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따’한 개미들...하한가 맞은 종목에 눈물만
[동학개미 바람 다시 부나]③
SG발 증권사태 이후 하한가에 매수한 개미 손실 늘어
6월 5개 종목 하한가 사태, 개인들 매물 정리나서기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섰다가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으면서 물린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하한가 사태 발생일인 지난 4월 24일 이후 7월 21일까지 3개월간 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 등 8개 종목 중 1개를 제외한 7개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총 2682억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천리 주식을 765억어치 사들였고 다우데이타도 544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이어 서울가스(467억원), 대성홀딩스(395억원), 선광(244억원), 셋방(191억원), 하림지주(182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유일하게 106억원을 순매도했다.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할 경우 순매수 규모는 2780억원을 웃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에 대해 매수에 나선 것은 주가가 길게는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는 등 가파르게 급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가가 크게 내린 만큼 추가 낙폭이 크지 않다고 보고 기계적 반등을 노린 하따에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등은 지난 4월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삼천리는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다만 이들 종목들은 큰 폭의 하락 이후 일제히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하한가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2개월 간 횡보 양상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인들의 평균 매수 단가를 고려할 때 매수에 나섰던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성홀딩스 평균 매수 단가는 2만8115원으로 7월 21일 종가인 1만3780원과 비교해 마이너스(-)50.9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선광의 평균 매수단가는 3만6598원으로 같은 기간 -46.2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서울가스(-39.98%), 셋방(-29.63%), 삼천리(-25.82%), 다우데이타(-33.63%), 하림지주(-19.66%) 등도 적지 않은 손실을 기록 중이다. 순매도했던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35.14%를 기록 중이다.
실제 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은 4월 24일 이후 7월 21일까지 평균 72% 하락한 상태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종목은 대성홀딩스다. 해당 종목은 4월 24일(9만1100원)부터 7월 21일까지 89.41% 추락했다. 같은 기간 선광과 서울가스, 삼천리, 세방, 다우데이타, 하림지주는 각각 88.27%, 85.82%, 79.43%, 73.2%, 71.5%, 54.14% 떨어졌다.
6월 하한가 사태, 개인들 매물 정리 ‘눈치 싸움’
반면 개인들은 6월 하한가 사태에 피해를 본 매물은 정리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4월 SG 증권발 사태로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종목들이 이후에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개인투자자들이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만호제강을 제외한 4개 종목이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동일산업(-54억원), 동일금속(-25억원), 대한방직(-23억원), 방림(-10억원) 순이다.
지난 3일엔 사상 최대 반대매매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는 5개 종목의 거래재개 여파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929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다.
해당 주식을 보유했던 이들이 담보가 부족해 반대매매가 쏟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내는 미수거래 방식으로 매수한 주식의 결제대금을 내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종목들은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일당들이 무리하게 신용을 끌어다 쓰면서 무더기 폭락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실제 동일산업, 동일금속, 방림, 대한방직 등 무더기 하한가로 거래가 정지됐던 5개 종목은 거래 재개 이후에도 대부분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낙폭을 키웠다. 지난 6월 13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대한방직이 78.57% 하락하며 제일 낙폭이 컸다. 이어 동일산업(74.32%), 방림(67.9%), 동일금속(61.84%), 만호제강(44.57%) 순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들 5개 종목은 6월 15일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하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 종목들은 지난 4월 SG 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비슷한 유형의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혐의가 포착됐다. 검찰은 금융당국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혐의자에 대해 출국 금지와 압수수색 및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 등 투자자 보호 차원의 시장 조치를 취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이들 5개 종목에 대해 3일부터 매매 거래정지 조치를 해제했다.
앞서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몸통’인 라덕연 일당은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통정매매 수법으로 8개 상장기업 주가를 조종해 부당이익 7305억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불법 투자자문업체를 차리고 고객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통해 대리투자 후 수익을 정산해 주는 방법으로 부당이익 1944억원을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주가 조작 사태로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했다”며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확한 사실 규명이 필요하고, 또 제도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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