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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테슬라’ 자율운항선박, 해운업계 지형도 바꾼다 [스페셜리스트 뷰]

자율운항선박 상용 운항 대비 본격 경쟁 돌입
주요 기술 외산 장비에 의존… 항해통신장비 국산화 절실

'바다 위의 테슬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진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 총괄사업관리팀장] ‘바다 위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는 자율운항선박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MASS) 기술은 해운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해운업계의 중요한 화두다. 자율운행 자동차가 레이더나 라이더, 위치정보시스템(GPS) 그 외 다양한 센서를 통해 자율운행을 하듯, 자율운항선박도 레이더와 GPS 신호, 선박자동식별장치 등이 연동돼 수초 간격마다 배의 위치를 재조정하게 된다. ‘망망대해에서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전 세계 해운업계는 자율운항
선박 기술의 고도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운항 시 해상 조건에 영향을 덜 받고 노령화되는 인력난
에 대비할 수 있으며, 열악한 해상 근무 여건을 육상에서 대신할 수 있어 해상 물류에 혁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세계 
조선 강국으로 평가받는 한국 기업들이 이 시장을 노리는 이유다.

올해 런던에서 자율운항선박 국제협약 채택 논의 

2017년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time Organization·IMO)는 제98차 해사안전위원회(Maritime Safety Committee·MSC)에서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선박 기술개발과 자율운항선박 출현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덴마크·일본·영국·미국·한국 등 9개 회원국의 요청으로 기존 협약에서 신기술 적용을 방해하는 규정을 식별하는 규정식별작업에 착수했다. 

2018년 5월, 제99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는 규정식별작업과 함께 향후 도래하게 될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첫 준비로 ‘자율운항선박 시범 운항을 위한 임시지침서’(Interim Guidelines for MASS Trials)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 제101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 개발을 완료했고, 2021년 제104차 위원회에서는 제105차부터 MASS 협약(Code) 개발을 정식의제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2022년 제106차 회의에서 실질적인 협약 개발 작업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2023년 제107차 회의
를 거쳐 2024년 런던에서 개최되는 제109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 비강제 자율운항선박 협약 지침 개발을 완료하고, 
자율운항선박 국제협약을 본격적으로 채택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2025년 제110차에서 강
제화 작업 및 승인 준비와 기존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 개정을 거쳐, 2026년 제111차 회의에서 강제 협약 채택을 하고
2028년 1월 1일 강제 협약 발효를 준비하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부분 자율운항선박(Partially Autonomous Ship)과 완전 자율운항선박(Fully Autonomous Ship) 시장으로 구분하고 있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의 ‘2020-2030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완전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2020년 9억9661만 달러(약 1조3300억원)로 평가했다. 2030년까지 109억4985만 달러에 도달하여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은 2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켓 쉐어 애널리시스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시장 규모를 이보다 더 높게 전망했다. 2024년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는 83억9000만 달러로 예측 기간 중 성장률 8.39%를 기록하고, 2029년에는 121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분석 시점, 분석 기관에 따라 시장 규모 예측이 약간 차이가 있지만, 2030년까지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2023년 5월 해양수산부 및 국내 연구개발 기관이 IMO 런던 본부에서 한국의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사진 해양수산부]
 
세계 각국 국제협약 발효 대응 준비에 여념 

자율운항기술 선도국 노르웨이는 2020년 8월 자국 해역에서 운항할 레벨 3∼5의 자율운항 선박에 적용할 지침을 마
련했다. IMO는 자율운항 수준을 1~4레벨로 구분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다른 기준을 사용하기도 한다.

영국은 산업계·학계 및 규제기관으로 구성된 자율운항선박 규제 작업반인 ‘무인선 규정 연구 그룹’(MASRWG)을 통해 2017년 11월 ‘자율운항시스템의 설계·건조 및 운전을 위한 지침서’를 처음으로 발표했고, 2021년 12월 기준으로     
5판까지 개정한 상태다. 핀란드는 2018년 7월부터 선주들에게 당직 및 최소 선박 인원 요건을 면제해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2019년 2월부터 자국 해역에서 원격도선을 허용했다. 

