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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60년 오너 경영' 마침표

한앤코, 주식 양도 소송 승소 확정
“조속한 경영 정상화…맡은 업무 최선”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이 6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법원판결에 따라 한앤코는 남양유업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종료됐으나, 홍원식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정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남양유업 정상화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남양유업 경영권, 60년 만에 사모펀드 손에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홍두영 창업자가 1964년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기업이다. 우유업계에서 서울우유 다음으로 줄곧 2위 자릴 유지했다가 각종 논란으로 시장점유율도 하락한 비운의 기업이란 평가다. 국내 기술로 만든 남양분유를 비롯해 맛있는 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의 인기 상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홍원식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2003년 회장에 올랐는데, 2010년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남양유업 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았다.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건이 알려지며 전국적인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홍원식 회장의 경쟁 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 창업자 외손녀인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으로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코너에 몰렸다. 

급기야 2021년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하면서 이른바 ‘치명상’을 입었다. 이에 홍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는데, 같은 해 9월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한앤코가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며 2021년 8월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1·2심 재판부는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으며, 이날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려 경영권 분쟁은 종료됐다. 

한앤코는 지난 2021년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한앤코가 기존 남양유업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우유업계에선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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