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대출자들, 6월 기다려야 하는 이유…이자 숨통 트인다[부채도사]

신규취급액 가계대출 금리, 지난해 12월 이후 매달 떨어져
은행권 대출 금리 변동 주기 ‘6개월’
올 6월부터 다수 대출자의 이자 부담 완화 시작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현금인출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54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 직장인(39) A씨는 5월 19일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45%에서 연 6.09%로 오른다는 문자를 받았다. 최근 대출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A씨도 본인의 금리가 내리길 기대했는데 오히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잔액기준 가계대출 금리, 3월에 ‘10년 만에’ 최고치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와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매달 떨어지고 있지만, 정작 주담대를 예전부터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에겐 금리 인하는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대출금리 변동 기간이 보통 6개월 단위로 이뤄져 있기 때문으로, 은행 업계는 다음달부터는 다수의 대출자들이 대출 금리 인하 소식을 들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5월 22일 기준으로 하단이 연 3.97%로 4%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3.71%다. 고정형 주담대 하단 금리는 올해 1월 30일 연 4.13%를 기록한 바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고 매달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신규취급액 가계대출 금리는 연 4.96%로 지난해 말보다 0.68%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주담대 금리는 0.23%p 인하된 연 4.40%, 일반신용대출은 0.77%p 낮아진 연 6.44%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에서는 은행권보다 늦은 올해 3월부터 대출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저축은행 주담대 평균 금리는 3월에 연 7.18%로 전월보다 0.81%p 인하됐고, 일반신용대출은 연 16.96%로 0.51%p 떨어졌다. 

반면 은행권의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신규취급액과 반대로 계속 오르는 중이다. 3월에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0.35%p 오른 5.01%를 기록해 2013년 3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6월 가야 다수 대출자 금리도 인하된다”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시중은행 본점 영업 창구 모습. [사진 연합뉴스]
잔액기준 대출금리가 최근까지 상승한 이유는 보통 은행의 대출금리 변동 기준이 6개월 단위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는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금리 변동 주기가 짧아지면 대출의 유지 및 관리가 어려워지고 이에 발생하는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한다. 고객 입장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금리 변동 시기에 매달 금리가 바뀌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처럼 금리가 다소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6개월로 고정된 금리가 단점이 될 수 있지만, 6개월이라는 시차를 두고 금리 변동을 보게 되면 은행과 고객 모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특히 향후 금리 추이를 예상하고 대출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올해 초부터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오는 6월 이후부터는 기존에 대출을 유지하고 있는 다수 고객들이 금리 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떨어졌고 일부 대출자들은 이미 금리 인하 문자를 받고 있을 것”이라며 “6월 이후부터는 고객 대부분이 금리가 떨어졌다는 문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월 ‘기준금리 동결’ 되면 대출자엔 희소식

특히 시장에서는 5월 25일 열리는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2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에 3.7%로 낮아졌고, 5월에 조사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5%로 집계되며 전달보다 0.2%p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5월의 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가 향후 1년 간 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한은 입장에서는 물가와 금융안정이 중요한 만큼 최근 떨어지는 물가 상승률을 보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높이지 않기 위한 조치로 기준금리 동결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6월에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주요 중앙은행의 연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 영향에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추가 하락하며 대출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퇴사-취업' 반복하면...실업급여 '최대 50%' 삭감

2치킨값이 금값...배달비 포함하면 1마리에 3만원

3"대화 의지 진실되지 않아"...의대생단체, 교육부 제안 거부

4부광약품 "콘테라파마, 파킨슨병 치료제 유럽 2상 실패"

5"불황인데 차는 무슨"...신차도, 중고차도 안 팔려

6큐라클 "떼아, 망막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반환 의사 통보"

7'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 논란에...정부, 하루 만에 발표 수정

8‘검은 반도체’ 김, 수출 1조원 시대…티맥스그룹, AI로 ‘품질 관리’

9이제 식당서 '소주 한잔' 주문한다...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

실시간 뉴스

1'퇴사-취업' 반복하면...실업급여 '최대 50%' 삭감

2치킨값이 금값...배달비 포함하면 1마리에 3만원

3"대화 의지 진실되지 않아"...의대생단체, 교육부 제안 거부

4부광약품 "콘테라파마, 파킨슨병 치료제 유럽 2상 실패"

5"불황인데 차는 무슨"...신차도, 중고차도 안 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