한국 정부도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30년까지 추진할 주요 과제를 담은 ‘자율운항선박 분야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2021년 10월에 제시한 바 있다. 자율운항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시범운항 및 실증을 위한 법적 근거를 위해 2022년 8월에 ‘자율운항선박 개발 및 상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했고, 2023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입법을 준비 중이다. 또한 각국 주요 선급도 자율운항선박 규칙을 개발하기 위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 정부 KASS 프로젝트 알리려 동분서주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2030년을 전후해 ‘바다 위의 4차 산업혁명’, ‘바다 위의 테슬라’라고 평가받는 자율운항선박 상업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기술개발 노력과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 게 국제협약과 기술표준 선도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율운항선박 국제협약 채택과 발효를 앞둔 시기에 국내에서 개발 중인 기술과 실증 내용을 바탕으로 한 국제사회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2023년 5월 열린 제107차 MSC 기간 해양수산부 및 국내 연구개발 기관이 IMO 런던 본부
에 집결했다. 한국의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KASS 프로젝트)의 내용을 소개했다. KASS 프로젝트에는 정부출연
금 1196억원이 투입됐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을 홍보해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
한 현재 항행, 비상대응, 원격운용 등을 포함 자율운항선박 협약 지침의 총 35개 장 중 13개 분야의 문서 개발에 참여
하고 있다.

향후 진행될 해사안전위원회와 국제협약 채택 과정에도 공동 심포지엄과 홍보전시회를 통해서 국제 사회에 지속해서 참여해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협약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기여를 할 계획이다. 

위 심포지엄에 이어 세계 3대 국제 선박 박람회인 노르웨이 해양 무역 박람회 ‘노르쉬핑(NOR-Shipping) 2023’에 참가해 한국형 자율운항 기술에 대해 홍보를 추진했다. 2024년에는 함부르크 조선해양박람회 SMM 2024에도 참여하여 지속적인 홍보를 수행할 계획이다. 

울산시 동구 일산동 고늘지구에 있는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 추진하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의 실증을 위해 건립됐다. [사진 연합뉴스]

북유럽 vs 아시아 기술 개발 승자는…

현재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는 크게 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 등의 북유럽 지역과 한·중·일 아시아로 구분된다. 복잡한 해안선과 도서 지역으로 이루어진 노르웨이, 덴마크 등과 같은 북유럽 지역 국가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 기술개발에 나섰다.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연안 도서 지역을 운항하는 차도선이나 페리, 중소형 컨테이너 화물선 등을 위주로 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야라 프로젝트’(YARA Project)다. 비료제조 회사인 야라 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가 협력하여 비료 운반 트레일러 운송 수단을 대체할 목적으로 120TEU급 전기 추진 기반의 자율운항 컨테이너 선박 야라 비르셸란(Yara Birkland)호를 개발했다. 2016년부터 트론하임에 구축해 운영 중인 시험장에서 2022년 시험 운항을 시작하여 2024년 노르웨이 해사청(NMA)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세계 최초 자율운항선박 시험장인 트론하임 피요르드 시험장(Trondheims Fjorden Test Area for Autonomous Ships)은 콩스버그 시텍스(Kongsberg Seatex) 등 5개 기업과 노르웨이 정부 기관의 협력을 통해 2016년부터 MASS의 개념연구 및 시험운항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1874년부터 노르웨이 해안 도시 크리스티안순 도서 연안을 운항하는 페리를 원격제어 기반 자율운항선박으로 개발하는 ‘순보튼(Sundbåten)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 개발되는 페리는 원격제어를 통한 자율항해로 운항한다. 운항 중에는 선장이 승객 응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선원의 감소 효과를 가지게 된다.

덴마크도 해사청 주도로 연안 도서를 운항하는 무인 자율운항 하버 버스(Harbour bus)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2022년 12월 실증을 마쳤다.

판란드는 '원 시'(One Sea) 프로젝트를 통해 야콘메리 시험장(JaakonmeriTest Area)을 구축하였다. DIMECC(Digital, Internet, Materials & Engineering Co-Creation) 등에서 운영하는 MASS 테스트 해역으로, 겨울철에는 빙해 조건에서의 테스트도 가능하다. 17.85km x 7.10km 규모를 자랑한다. 

