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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장기화 CJ라이브시티…킨텍스와 시너지 내려면 ‘골든타임’ 잡아야[E-마이스]

축구장 46개 규모 부지 자랑…내년 상반기 공사 재개도 장담 못해

착공 1년 6개월 만인 지난 4월 공사를 일시 중단한 CJ라이브시티 건립 현장. [사진 CJ라이브시티]

[이선우 이데일리 기자]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들어서는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 ‘CJ라이브시티’ 공사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착공 1년 반 만인 올 4월 공사를 전면 중단한 CJ라이브시티가 이달 13일 국토교통부 민관합동 PF 조정위원회에 완공기한 변경에 대한 사업 조정을 신청하면서다. 

조정위 심의, 조정합의 대상인 경기도와의 협상 등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는 물론 내년 상반기 공사 재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초 사업계획 수립 6년 만인 2021년 10월 착공에 들어간 경기북부 최대 규모(2조원) 민간 개발 사업이 또다시 장기 답보 상태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CJ라이브시티는 당초 내년으로 예상했던 완공 시점이 한없이 뒤로 밀리면서 인천 영종도에서 연내 개장하는 인스파이어 복합 리조트에 ‘국내 1호’ 아레나 타이틀도 넘겨주게 됐다.

국내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킨텍스(KINTEX)는 올 하반기 1차 개통을 앞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함께 열악한 인프라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CJ라이브시티 공사가 장기 지연되면서 시너지는커녕 3전시장 건립으로 늘어나게 될 시설 운영에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고양시 역점사업으로 2026년 말 완공 예정인 일산테크노밸리, 고양 방송영상밸리 입주기업 모집에도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사비 상승에 착공 1년 반 만인 올 4월 공사 전면 중단

CJ라이브시티는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으로 늘어난 공사비에 금리 인상으로 원활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면서 지난 4월 공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경기도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한 완공기한 연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지난 2020년 테마파크를 아레나 등 경험형 K콘텐츠 복합단지로 바꾸는 사업계획 변경은 승인했지만, 지체상금 문제가 걸린 완공기한은 배임 또는 특혜 의혹이 있을 수 있다며 연장 승인을 보류했다.

CJ라이브시티와 같은 건립비 상승 문제에 맞닥뜨렸던 킨텍스 3전시장은 조달청, 기획재정부 심의를 통해 4853억원이던 예산이 6545억원으로 1692억원(35%) 증액되면서 완공시점이 2025년에 2027년으로 연장됐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현재 공사 중단의 가장 큰 이유였던 공사비 증액 문제는 시공사인 한화 건설부문과 협의를 모두 마무리한 상태”라며 “경기도와 완공기한 연장에 대해 합리적 수준에서 합의만 이뤄진다면 언제든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시작된 CJ라이브시티 조성사업은 대화동 일산테크노밸리, 장항동 고양 방송영상밸리와 함께 킨텍스의 주변 인프라 수준을 높여줄 배후 시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축구장 46개 규모 33만㎡ 부지에 최대 2만명을 수용하는 다목적 공연시설(아레나)과 영화·드라마 스튜디오 등 다양한 K콘텐츠 체험시설이 들어서 방문객 유입은 물론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드타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족도시로 변신을 꾀하는 고양시 입장에서도 CJ라이브시티는 도시 브랜드 가치는 물론 지역을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가치와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은진 고양시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산테크노밸리, 고양 방송영상밸리가 바이오, 반도체, 스마트 모빌리티 등 새로운 지역특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조·생산, 연구개발(R&D) 중심의 산업시설인 반면 CJ라이브시티는 콘텐츠 기획, 제작 등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공간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의 범위와 규모가 훨씬 더 크고 다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시설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킨텍스 주변 인프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간 600만명이 킨텍스를 방문하지만, 체류시간과 지역 내 소비를 늘려줄 다양한 연계 시설이 없어 국내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운영에 따른 경제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양시가 올해 킨텍스와 GTX역 일대 지하공간 개발 검토에 들어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3전시장 착공에 들어가는 킨텍스 입장에서도 CJ라이브시티는 중요한 이슈다. 전시장 규모가 10만8000㎡에서 17만 8000㎡로 65% 가까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입 인구를 늘릴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킨텍스는 CJ라이브시티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 GTX 킨텍스역에서 지상으로 연결되는 출구를 킨텍스 1전시장과 CJ라이브시티 방면으로 추가 설치하기로 국토부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지연에도 기대감 여전…세계 1위 美 AEG도 직접 투자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마이스 등 업계에선 CJ라이브시티의 성공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 미국 에이이지(AEG)가 공동 운영사로 합류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런던 오투(O2) 아레나,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플라츠,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 등에서 160개가 넘는 아레나를 운영 중인 AEG는 2019년 CJ라이브시티와 합작 법인(CJ라이브시티·AEG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을 설립할 예정이다. 

AEG는 이례적으로 합작 법인에 CJ라이브시티와 대등한 비율의 지분을 직접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엔 마이클 피츠 모리스 AEG 아태 부사장이 직접 방한, 이동환 고양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용우, 홍정민 의원 등을 만나 CJ라이브시티 공사 재개 필요성과 협력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AEG가 국내 기업과 단순 컨설팅이 아닌 직접 투자와 운영을 위해 합작법인을 세운 건 CJ라이브시티가 최초”라며 “AEG 측과는 협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CJ라이브시티가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고양시 등 경기북부 지역의 산업·문화 지형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전문 공연장이 없어 체육관 등을 전전해야 하는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CJ라이브시티 아레나는 그동안 제한적이던 K컬처 열풍의 효과를 국내로 유입시키는 파이프라인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설 업계는 공정률 17%에서 공사를 중단한 CJ라이브시티가 킨텍스 3전시장이 개장하는 2027년 동시에 가동되려면 최소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공사를 재개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종합 건설사 관계자는 “전체 단지 조성은 둘째치고 아레나 완공에만 최소 30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준공허가, 시범가동 등 준비기간까지 감안하면 내년 1~3월이 최소한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 [사진 CJ라이브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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