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예요] “40만원? 차라리 사먹을래”…4인 가구 김장 비용 보니
소금·고추·생강 등 가격 급등…소금값 평년보다 72% 올라
인건비·물류비 상승에 ‘절임배추’ 가격도 상승
값싼 중국산 김치 수입 크게 늘어
대구에 사는 주부 박모씨는 이제 김치를 담그는 대신 포장 김치를 사먹기로 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에 필요한 소금과 고춧가루, 생강 등 부재료 가격이 줄줄이 올랐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도 커진 가운데 김장에만 약 40만원 이상을 지출하기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치솟은 물가 탓에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도 늘어나고 있다.
주재료 배추·소금 등 가격 상승세…중국산 김치 수입량도↑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상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김장 김치 재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6905원으로 1개월 전 5505원보다는 올랐으나 1년 전 7072원보다 2.4% 낮은 수준이다. 무 한 개 소매가격은 2522원으로 1개월 전(2407원)보다 4.8% 올랐으나 1년 전(3987원)보다 36.7% 떨어졌다. 김장 김치의 원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다.
문제는 부재료다. 굵은소금 5㎏은 1만4217원으로 1년 전 1만1195원보다 27%가량 올랐다. 평년(8249원)보다는 72%나 폭등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여파와 폭우·태풍 등으로 소금값이 널뛰고 있는 것이다.
건고추·고춧가루·생강 등의 가격 인상 폭도 큰 편이다. 건고추(600g)는 1만8394원으로 1년 전 1만6214원보다 13.4%, 고춧가루(1㎏)는 3만5986원으로 1년 전 3만1545원보다 14.1% 올랐다. 생강(1㎏)은 1만8147원으로 1년 전 8768원보다 107.6% 급등했다.
절임 배추 가격도 작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 기준 소비자 판매 가격이 5만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5000원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부재료 가격 상승에 인건비, 박스비, 택배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다.김장 비용도 매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2017년 4인 김장 비용은 도매가격 기준 25만70원이었다. 그러나 매년 상승을 거듭하면서 5년 만인 지난해에는 36만450원으로 약 44% 치솟았다. 대형마트에서 김장 재료를 사면 47만309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 물가 오름세에 상대적으로 중국산 김치 수입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김장 비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 자영업자들이 값싼 수입 김치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만6940달러로, 2021년 대비 20.3% 증가했다. 우리나라에 수입하는 김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지난해 1억6939만 달러어치가 수입돼 2021년 1억4073만 달러 대비 20.4% 증가했다. 수입량도 26만3433톤(t)으로 전년보다 9.5% 늘었다. 고물가 기조속에 국내산 김치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김치 수입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김장 물가 방어’ 마케팅 돌입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김장 물가 방어’를 위한 할인판매 행사에 돌입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지난 5일부터 전남 해남, 강원 영월산 절임배추를 20㎏ 약 4~5만원 정도로 가격이 정해졌다. 홈플러스는 12일부터 절임배추 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절임배추 수요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물량도 전년 대비 20%가량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는 이달 말부터 절임 배추를 예약판매하기 위해 가격과 물량 수급 등을 조율 중이다.
백화점도 김장철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유기농 먹거리를 전문으로 하는 올가 매장을 통해 지난 6일 절임 배추, 김치 양념소, 김장 세트, 고춧가루 등 김장 재료 4종의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예약판매 기간 2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부터 약 50일간 김장철 기획전을 하고 절임 배추와 양념장 등의 주재료를 할인 판매하기로 했고,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한 시기 김장 재료 기획 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갖 먹거리 물가가 다 오르면서 김장 물가도 상승하고 있다”며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인해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건비·물류비 까지 감안하면 절임배추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김장철을 앞두고 물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인 가구 월평균 소득 315만원…생활비로 40% 쓴다
2‘원화 약세’에 거주자 외화예금 5개월 만에 줄어
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9개월 만에 하락
4국제 금값 3년 만에 최대 하락…트럼프 복귀에 골드랠리 끝?
5봉화군,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청년 농업인 유입 기대"
6영주시, 고향사랑기부 1+1 이벤트..."연말정산 혜택까지 잡으세요"
7영천시 "스마트팜으로 농업 패러다임 전환한다"
8달라진 20대 결혼·출산관…5명 중 2명 ‘비혼 출산 가능’
9김승연 회장 “미래 방위사업, AI·무인화 기술이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