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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살 사람 없나요?”…싸늘하게 식은 햄버거 인수대전

인수 희망자 안 보이는 버거 M&A 시장
매각가 눈높이 차이…투자심리 악화 영향
흑자전환 우선 과제…경쟁력 강화 나서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는 여러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물이 나왔지만 어느새부터 인수 희망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는 여러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물이 나왔지만 어느새부터 인수 희망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 차이와 식자재 및 인건비 상승 부담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단 해석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M&A 시장에 등장했던 매물들이 인수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검토했던 동원산업은 인수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고 버거킹도 1년 여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매각을 철회했다. 맘스터치도 매물로 나온 지 1년이 넘었지만 진전 없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대다수 매물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데에는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의 차이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맘스터치를 보유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1조원 대의 매각가를 제시했지만 올해 들어 6000~7000억원으로 몸값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버거킹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당초 버거킹의 몸값으로 1조원 대를 원한다고 전해진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올해 초 동원그룹이 단독 입찰에 나서 기대감을 모았지만 매각가 협상 과정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한국맥도날드는 매각가로 5000억원을 제시했으나 동원산업이 2000억원 전후의 가격을 제시해 이견이 컸다는 후문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경쟁력을 가지고 운영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인기를 끌지 못한 건 최근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한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의 진출 영향도 있다. SPC그룹의 쉐이크쉑,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FG코리아의 파이브가이즈, BHC그룹의 슈퍼두퍼 등 신사업으로 버거를 찾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경쟁사들이 늘어난 가운데 외식산업 자체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지난 4년간 쌓인 적자도 부담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성과를 낸 것과는 달리 2019년부터 쌓아온 누적 적자는 1478억원에 달한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로 들어가는 지급수수료와 판매·관리비가 매출총이익을 넘어서는 고질적인 적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맥도날드가 매각되기 위해서는 흑자전환과 구조개선이라는 과제를 앞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M&A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자 각 사들은 신사업을 확대해 수익원을 늘리고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꾸준히 실적이 상승 중인 맘스터치는 피자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맘스피자 매장을 내년까지 현재의 2.5배 수준인 2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버거킹도 지난해 홀로 실적이 악화한 바 있어 사업 재정비 및 브랜드 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등으로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 회복을 우선으로 하고 매각가를 낮추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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