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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베트남 이어 러시아도…‘K젤리‘ 맛에 빠질까

[러시아의 재발견] ②
중국 젤리 시장 업계 2위로…글로벌 생산라인 확대
러시아 법인 300억 투자해 라인 증설, 젤리 수요 대응

오리온은 중국·베트남에 이어 러시아까지 신성장동력으로 ‘K-젤리’를 낙점했다. [사진 오리온]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한국 기업들의 젤리가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 일명 ‘K-젤리’가 중국·베트남을 넘어서 이제는 러시아로 뻗어 나가고 있다. 2019년 중국 시장에 ‘마이구미’를 선보인 오리온은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1년 베트남 현지 생산을 시작한 마이구미는 현지에서 젤리 시장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쫀득한 젤리 속에 과일즙이 들어 있어 기존 젤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식감과 맛을 구현해내 글로벌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중국·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하반기 러시아에서도 젤리를 직접 생산, 현지 시장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중국·베트남 넘어 러시아 젤리 시장 본격 공략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중국 시장에 마이구미 젤리를 선보인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중국 젤리 매출은 479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이미 395억원을 팔아,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오리온은 중국 젤리 시장 점유율을 18%까지 늘리면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젤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젤리 생산라인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오리온은 2019년 중국 시장에 마이구미 젤리를 선보인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사진은 중국에서 출시된 오리온 ‘마이구미’ 제품 사진. [사진 오리온]

오리온은 중국과 함께 2019년 베트남 젤리 시장에도 함께 진출했다. 베트남에서도 마이구미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과 탱글한 식감, 과일을 형상화한 모양으로 베트남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 노력이 빛을 봤다. 쌀과자·양산빵·젤리 등 지속적으로 신규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 생산을 시작한 ‘붐젤리’(한국명 마이구미) 역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젤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베트남 대형마트 내 마이구미 매출이 ‘투니스’, ‘고래밥’ 등 기존 인기 스낵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마이구미 알맹이는 쫄깃한 젤리 내부에 과일즙이 들어 있어, 기존 젤리에서는 느낄수 없는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조 기술에 대한 현지 특허 등록을 완료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력을 공인받았고, 리치맛과 패션프루트맛 등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과일맛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과 함께 2019년 베트남 젤리 시장에도 함께 진출했다. 사진은 베트남에서 출시된 오리온 ‘붐젤리’ 제품 사진. [사진 오리온]

오리온은 중국·베트남에 이어 러시아까지 신성장동력으로 ‘K젤리’를 낙점했다. 올해 하반기 러시아에도 젤리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신규 카테고리인 젤리 시장의 성공적 진입을 위해 올해 3분기 생산을 목표로 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법인은 이에 발맞춰 올해 약 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늘리는 한편, 신규 카테고리인 젤리 시장에 진출해 현지 제과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젤리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안에 트베리 구공장의 기존 생산 라인을 신공장으로 이설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파이, 비스킷 라인을 각각 1개씩 증설해 공급량 확대에 나선다. 올해 하반기에는 젤리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하고 중국,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리얼한 과일 맛과 모양의 ‘마이구미 알맹이’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라인 자동화 등 생산력 향상을 위한 투자도 병행, 고성장세를 지속 이어갈 방침이다.

K젤리 인기 힘입어…대규모 글로벌 투자 확대

오리온은 1990년대 초부터 마이구미, 왕꿈틀이, 꼬물탱 등 히트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젤리 명가’란 명성을 얻었다. 이후 2016년부터 해외 시장에 젤리를 팔기 시작, 베트남과 중국에서 두드러진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오리온은 대표 젤리 상품인 마이구미 등의 각국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유럽에서 만들어진 젤리 브랜드의 인기가 높지만, 오리온만의 젤리 연구개발·제조기술 노하우가 집약된 ‘마이구미 알맹이’ 시리즈가 이미 아시아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만큼 러시아 시장에서도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 성장한 2조 8732억원, 영업이익은 25.1% 상승한 466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금성 자산은 1조원으로 2021년 말 대비 약 2700억원이 늘어나며 높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리온은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러시아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오리온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매출액이 79.4% 성장한 2098억원, 영업이익은 106.9% 상승한 348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러시아 시장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는 만큼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신규 카테고리 진출도 적극 추진해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마이구미가 한국, 베트남, 중국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러시아에서도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30여 년간 축적해 온 젤리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맛과 식감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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