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인수했나”…요기요 실적 부진에 고민 깊은 GS리테일
코로나 특수 사라지자 배달업계 생존경쟁 치열
배달 중개 수수료만으로 수익성 개선 힘들어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배달 플랫폼들의 출혈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요기요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GS리테일(007070)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수가 감소하자 배달의민족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며 요기요·쿠팡이츠 등 업계 2,3위 기업과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27일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 5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년 전(3209만명)에 비해 263만명 감소한 2945만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렸던 배달업계가 엔데믹에 물가상승, 배달비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맞아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3사 모두 이용자수가 줄었지만 감소폭에서는 차이가 극명하다. 배달의민족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195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드는데 그친 반면 요기요는 667만명으로 12.8%. 쿠팡이츠는 323만명으로 28.2% 감소했다.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의 실적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27일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은 2640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15억6500만원과 864억7400만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요기요는 최근 배달업계 최초로 무제한 무료 배달비를 제공하는 ‘요기패스X’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실적을 개선하기란 어렵다는 예측도 나온다. 요기요는 매출을 배달 중개 수수료에서만 내고 있어 광고 등 다양한 매출 채널이 있는 배달의민족과 비교해 적자를 탈출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은회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비를 줄이는 할인경쟁을 이어간다는 것은 플랫폼 사업자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사업의 다각화나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배달앱이 현상 유지 이상으로 성장하긴 힘들 것이라 본다”며 “배달 수수료만으로 매출을 내는 기업의 경우엔 생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배달업계가 호황이던 2021년 사모펀드운용사(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대한상상을 인수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 CDPI를 설립했다. GS리테일은 CDPI의 지분 30%를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으며, 컴바인드푸드딜리버리리미티드와 세븐플랫폼파이브리미티드가 나머지 지분을 반씩 보유하고 있다.
요기요의 실적 부진은 GS리테일의 투자 성과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했던 2021년 당시엔 CDPI의 장부금액을 297억2890여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올해 1분기엔 278억6160여만원으로 낮췄다. 추후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CDPI의 기업가치는 더 내려갈 수 있을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GS리테일은 최근 기존 서비스와의 배송부문 시너지를 노리고 투자한 메쉬코리아의 가치를 전액 상각 처리하는 등 투자에서 잇달아 손실을 내고 있다. 수익 개선이 되지 않자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한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수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최근 신사업들을 정리하고 재무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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