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촉촉 ‘생크림빵’ 원조…80년대 주름잡던 ‘크라운 베이커리’ [망했어요]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창업
수입자유화에 당도 높은 생크림 선호
케이크 대명사, 제과점 프랜차이즈 1호
IMF 타격에 매출 부진…신생브랜드 추격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빵은 이제 중요한 먹거리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식사대용으로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인데다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정 기념일에 케익을 선물하는 것은 이제 우리 라이프스타일로 굳어진지 오래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으며, 제과빵은 패스트푸드에 비해 건강식이라는 이미지가 패스트푸드 시장을 대체하는 효과까지 보여 점차 빵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어서다.
현재 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현재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주름잡고 있다면 이전에는 ‘크라운 베이커리’가 있었다. 생크림 빵을 처음 선보인 것은 물론 국내 최초의 제빵 프랜차이즈이자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압도적으로 국내 제과점 브랜드 1위를 차지하던 브랜드다.
크라운베이커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창업했다. 1980년대만하더라도 소비자의 구매형태 및 업계의 변화와 제품의 소비 형태를 살펴보면 초반까지 식빵과 단과자류가 주종을 이뤘으며 케이크의 경우도 버터크림 케이크의 선호도가 높았다. 중반부터는 보리빵, 옥수수빵, 건강빵, 등과 케이크에 있어서도 당도가 낮고 크림양이 적은 제품을 찾게 됐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수입 자유화로 유럽 명품 제품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한층 고급화됐다. 단팥빵, 크림빵, 소보로빵등 당도가 높은 제품이나 크림양이 많고 부피가 큰 데코레이션 케이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에 크라운베이커리의 경우 다양한 케이크의 종류로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어느 지점에서나 같은 빵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데다 케이크 하면 크라운 베이커리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얇게 슬라이스 한 화이트 초콜릿이 올라간 생크림 케이크의 메인 메뉴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러던 중 IMF로 인해 모회사인 크라운 제과가 큰 타격을 입자,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크라운 베이커리는 본사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후 오랜 기간 부도를 겪던 크라운 제과는 2004년이 돼서야 법정관리를 마치고 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를 인수하는데에만 주력할 뿐 크라운베이커리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매장 수는 2010년 252개에서 2011년 160개까지 계속 줄어왔으며, 2013년 70개까지 급감했다. 매장 감소에 따라 매출액도 2010년 584억원, 2011년 427억원으로까지 떨어져 폐업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그 사이 신생 브랜드인 SPC의 파리바게트와 CJ 뚜레쥬르가 급성장해 업계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결국 2013년 최종폐업했다. 이후 파리바게트, 뚜레쥬르가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자 윈도우베이커리 형태의 브랜드들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신상품개발은 물론 제과점에 대한 신업태 연구에 박차를 하고 있다. 최근엔 판매점으로서의 제과점 뿐만 아니라 카페 기능이 강화된 제과점이 출시되는가 하면 상품도 다변화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제과점의 경쟁상황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독립제과점 구도로 크게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독립제과점의 경우 대형브랜드의 마케팅 공세에 밀려 최근엔 폐점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파리바게트,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도넛, 와플 등까지 가세하면서 베이커리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고 할인점 입점 방식의 베이커리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제과점 자체의 가장 큰 강점이라면 유행을 쉽게 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라며 “어느 상권이나 제과점은 10년이상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제과점이 많은 이유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제과점은 빵류 이외에도 과자류, 도너츠류까지 제과점의 상품은 날로 늘어나는 추세에다 카페형으로 진화하며 맛보다는 트렌드를 쫓는 형태로 진화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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