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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집 대신 ‘이 차’ 살까?”...테라스 품은 신개념 SUV [타봤어요]

5년 만에 확 달라진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시승기
길어진 차체로 넓은 실내 공간·탁 트인 개방감 선사
거대한 테일게이트, 야외 활동 시 활용도 높을 듯
논란의 뒤태·H 로고 리어램프 등도 생각보다 괜찮아

2000년 1세대 출시 후 올해로 23년째 판매되고 있는 싼타페. 최근 5세대 모델이 나왔다.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싼타페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2000년 1세대 출시 후 국내에서만 140만대가 팔리며 ‘국민 SUV’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물론 이는 과거의 일이다. 지금은 ‘국민차’라 부르기 어색하다.

싼타페는 어느순간 특색 없는 SUV 중 하나로 전락했다. 최근 몇 년 간은 기아 쏘렌토에 압도를 당하며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싼타페가 다시 태어났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SUV ‘디 올 뉴 싼타페’(신형 싼타페)를 만났다.

비가 쏟아지던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로 돌아온 신형 싼타페를 시승했다.
5세대 풀체인지 싼타페 전면부는 참 멋스럽다. 영국의 명차 느낌도 난다. [사진 이지완 기자]
5세대 신형 싼타페 실내.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무선 멀티 충전 시스템 등이 눈에 띈다. [사진 이지완 기자]
신형 싼타페는 각진 박스카 같은 형태의 디자인으로 강인하면서도 견고한 느낌을 준다.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축거) 그리고 거대한 테일게이트(트렁크 문), 불륨감 있는 펜더 등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보고 있으면 차가 정말 단단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영국 명차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신형 싼타페는 제법 고급스럽다.

차가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신형 싼타페는 전장 4830mm, 전폭 1900mm, 전고 1720mm(루프랙 1770mm), 축거 2815mm의 크기로 구성된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전장(45mm), 전고(35mm), 축거(50mm)가 모두 커졌다.

이를 기반으로 완성된 실내 공간은 제법 넉넉하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소개하면서 공간에 대해 줄곧 강조해왔다. 그만큼 실내 공간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 1~2열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 2~3열을 접을 경우에는 174cm 성인이 누워도 충분한 공간이 완성된다. 실제로 누워보니 머리 하나 이상의 공간이 남았다. 180cm 성인 두 명도 충분히 누워 있을 수 있겠다. 수하물 용량은 동급 최고 수준인 725리터(L)다. 신형 싼타페에 골프 가방(캐디백) 4개와 보스턴 가방 4개를 실을 수 있다고 현대차 측은 자랑했다. 기존보다 커진 차체 덕분에 3열 공간도 좀 더 개선됐다. 다만 174cm 성인이 앉았을 때 조금 버겁다. 이 자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양보해야 할 것 같다.
2~3열을 접으면 180cm 이상도 문제 없는 공간이 완성된다. [사진 이지완 기자]
넓은 테일게이트는 신형 싼타페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현대차는 테라스 콘셉트를 적용했다고 한다. 야외 활동 시 가림막 등으로 활용하면 매우 유용할 것 같다. 테일게이트 공간을 활용해보니 우산이 없어도 비를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일상 생활에서는 불편함이 예상된다. 후면 주차 후 테일게이트 오픈 시 거리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벽과 충돌할 수 있어서다.

이외에도 실내에서 눈에 띈 부분은 듀얼 무선 충전기와 1~2열에서 모두 개폐 가능한 양방향 멀티 콘솔이다. 모두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옵션이다. 듀얼 무선 충전 시스템의 경우 현대차가 개발 단계에서부터 발열 증상 등의 개선에 신경썼다고 한다. 장시간 충전 시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방향 멀티 콘솔은 사소할 수 있지만 탑승객을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온라인 상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는 신형 싼타페 뒤태. [사진 이지완 기자]
현대차 H 로고를 형상화한 리어램프. 불이 들어오면 나쁘지 않다. [사진 이지완 기자]
최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신형 싼타페의 뒤태도 유심히 살펴봤다. 아래로 많이 내려간 H 로고 형상의 리어램프, 조금은 과해 보이는 테일게이트 등이 전체적인 차의 매력을 감소시킨다는 의견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날렵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실제로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H 형상의 리어램프도 점등된 모습을 보면 크게 어색하지 않다.

신형 싼타페의 파워트레인은 2.5 터보 가솔린(배기량 2497cc)과 1.6 터보 하이브리드(1598cc)로 구성된다. 시승차는 2.5 터보 모델로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f·m의 힘을 낸다. 변속기는 8단 DCT다. 주행 성능은 준수한 편이다. 무게가 1700~1900kg 내외인 신형 싼타페를 끌고 나가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다만 곡선 구간에서 차가 튀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과 변속 시 충격이 조금 느껴진다는 것은 아쉽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이 있다. 스포츠 모드 선택 시 시트가 운전자의 허리 위 부분을 꽉 잡아준다. 해당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확 치고 나갈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몸으로 느껴지는 변화가 크지 않은 편이다. 신형 싼타페가 패밀리카의 성격을 띄기에 설정 값을 아주 조금만 바꿨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정숙성은 훌륭한 편이다. 시승 당일 폭우가 내렸음에도 이중접합 유리 등이 소음을 잘 막아줬다. 비가 오는 고속도로를 한동안 달렸으나 조용하고 쾌적했다.

신형 싼타페의 판매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 ▲익스클루시브 3546만원 ▲프레스티지 3794만원 ▲캘리그래피 4373만원이다. 신형 싼타페는 4000만원대로 구매 가능한 충분히 매력적인 중형 SUV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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