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전 투자금 회수? …에이블씨엔씨, 새 주인 찾을까
인수 6년만 첫 배당 실시…330억원 규모
대주주 IMM PE 현금 200억원 확보 예상
기업가치 조정으로 매각 흥행 기대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가 6년 반 만에 중간배당을 실시하면서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매각을 앞두고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블씨엔씨의 매각이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고 지난해 몇 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1주당 1270원을 현금배당하는 중간배당을 결정하고 지난 4일 배당을 실시한다. 배당 총액은 330억원에 달하며 시가배당률은 13.5%, 지급일은 10월 18일이다. 이번 배당은 지난 2017년 2월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IMM PE가 같은 해 4월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뒤 결정한 첫 배당이다. 회사는 ‘주주화원 정책 차원’에서 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보에 ‘무리한 배당’이라는 시각이 뒤따르는 이유는 에이블씨엔씨가 이익을 내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재무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도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외교적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져 적자로 전환했고 이후에도 2020년, 2021년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다 지난해 3년만에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턴 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87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79억, 순이익은 46억원에 불과하다. 33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순이익을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번 배당으로 IMM PE는 약 200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가져가게 된다. 시장에서는 배당금이 IMM PE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해석한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리프앤바이를 통해 지난 2017년 에이블씨엔씨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약 4130억원을 투입했고, 총 163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지난해 9월 에이블씨엔씨 인수금융 만기일이 도래했지만 연장에 실패하며 기한이익상실사유(EOD)가 발생하게 된 상태다.
에이블씨엔씨의 매각 향방을 두고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조정하기 위해 실시한 중간 배당이라고 보기도 한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배당을 통해 몸값을 낮추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IMM PE는 지난해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지난 6월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하고 구체적인 본입찰 일정을 정하지 않고 열어둔 채 원매자들로부터 제안을 받기로 했다.
한편 중국 관광객 유입이 재개되면서 에이블씨엔씨의 실적 개선기대감이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한 관광객 급증으로 관광 상권의 매장 효율, 면세 매출이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반기는 중국의 중추절·국경절 시기 중국인 인바운드 유입 효과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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