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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삼성의 시간’…하반기 반등 노린다

추가 감산에 조직 개편까지…실적 개선 ‘속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이른바 ‘반도체 한파’에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삼성전자가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반기 감산 규모를 확대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직속의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하는 등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등에선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사업 적자 규모를 줄이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성수기 효과,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DX 부문 직속으로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했다. 미래기술사무국 초대 국장은 김강태 삼성리서치(SR) 기술전략팀장(부사장)이 맡는다. 미래기술사무국은 DX 부문 컨트롤타워로 기능하는데, 그간 기술과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개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고 강조했으며, 같은 해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선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SR 직속의 이머징 테크팀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 직속으로 이머징 테크그룹을 각각 신설해 미래 기술을 발굴한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경우 프로젝터와 로봇을 결합한 ‘무버블(Movable) 프로젝트’ 사업화와 관련된 전담 조직을 운영한다. 생활가전 사업부는 가전제품 인공지능(AI)화를 위한 ‘AI전략P’를 신설한다. SR은 차세대가전연구팀 산하에 ‘스마트홈AI 랩’ 조직을 꾸린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주요 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또한 그간 반도체 감산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하반기 추가 감산 의지도 내비쳤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2분기 경영설명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대해 “하반기에도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D램과 낸드 모두 제품별 선별적인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특히 낸드 위주로 생산 하향 조정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감산 기조를 넘어 감산 규모 확대를 꾀한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끌고 폴더블이 밀고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의 성수기 효과 갤럭스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IBK투자증권은 이달 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전 사업부 매출액이 2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계절성에 따른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되고 MX(모바일 경험) 매출액은 10%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NK투자증권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 성수기 효과와 폴더블 신모델 출시에 따른 MX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63조4500억원,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9373억원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 Z플립5‧폴드5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1일 자정(0시)부터 새벽 1시 40분까지 삼성닷컴에서 갤럭시 Z 플립5·폴드5 사전 판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결과, 폴더블 스마트폰 역대 최다 판매 신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라이브 방송의 갤럭시 Z플립5‧폴드5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라이브 방송의 갤럭시 Z 플립4·폴드4 판매량보다 1.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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