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도 맞은 ‘다이어트 주사’…기적의 비만 치료제 될까
[살빼는 약 ‘위고비’ 신드롬]①
감량 효과 2~3배…위고비 승인에 비만 시장 주목
삭센다 후속 약물…체중 감량 효과 높이고 편의성 개선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기적의 비만 치료제’
독보적인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은 ‘위고비’에 붙은 별칭이다. 위고비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 명가로 꼽히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약물이다. 당뇨병 치료제였으나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비만 치료제로 재탄생했다. 위고비가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은 것은 각각 2021년과 2022년. 해외에서 이미 입소문을 탄 약물인 만큼 비만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위고비 지속 투여 환자…10㎏ 이상 체중 감량
‘기적’이라는 수식어를 단 만큼 체중 감량 효과는 뛰어나다. 위고비를 지속해서 투여한 비만 환자는 체중이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기존 체중의 17%가 빠진 환자도 있었다. 비만 환자는 수술 요법을 주로 쓰는데 여기에 버금가는 효과를 보인 셈이다.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도 위고비로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지며 위고비는 세계적으로 “없어서 못 쓰는” 약물이 됐다.
위고비가 정식으로 국내 허가된 것은 지난 4월 27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날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를 체중 관리 약물로 승인했다. 허가 대상 품목은 펜(pen) 형태의 제품으로 0.25㎎부터 2.4㎎까지 용량은 다양하다. 일주일에 한 번 주사를 맞으면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고 0.25㎎에서 0.5㎎, 1㎎ 등으로 용량을 늘리다 2.4㎎을 계속 투여하면 줄어든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다.
그동안 비만 치료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17년 이미 비만 치료제 삭센다를 출시했고 삭센다 또한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삭센다 이전의 비만 치료제는 사실상 치료제라고 부르긴 아쉬운 약물이었다. 이레나제약의 벨빅과 로슈의 제니칼 등이 출시됐으나 체중이 줄어들다 정체하거나 몇몇 부작용을 나타났다. 애보트의 비만 치료제 리덕틸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위고비는 삭센다의 후속 약물로 체중 감량 효과는 높이면서 치료 편의성도 개선한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약물을 주사하는 것만으로 체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삭센다와 비교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위고비를 68주 동안 투여한 비만 환자의 체중은 평균 15% 줄어들었다. 삭센다는 8%에서 10%까지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비만 치료제는 5~10% 정도 체중 감량 효과가 있으나 위고비는 이런 약물의 2~3배에 달하는 체중이 줄어드는 셈”이라며 “약물만으로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위고비도 완벽한 약물은 아니다. 위장관 증상을 비롯한 여러 부작용이 있다. 위고비는 체내 투여됐을 때 GLP-1 호르몬처럼 작동한다. GLP-1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에 포함된 물질이다. GLP-1은 인슐린을 잘 작용하게 만들어 혈당 조절을 돕는다. 뇌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 뇌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 식욕을 낮추기도 한다.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춰 비만 환자가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GLP-1 호르몬의 특성이 그대로 부작용이 된다. 위장이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 약물을 투여한 환자는 구역감이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변비도 마찬가지다. 포만감을 통해 비만 환자가 덜 먹게 만드는 약물인 만큼 이런 문제로 체중을 감량하지 못했던 비만 환자가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약물을 끊는다면 체중은 원래대로 돌아온다. 한 달 기준 수백만원을 쏟아야 하는 비용도 문제다.
국내 비만 시장 승기 잡을까…부작용 및 불법 피해도 커
위고비가 국내 비만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국내 시장은 현재 삭센다와 큐시미아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위고비는 삭센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데다 매일 맞아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면 된다. 삭센다가 국내 출시됐을 때도 한차례 열풍을 일으킨 만큼 위고비도 비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해 국내 정식 출시 일자도 정해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식약처가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허가하면서 이런 열풍을 키우고 있다. 마운자로는 미국의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다. 위고비처럼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는 약물이다. GLP-1 작용제인 위고비에서 한 발 더 나가 GIP 호르몬으로도 작동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당뇨병 치료제 중에서 가장 좋은 체중 감량, 혈당 조절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당뇨병 환자만 마운자로를 치료제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데다 약물을 허가 외 목적(오프 라벨·Off label)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비만 시장에서도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위고비와 같은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은 위고비의 인기에 힘입어 함께 동이 났다. 위고비는 약물의 특성상 공급 물량을 빠르게 늘릴 수 없다 보니 오젬픽을 위고비 대신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탓이다.
