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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본잠식’ 클래스101, 석달치 월세도 못 냈다

위워크 선릉점 임대료 14억원 미납
구조조정 동시에 경쟁사 인수 승부수
적자폭 확대 속 체질 개선 효과 볼까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이 실적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 클래스101]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온라인 클래스 구독 플랫폼 클래스101이 석달치 임대료를 내지 못 해 내용증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클래스101은 신규 투자유치도 난항을 겪으며 사업 유지에 경고등이 켜졌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년치 임대료를 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위워크 선릉점(위워크서울3호 유한회사)은 클래스101에 ‘전대료 지급 독촉’을 골자로 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수신인은 공대선 클래스101 대표다. 클래스101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전차료 및 관리비 등 총 13억9871만원을 미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스101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위워크 선릉점 1~11층과 13층 등 총 12개 층을 사용 중이다. 

위워크 측은 7차례에 걸쳐 클래스101에 미지급금에 대한 납부 요청을 했으나 납입이 이뤄지지 않자 지난 21일자로 내용증명을 게시했다. 클래스101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남산은 지난 1일자로 전차료 및 관리비에 대한 상계 의사 표시를 했으나 위워크 측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법상 상계란 채권자와 채무자가 서로의 채권과 채무를 같은 액수로 소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위워크 선릉점(위워크서울3호 유한회사)이 클래스101에 보낸 내용증명. [사진 독자제공]
위워크는 내용증명에서 “귀사(클래스101)는 지난 5월까지 당사(위워크)에 과다한 전차료 또는 관리비를 지급한 적이 없으며, 귀사의 모든 지급의무는 귀사께서 동의하시어 당사와 체결한 본 계약서에 따른 것”이라며 “귀사께서 지속적으로 본 계약 이행을 거부한다면 당사는 이에 대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래스101은 현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누적 적자가 극심해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했던 자본금까지 잠식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2020년 167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은 2021년 170억원, 2022년 290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영업비용으로 잡히는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가 영업수익을 웃돌면서 대규모 영업손실로 이어진 탓이다. 

클래스101이 올해 3월 예고했던 시리즈C 투자유치 역시 최초 계획 발표 이후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클래스101은 2018년 3월 서비스 출시 이후 같은해 6월 네이버 투자회사인 스프링캠프로부터 5억5000만원을 투자받았고, 2019년 4월 120억원 규모 시리즈A, 2021년 9월 3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지만 이후 2년 가까이 후속투자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대로면 미납금에 더해 앞으로의 임대료 지급도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클래스101이 보유 중인 현금은 48억원이다. 위워크 측에 지급해야 할 3개월치 임대료가 14억원임을 감안할 때 클래스101의 '곳간'은 1년치 임대료를 내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 속에서 클래스101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경쟁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나갔다. 클래스101은 작년 8월 구독 서비스 출시 이후 올해 1월 숨고의 클래스 사업을 인수했고, 2월엔 에듀테크 스타트업 그로우코퍼레이션의 그로우 서비스를 품었다. 동시에 올해 들어 두 차례 희망퇴직을 통해 350명 수준이던 직원을 절반 가까이 줄인 상태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의 위기는 비단 클래스101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19 종식선언 이후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위기가 본격화됐다. 업계 최초 온라인 클래스였던 탈잉은 지난해 9월 권고사직을 통해 90여 명에 달했던 직원을 25명 수준으로 감축한 뒤 B2B사업 부문을 확대하며 다시 채용을 진행했다. 숨고의 ‘숨고 클래스’, 그로우코퍼레이션의 ‘그로우’는 올해 2월을 끝으로 클래스101에 인수됐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임대료를 둘러싼) 현재 이슈는 경영난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위워크와의) 계약상의 문제로 분쟁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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