영국은 메이플라워호의 역사적인 대서양 횡단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IBM과 프로메어(ProMare)가 2016년부터 기획하여 공동 개발한 MAS호(Mayflower Autonomous Ship)가 2022년 6월에 영국 플리머스항에서 출발하여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항까지 성공적으로 자율운항을 마쳤다.


일본은 해운 인력의 심각한 고령화를 대비하고, 수많은 도서 지역 해상 교통 유지를 위해 선박 무인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일본재단(The Nippon Foundation)의 주도로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국 내 화물 수송 연안 선박을 자율운항선박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메구리(MEGURI) 204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국의 내수 선박과 항해통신 장비 개발 기업으로 연구개발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과의 시장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선점하려면 외산 장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중국은 교통운수부 주도로 300TEU급 자율운항 컨테이너선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상용화를 위한 실증 중이다. 

싱가포르는 스마트 자율운항선박(Smart Maritime Autonomous Vessel·SMAV)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운항·충돌탐지 및 회피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이를 예인선에 탑재해 2020년 4월 싱가포르 해역에서 해상 실증을 마쳤고, 2021년 9월에 미국 선급인 ABS에서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미국 선박 회사 브런스윅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자율운항선박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와 함께 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현대 기술 개발 주도

한국에서는 정부 주도 산·학·연 컨소시엄 기술 개발사업 ‘KASS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있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현대 등의 기업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KASS프로젝트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연구와 실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네 가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능항해시스템 ▲기관 자동화시스템 ▲실증기반 및 절차 ▲운용 기술 및 국제표준화 개발로 총 13개의 세부 기술개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조선 3사를 비롯한 연구소, 중소·중견기업 및 대학을 포함해 51개 기관이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각 사업에서 개발하는 시스템과 알고리즘은 울산시 고늘지구에 마련된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와 해상 테스트
베드 시험선 ‘해양누리호’에 설치됐다. 2023년부터 울산 해역에서 본격적인 실해역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자율운항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 검증을 위해 가상환경 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기반 검증 테스트베드 시스템(Stimulation based Test for Autonomous Ships·S-TAS)을 구축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운항 상황을 모사해 실해역 시험장에서 재현하기 어렵고 위험한 실증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해양누리호와 성능실증센터는 추가적인 시스템 탑재와 인터페이스, 시험해역 관리를 위한 레이더 통합관제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KASS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개발되는 각종 자율운항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탑재하여 실증할 수도 있다.

또한 팬오션에서 발주해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중인 1800TEU급 컨테이너선을 실증선으로 선정하여 본 사업의 개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해당 실증선은 올해 인도가 완료되어 KASS 사업 연구진들이 국제 항해 중 실증을 통해 개발 기술을 검증하고, 기록을 쌓아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조선업계 최초로 우리나라와 남중국해를 잇는 구간에서 선박 자율운항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지난해 7월 6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관계자가 충돌회피 항로를 항해사에게 설명하는 모습.[사진 삼성중공업]

지능항해 시스템 분야 선점 위한 경쟁 치열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기술 분야가 있다. 선박이 완전 무인화가 되기 위해서 
운항자율화가 요구되는데, 이를 위한 핵심기술이 지능항해 시스템이다. 

지능항해 시스템은 사람의 눈 역할을 하는 상황인식 시스템(Intelligent Situational Awareness System·iSAS)이 
통항(배가 어떤 곳을 통해 다닌다는 뜻) 상황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자율항해 알고리즘이 이를 판단하고 디지
털 브릿지(브릿지는 전체 선박을 지휘하는 공간을 말함)는 항해 경로와 속력 조절을 명령해 자율적으로 운항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지능항해 시스템에서 중요한 핵심기술은 상황인식 시스템인데, 레이더·라이다·카메라와 같은 센서를 활용해 선박 주변 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분석해 충돌 및 사고 위험성을 판단한다. 최근 카메라의 성능이 향상돼 영상 기반의 
상황인식 기술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상황인식을 위해 요구되는 보다 세부적인 기술로는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꼽는다. 이 외에도 센서 데이터에 의한 해상 객체를 자동 탐지하고, 식별 알고리즘 및 인공지능 기반 물체의 움직임 추정과 충돌 위험 평가 등이 있다.

