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방식 아닌 인수합병, P&A를 아시나요 [허지은의 주스통]
MG손보 매각시 자산부채이전(P&A) 유력
우량자산만 선별인수…인수자부담 완화
기존 주주 손실 불가피…고용승계 의무無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기업의 인수합병하면 일반적으로 M&A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M&A는 인수(Merge)와 합병(Aquisition)의 약자를 합친 용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업의 인수합병에는 M&A 외에도 자산부채이전(P&A) 방식도 있습니다. 주로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식인데, 최근 매각 절차를 개시한 MG손해보험도 이 방식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P&A 방식이란 'Purchase of Assets'와 'Assumption of Liabilities'를 합친 용어입니다. 자산(Assets)은 매입(Purchase)하고, 부채(Liablities)는 떠안는다(Assumption)는 뜻이죠. 대상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전부 인수하는 M&A 방식과 달리,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습니다. 부실 자산이나 후순위채 등을 모두 뗴어낸 뒤 우량자산만을 사들일 수 있는 겁니다.
인수자 입장에선 M&A 보단 P&A 방식이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우량자산만을 싸게 살 수 있는데다, 고용 승계 의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적정 기업가치 산정에 대해서 의견만 맞는다면, M&A 방식에 비해 비교적 단시간에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요일 오후까지 정상영업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영업정지, 이후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죠.
특히 P&A 방식은 부실 금융기관을 매각할 때 자주 활용됩니다. 최근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 퍼스트시티즌스은행(FCB)은 SVB의 자산 1100억달러(약 144조원)와 예금 560억달러(약 73조원), 대출 720억달러 등 우량 자산만을 떼어내 사갔습니다. 국내에선 1998년 외환위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도 P&A로 팔린 금융기관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매각을 주도한 예금보험공사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저축은행들에서 부실 대출채권, 5000만원 초과 예금, 후순위채 등 부실자산은 파산재단에 넘겨 우량 자산만을 매각했습니다. 제일·예한솔저축은행(현 KB저축은행), 토마토·예한별저축은행(신한저축은행), 제일2·에이스·한국저축은행(하나저축은행), 골든브릿지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 등이 타 금융사에 팔려 새 주인을 맞았습니다. 저축은행 사업을 확장하려던 금융지주나, 경쟁 저축은행들은 P&A를 활용해 우량자산만을 가져갈 수 있었죠.
그러나 P&A가 두려운 이들도 있습니다. P&A 방식은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과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전하지 않습니다. 고용승계 의무도 없기 때문에 고위 임원 등 간부급 직원들은 불필요 인력으로 분류돼 승계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절차를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일정 부분 손실은 불가피합니다.
기존 주주들에게도 최악의 매각 방식입니다. 우량 자산과 부채를 넘긴 뒤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기존 주식 가치는 제로(0)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예보 주도 하에 매각 절차를 개시한 MG손보 역시 P&A로 팔릴 경우, MG손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앞서 JC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MG손보 인수에 나서면서 100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와 인수금융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당시 펀드에 출자한 새마을금고중앙회(300억원), 우리은행(200억원) 등 출자자(LP)들도 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 매각 방식으로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P&A 방식은 자산과 부채를 선별적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기업의 인수합병하면 일반적으로 M&A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M&A는 인수(Merge)와 합병(Aquisition)의 약자를 합친 용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업의 인수합병에는 M&A 외에도 자산부채이전(P&A) 방식도 있습니다. 주로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식인데, 최근 매각 절차를 개시한 MG손해보험도 이 방식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P&A 방식이란 'Purchase of Assets'와 'Assumption of Liabilities'를 합친 용어입니다. 자산(Assets)은 매입(Purchase)하고, 부채(Liablities)는 떠안는다(Assumption)는 뜻이죠. 대상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전부 인수하는 M&A 방식과 달리,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습니다. 부실 자산이나 후순위채 등을 모두 뗴어낸 뒤 우량자산만을 사들일 수 있는 겁니다.
인수자 입장에선 M&A 보단 P&A 방식이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우량자산만을 싸게 살 수 있는데다, 고용 승계 의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적정 기업가치 산정에 대해서 의견만 맞는다면, M&A 방식에 비해 비교적 단시간에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요일 오후까지 정상영업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영업정지, 이후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죠.
특히 P&A 방식은 부실 금융기관을 매각할 때 자주 활용됩니다. 최근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 퍼스트시티즌스은행(FCB)은 SVB의 자산 1100억달러(약 144조원)와 예금 560억달러(약 73조원), 대출 720억달러 등 우량 자산만을 떼어내 사갔습니다. 국내에선 1998년 외환위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도 P&A로 팔린 금융기관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매각을 주도한 예금보험공사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저축은행들에서 부실 대출채권, 5000만원 초과 예금, 후순위채 등 부실자산은 파산재단에 넘겨 우량 자산만을 매각했습니다. 제일·예한솔저축은행(현 KB저축은행), 토마토·예한별저축은행(신한저축은행), 제일2·에이스·한국저축은행(하나저축은행), 골든브릿지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 등이 타 금융사에 팔려 새 주인을 맞았습니다. 저축은행 사업을 확장하려던 금융지주나, 경쟁 저축은행들은 P&A를 활용해 우량자산만을 가져갈 수 있었죠.
그러나 P&A가 두려운 이들도 있습니다. P&A 방식은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과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전하지 않습니다. 고용승계 의무도 없기 때문에 고위 임원 등 간부급 직원들은 불필요 인력으로 분류돼 승계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절차를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일정 부분 손실은 불가피합니다.
기존 주주들에게도 최악의 매각 방식입니다. 우량 자산과 부채를 넘긴 뒤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기존 주식 가치는 제로(0)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예보 주도 하에 매각 절차를 개시한 MG손보 역시 P&A로 팔릴 경우, MG손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앞서 JC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MG손보 인수에 나서면서 100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와 인수금융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당시 펀드에 출자한 새마을금고중앙회(300억원), 우리은행(200억원) 등 출자자(LP)들도 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6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물었다…증시 전망과 대응 전략은?
2'AI 긍정론자' 대표는 오늘도 일터가 즐겁다...창의력 높이는 사무실 고안
3‘트럼프 랠리’ 언제까지…국내 증시 박스피 벗어날까
41인 가구 월평균 소득 315만원…생활비로 40% 쓴다
5‘원화 약세’에 거주자 외화예금 5개월 만에 줄어
6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9개월 만에 하락
7국제 금값 3년 만에 최대 하락…트럼프 복귀에 골드랠리 끝?
8봉화군,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청년 농업인 유입 기대"
9영주시, 고향사랑기부 1+1 이벤트..."연말정산 혜택까지 잡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