1인 가구 증가, 2030을 중심으로 한 가성비 중시 문화 등의 영향도 미쳤다. 더군다나 패밀리레스토랑이나 대형식당보다는 맛집이나 인기 셰프가 운영하는 음식점 중심으로 바뀐 것도 씨푸드 뷔페 시장 추락의 원인이 됐다. 질 좋은 음식을 추구하고자 하는 외식 트렌드가 제시되자, 무한 리필 형식의 뷔페는 한물간 트렌드로 인식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만 하더라도 웰빙 열풍이 불면서 해산물이 콜레스테롤과 열량 등이 육류보다 적고 몸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육류보단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씨푸드 레스토랑이 큰 인기였다"며 "하지만 해산물 자체의 가격이 비싼 데다 뷔페들 역시 개점 초기 적자를 보더라도 양질의 제품을 들여오는 탓에 매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엔 가격 부담이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빕스, 애슐리 등 다른 콘셉의 뷔페까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드는 바람에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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