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멸종 위기 식물을 보호하는 방법
람다256 기술로 식물이력 블록체인화 해내
한수정, ‘이력조회 스캔 시스템’ 통해 식물 종자 관심도 높일 예정

대표적인 예로 두나무·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람다256이 도입한 블록체인 기반 식물이력정보관리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시드뱅크’(종자은행)의 종자 상태와 이동 경로를 블록체인에 기입해 투명한 이력 정보를 공유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 11월 13일 국내 대표 블록체인 행사 ‘업비트 D 콘퍼런스(Upbit D Conference, UDC) 2023’에서는 박진성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실장과 변영건 람다256 부장이 연사로 나서 ‘식물이력의 블록체인화’를 위한 실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식물 다양성 보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 블록체인이 공공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생물다양성 보존의 열쇠 ‘시드뱅크’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은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자생식물 종자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시드뱅크를 운영 중이다. 영구저장시설인 시드볼트(종자금고)와 달리, 시드뱅크에 저장된 종자는 연구나 증식을 위해 수시로 활용할 수 있어 종자의 세부 정보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식물의 방대한 라이프 사이클(생애주기)을 일일이 추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나의 종자가 식물로 성장해 대규모 증식을 하기도 하지만 기업, 임·농가, 연구기관 등에 분양돼 연구에 활용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식물의 이력정보는 위·변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져 ‘정보 투명성 확보’와 ‘데이터 신뢰성’ 확보책 마련이 필요하다. 박 실장은 ”신뢰성을 가진 식물이력정보는 식물 유전 자원 보존의 첫걸음”이라며 정확한 식물이력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식물이력 블록체인화로 데이터 투명성 높인다
한수정은 데이터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라는 난제를 해결해줄 단서를 ‘블록체인’ 기술에서 찾았다. 단계별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데이터 조작을 방지할 수 있고, 대중에게도 공개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공분야에서는 이미 농림축산식품부의 ‘축산물이력관리 시스템’과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 등 투명한 이력관리 시스템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나무와 한수정은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식물이력정보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민간 클라우드에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고, 람다256의 친환경 블록체인 루니버스 BaaS를 활용해 '식물이력의 블록체인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종자 고유성 강조하는 식물 ID ‘시드 바운드 토큰’
시범사업을 통해 나타나는 식물이력관리는 종자 관련 각종 데이터를 나타내는 ‘뱅크시드NFT'와 ‘분양시드NFT'라는 개념이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종자가 시드뱅크에 저장되기 전까지는 레거시 시스템(기존 시스템)에서 관리되다가, 시드뱅크에 저장되는 순간 ‘뱅크시드NFT’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뱅크시드NFT에는 종자의 뱅크관리ID, 과명, 속명, 관리기관, 발아율 등 주요한 메타데이터(데이터에 관한 속성정보)가 선별돼 기록된다. 이후 종자가 분양되면 ‘분양시드NFT'를 발행, 분양 이력이 블록체인으로 관리되는 구조다.

박 실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기존 레거시 시스템에서 표현이 어려웠던 족보와도 같은 거미줄 형태의 종자와 식물의 이력 관리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정은 향후 종자 정보를 국민 누구나 조회할 수 있도록 ‘이력 조회 스캔 시스템’을 오픈해 자생 식물 종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일 방침이다. 또 흩어져 있던 식물 종자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합하고 식물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해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의 새로운 미래 가능성을 제시한 이번 프로젝트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실적 쇼크’ 전망에 흔들린 하이브, 주가 7%대 급락
2청정 생산 호주 포도, 매년 12월부터 5월까지 국내 판매
3코스피 2,310선 후퇴…관세 불확실성에 외인·기관 '팔자'
4 이재명, 대표직 사퇴…이르면 내일 대선출마 선언
5올해 배민라이더 월급 예상치 414만원...전년 대비 11% 올랐다
6원/달러 환율, 1,486원…美 관세 불확실성에 금융위기 수준 근접
7증권업 기업금융 개편안 발표…발행어음·IMA 통해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8NH투자증권, 쿼타랩과 ‘주식 연계 보상’ 솔루션 협력 체결
9 원/달러 환율, 장 초반 1,487.3원까지 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