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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發 매물 풍성 …M&A 시장 훈풍

[기지개 켜는 사모펀드] ②
1분기부터 M&A 거래 활성화 분위기
펀드 만기 시기 사모펀드 보유 매물 등장

올해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서 그간 보유했던 포트폴리오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매물로 내놓은 롯데카드는 그 중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해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서 그간 보유했던 포트폴리오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해야 하는 PEF들이 저마다 매물을 내놓고 인수 후보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한동안 움츠렸던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점차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얼어붙었던 M&A 시장의 분위기와 달리 올해는 1분기부터 조 단위 M&A 거래들이 성사되며 분위기가 반등하고 있다. 지난 3월 MBK파트너스는 3D 구강 스캐너 기업인 메디트 인수를 위한 잔금 납입 절차를 마쳐 2조4000억원의 빅딜을 이끌어냈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공동으로 국내 1위 임플란트업체 오스템임플란트를 2조2700억원에 동시 인수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보안 전문기업 SK쉴더스가 EQT파트너스에 3조원에 매각되는 등 M&A 시장에서 PEF들은 시장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골프존카운티·한온시스템·에이블씨앤씨 등 조 단위 매물 등장

국내 대형 PEF들을 중심으로 조 단위 가격이 언급되는 펀드발 매물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골프존카운티가 대표적이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기업으로 지난 2018년부터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로 몸값은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공개(IPO)를 시도해왔지만 증시 침체 등의 이유로 상장에서 매각으로 눈을 돌렸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롯데카드를 매물로 내놓고 매수자를 찾고 있다. 지난 2019년 우리은행과 손잡고 당시 1조3810원에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한 MBK파트너스는 현재 약 3조원을 매각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협상이 한 차례 좌초됐던 하나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들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한앤코)는 한온시스템을 비롯해 SK해운·SK에코프라임·쌍용레미콘·케이카 등 다수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자동차용 부품 제조 업체 한온시스템을 2조7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한앤코는 2021년도부터 매각을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장에선 한온시스템의 몸값을 5조원 내외로 예측하고 있다. 과거 매매가격으로 8조원까지 언급됐던 한온시스템은 최적의 매각 타이밍을 놓쳤단 해석이 나오지만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타면서 매각 작업 역시 탄력을 받을 거란 전망이다. 

한앤코의 또다른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인 쌍용C&E의 자회사 쌍용레미콘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매각대상은 쌍용레미콘 지분 100%로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쌍용레미콘은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구조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건설경기 악화를 우려해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포트폴리오 기업 중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 매각에도 나선 상태다. 케이카 지분의 7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한앤코는 지난 12월부터 케이카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현재로서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등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중고차 시장의 하락세로 인해 몸값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3월 에이블씨엔씨 매각의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이달 중 본입찰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으로 최근 업황 회복세가 감지되자 본입찰 대신 원매자들로부터 제안을 받는 ‘상시 매각’체제로 전환했다. 실적 반등과 주가 개선 등을 고려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모건스탠리 PE가 최대주주로 있는 종합제지기업 전주페이퍼의 매각 후보에 IMM PE와 하이자산운용 등이 선정되며 예상 매각가가 6000억원대로 좁혀지고 있다. 연내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 어퍼너티PE의 버거킹,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맘스터치 등 사모펀드 발 매물들도 M&A 시장에 열기를 더한다. 

펀드 만기 도래…추가 자금 여력 마련 나서

이처럼 PEF들이 보유하고 있던 매물들을 쏟아내는 데에는 인수 후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PEF들은 보통 기업 인수 후 5년 정도가 흐른 시점에서 매각을 시도한다.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기업들도 주로 2017~2018년도에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곳들이다. 

보유하고 있던 기업을 매각하고 추가 자금 여력을 키운 PEF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고 또다른 기업이나 사업부 인수에 나서면서 시장에 훈풍을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알짜 매물을 찾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M&A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업 몸값(밸류에이션)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알짜매물들을 기다리고 있는 매수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물로 나온 기업들 중 옥석을 가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각 측과 인수 측의 가격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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