KASS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상황인식시스템은 해양누리호와 실증선에 탑재되어 해상 상황 정보를 수집하고 해당 정보를 선상과 육상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iSAS 에서 수집한 정보는 디지털브릿지를 통해 자율항해 알고리즘(Navigation Expert for MASS Operation·NEMO)에 전달된다. NEMO는 선장을 대신해 이런 정보를 통해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선박이 운항할 수 있게 판단한다. 디지털브릿지는 이로부터 엔진과 방향타를 스스로 제어해 자율적인 운항을 가능케 한다. 

자율운항선박이 대양을 안전하게 횡단하기 위해서는 충돌회피 기능인 자율항해뿐만 아니라 고장 예측, 사전 예방정비 등을 바탕으로 한 기관 시스템이 자동화되어야 한다. 고장진단 및 예측시스템은 한국선급 주관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한국기계연구원·포스에스엠·HMM오션서비스·대우조선해양 등 13개 기관이 참여해 기술 개발을 수행했다. 엔진·발전기·펌프·청정기·배관 등 5종의 주요 장비를 대상으로 고장의 원인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체계도를 만든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크기대로 고장모사 실험을 통해 고장난 데이터를 획득해 인공지능 학습모델 데이터를 생산하였다. 실제 장비를 대상으로 고장모사 실험을 수행하여 고장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전 세계 최초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선내 선원과 육상 관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개발되었다. 고장 진단 및 예측시스템은 한국해양대 실습선과 실제 상선에 탑
재해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에스에이에스’(Samsung Autonomous Ship·SAS)를 개발해 예인선과 목포해양대 실습선인 세계로호에 탑재해 자율운항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2022년 목포에서 독도 노선에 대한 해상 실증을 수행한 바 있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Avikus)를 통해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2.0’(HiNAS 2.0, Hyundai Intelligent navigation Assistant System)을 개발해 소형 레저보트와 LNG 운반선을 대상으로 자체 해상 실증을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항해 중 기관사와 갑판원의 역할을 대신 수행할 수 있는 일명 AI 기관사라 불리는 통합상태진단솔루션(Hyundai Intelligent Condition based Maintenance System·HiCBM)과 통합안전관제솔루션(Hyundai Intelligent Camera Based Alarm Monitoring System·HiCAMS) 개발과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선박 솔루션 HS4를 2022년부터 자체 시험선 한비(HAN-V)호를 활용하여 육상관제센터(Hanwha Smartship Solution & Service·HS4)로부터 원격제어·경로추종·데이터통신·충돌회피 등을 포함한 자율운항 기술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 기업과 기관들. [자료 제공 최진 박사]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 위한 선박용 장비 국산화 시급

KASS 프로젝트 및 조선 3사는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있다. 하지만 선박용 항해통신 장비와 솔루션 간의 원활한 인터페이스와 국산화 기반 통합 솔루션 제공을 위해서는 현재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중요 장비의 국산화가 절실하다.

일반적으로 외산 장비 업체에서는 자사 장비간 고유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패키지 형태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외산 장비 판매 전략으로 인해서 국내에서 자율운항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개발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시스템(선내플랫폼 연동, 자율항해, 육상원격제어 연동 등)에 최적화되고 호환 가능한 항해통신장비 국산화가 필요하다.

자율운항선박은 조선업계에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도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하고, 개발 기술의 홍보와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협력과 지속적인 실증으로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처럼 현재 국내 조선·해운 시장은 기술 개발과 더불어 관련된 국제적 규제 및 표준에 대응하여 자율운항선박 도입으로 인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때다.

최진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 총괄사업관리팀장

최진 팀장은_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지능형선박연구본부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해양사고분석·함정개념설계·손상안전성해석·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 기획 업무 등을 수행했다. 2020년부터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 총괄사업관리팀장으로 파견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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