해외에서는 위고비의 약물 성분을 임의로 조합한 불법 의약품으로 피해도 상당하다. 위고비와 오젬픽 등을 구하지 못했을 때 이 약물들의 원료인 세마글루티드를 임의로 조합한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가 생기면서다. 미국에서는 특정 약물들이 품귀일 때 약사가 의약품의 원료를 판매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와 관련해 “세마글루티드 복합물의 안전성과 품질은 (규제기관이) 검토하지 않았다”며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주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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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은 ‘위고비’에 붙은 별칭이다. 위고비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 명가로 꼽히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약물이다. 당뇨병 치료제였으나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비만 치료제로 재탄생했다. 위고비가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은 것은 각각 2021년과 2022년. 해외에서 이미 입소문을 탄 약물인 만큼 비만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위고비 지속 투여 환자…10㎏ 이상 체중 감량
‘기적’이라는 수식어를 단 만큼 체중 감량 효과는 뛰어나다. 위고비를 지속해서 투여한 비만 환자는 체중이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기존 체중의 17%가 빠진 환자도 있었다. 비만 환자는 수술 요법을 주로 쓰는데 여기에 버금가는 효과를 보인 셈이다.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도 위고비로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지며 위고비는 세계적으로 “없어서 못 쓰는” 약물이 됐다.
위고비가 정식으로 국내 허가된 것은 지난 4월 27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날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를 체중 관리 약물로 승인했다. 허가 대상 품목은 펜(pen) 형태의 제품으로 0.25㎎부터 2.4㎎까지 용량은 다양하다. 일주일에 한 번 주사를 맞으면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고 0.25㎎에서 0.5㎎, 1㎎ 등으로 용량을 늘리다 2.4㎎을 계속 투여하면 줄어든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다.
그동안 비만 치료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17년 이미 비만 치료제 삭센다를 출시했고 삭센다 또한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삭센다 이전의 비만 치료제는 사실상 치료제라고 부르긴 아쉬운 약물이었다. 이레나제약의 벨빅과 로슈의 제니칼 등이 출시됐으나 체중이 줄어들다 정체하거나 몇몇 부작용을 나타났다. 애보트의 비만 치료제 리덕틸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위고비는 삭센다의 후속 약물로 체중 감량 효과는 높이면서 치료 편의성도 개선한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약물을 주사하는 것만으로 체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삭센다와 비교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위고비를 68주 동안 투여한 비만 환자의 체중은 평균 15% 줄어들었다. 삭센다는 8%에서 10%까지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비만 치료제는 5~10% 정도 체중 감량 효과가 있으나 위고비는 이런 약물의 2~3배에 달하는 체중이 줄어드는 셈”이라며 “약물만으로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위고비도 완벽한 약물은 아니다. 위장관 증상을 비롯한 여러 부작용이 있다. 위고비는 체내 투여됐을 때 GLP-1 호르몬처럼 작동한다. GLP-1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에 포함된 물질이다. GLP-1은 인슐린을 잘 작용하게 만들어 혈당 조절을 돕는다. 뇌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 뇌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 식욕을 낮추기도 한다.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춰 비만 환자가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GLP-1 호르몬의 특성이 그대로 부작용이 된다. 위장이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 약물을 투여한 환자는 구역감이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변비도 마찬가지다. 포만감을 통해 비만 환자가 덜 먹게 만드는 약물인 만큼 이런 문제로 체중을 감량하지 못했던 비만 환자가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약물을 끊는다면 체중은 원래대로 돌아온다. 한 달 기준 수백만원을 쏟아야 하는 비용도 문제다.
국내 비만 시장 승기 잡을까…부작용 및 불법 피해도 커
위고비가 국내 비만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국내 시장은 현재 삭센다와 큐시미아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위고비는 삭센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데다 매일 맞아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면 된다. 삭센다가 국내 출시됐을 때도 한차례 열풍을 일으킨 만큼 위고비도 비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해 국내 정식 출시 일자도 정해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식약처가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허가하면서 이런 열풍을 키우고 있다. 마운자로는 미국의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다. 위고비처럼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는 약물이다. GLP-1 작용제인 위고비에서 한 발 더 나가 GIP 호르몬으로도 작동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당뇨병 치료제 중에서 가장 좋은 체중 감량, 혈당 조절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당뇨병 환자만 마운자로를 치료제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데다 약물을 허가 외 목적(오프 라벨·Off label)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비만 시장에서도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위고비와 같은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은 위고비의 인기에 힘입어 함께 동이 났다. 위고비는 약물의 특성상 공급 물량을 빠르게 늘릴 수 없다 보니 오젬픽을 위고비 대신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탓이다.
해외에서는 위고비의 약물 성분을 임의로 조합한 불법 의약품으로 피해도 상당하다. 위고비와 오젬픽 등을 구하지 못했을 때 이 약물들의 원료인 세마글루티드를 임의로 조합한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가 생기면서다. 미국에서는 특정 약물들이 품귀일 때 약사가 의약품의 원료를 판매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와 관련해 “세마글루티드 복합물의 안전성과 품질은 (규제기관이) 검토하지 않았다”며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주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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