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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성장한계? 패션 플랫폼, 너도 나도 ‘PB 상품’에 목매는 이유

유통 마진 절감·충성고객 확보…장기적 수익성 강화 목표
PB 제품 출시 경쟁, 긍정적 효과…합리적 가격에 퀄리티 보장

카카오스타일에서 운영하는 지그재그가 자체 제작 브랜드를 론칭한다. [사진 카카오스타일]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사업 강화에 한창이다. 판매 위주의 플랫폼 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패션 플랫폼들은 수익 모델 개편에 나서기 위해 자체 브랜드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접 브랜드를 기획·판매하면 중간 유통 마진 절감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지그재그·W컨셉·무신사, 자체브랜드 강화 ‘열일’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달 처음으로 자체 제작 브랜드인 ‘페어데일’과 ‘레이지 두 낫띵’을 선보였다. 그간 지그재그는 패션 브랜드나 쇼핑몰을 입점시켜 수수료를 챙기는 중개 사업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동안 플랫폼 운영을 통해 쌓아온 빅데이터에 기반해 개발한 자체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페어데일은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트렌디하면서도 깔끔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췄다. 레이지 두 낫띵은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과 퀄리티를 추구하는 스포티 캐주얼 브랜드로,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를 주요 타깃층으로 삼았다.

패션플랫폼 W컨셉 역시 대표 브랜드 ‘프론트로우’와 ‘프론트로우맨’, ‘frrw’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PB 사업을 전개 중이다. W컨셉의 PB 운영 전략은 여성복에 특화한 PB 운영, 자체 개발한 소재, 특허를 보유한 패턴을 적용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W컨셉 PB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W컨셉에 따르면 5월 12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PB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프론트로우의 드라마 팬츠 단일 품목 매출은 75% 급증했다.

W컨셉 프론트로우 신세계 강남점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 W컨셉]

무신사도 2017년 자체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를 출시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서울 홍대, 강남에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 하반기 부산·대구 등 지방까지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온라인에서만 살 수 있던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착용해 볼 수 있어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무신사 스탠다드는 MZ세대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무신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가운데, PB 상품이 무신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3%에서 지난해 25%로 뛰었다.

입점 브랜드 매출 한계 명확…브랜드 차별화가 중요

패션 플랫폼들이 PB 상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입점 브랜드의 매출에만 기대는 것은 불안정하고, 성장에 한계가 있기에 플랫폼들이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패션 플랫폼들은 PB 상품 론칭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패션회사가 직접 브랜드를 기획·판매하면 중간 유통 마진이나 영업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수익 증대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화보. [사진 무신사]

실제로 PB 상품의 수익률이 다른 분야에 비해 평균 10% 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일단 PB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 만들어 놓으면, 거기서 얻은 이익을 마케팅이나 다른 분야에 재투자할 수 있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특히 패션 플랫폼 PB 브랜드 특성상 급변하는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 저렴하면서도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을 즉시 반영한 PB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고품질에 가성비가 뛰어나 유명 브랜드 제품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운영을 통해 쌓아온 쇼핑 빅데이터가 있어,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PB 상품을 제작할 수 있다”며 “PB 상품은 해당 플랫폼에서만 판매할 수 있어 각자의 플랫폼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주안점으로 삼아 장기적으로 수익성 강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들이 PB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 관계자는 “PB 상품 모두 회사의 이름과 브랜드를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충 만들지 않고, 최대한 트렌디한 디자인에 품질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며 “각 패션 플랫폼은 PB 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히트 상품을 발굴해 회사의 수익성, 비전 측면에서 기여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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