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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국민 플랫폼’ 각축전, 승부 끝났다

[IT·전자 ‘라이벌’ 대전]②
네이버·카카오 나란히 ‘역대 최대매출’…일상 파고든 플랫폼
모든 사업 지표서 네이버 ‘압승’…카카오 영업이익 되레 하락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사장·왼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로 ‘맛집’을 찾고, 이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해 약속을 잡는다. 네이버 지도로 최적의 경로를 검색하고, 카카오T를 통해 택시를 불러 이동한다. 가는 길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웹소설을 보며 지루함을 달랜다. 친구와 식사하며 나눈 흥미로운 얘기를 네이버 검색을 통해 찾으면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본다.

네이버·카카오는 ‘국민 플랫폼’으로 불린다. 네이버는 검색 기능으로, 카카오는 메신저 서비스로 이 같은 지위를 구축했다. 네이버는 관계사 라인(LINE)을 통해, 카카오는 포털 다음(Daum)을 품으면서 서로의 주력 분야에서 ‘직접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상 국내에선 이미 승부가 끝났단 평가가 나온다. 다음의 영향력은 네이버와 이미 ‘비교 불가’ 정도로 축소했고, 라인 역시 해외 성과와 달리 국내만큼은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각자의 주력 서비스 분야를 평정한 뒤, 사업 영역을 금융·모빌리티·콘텐츠·커머스 등으로 순차 확대했다. 정보기술(IT)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핵심 서비스에선 다소 차이가 나타나지만, 사업 구조는 매우 유사하다. 실제로 양사의 주된 매출원은 광고 수익으로 같다. 네이버·카카오가 국내 플랫폼 산업계 대표적 ‘라이벌’(Rival·서로 겨루는 맞수)로 불리며 비교선상에 자주 오르는 이유다.
네이버 vs 카카오…‘국민 플랫폼’ 각축전, 승부 끝났다

네이버, 대다수 지표 ‘우위’…카카오, 사용자 수 ‘선전’ 

네이버·카카오의 2023년 성적은 어땠을까. 매출·영업이익은 물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까지. 네이버가 모든 면에서 카카오보다 높은 성적표를 써냈다. 해외 사업에서도 네이버는 IT 기술력을 기반으로 점차 영역을 확장 중이다. 그러나 카카오는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플랫폼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모델을 기반으로 B2B 영역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카카오는 여전히 차세대 모델을 대외에 공개하지 못했다.

다만 플랫폼의 영향력과 직결되는 사용자 수 측면에선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높은 성적을 나타냈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카카오톡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554만명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앱은 이 기간 4316만명에 그쳤다. 사용 시간 역시 카카오톡이 약 5억5000만을 기록했지만, 네이버는 약 3억7000만으로 나타났다.

IT업계 관계자는 해당 결과를 두고 “조사가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조사돼 PC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네이버의 일부 수치가 반영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앱 사용자 수가 모바일 환경에 강점을 지닌 유튜브·카카오톡에 밀린 모습이지만, 국내 검색 시장만 두고 보면 여전히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인다는 견해다.

실제로 아이지에이웍스 ‘인터넷·브라우저 앱 업종’ 사용자 수 조사에서 네이버는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점유율 평균치 86.4%를 써내며 국내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크롬 70.3% ▲구글 64.1% ▲다음 16.9%로 조사됐다. 또 네이버 이탈률 평균은 11.0%에 그쳤지만, 다음은 22.7%로 집계되기도 했다.

네이버 제2사옥 1784 외관 전경(왼쪽)과 카카오 판교 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 각 사]

사업 부문별 실적은?

네이버·카카오 모두 2023년에 ‘역대 최대’ 매출을 써내며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양사의 사업 규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21년 3분기 카카오(1조7408억원)가 네이버(1조7273억원)의 매출을 앞지른 때도 있었지만, 이 같은 이변은 이제 나타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네이버의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9조6706억원이다. 반면 카카오는 8조1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네이버는 1조4888억원을 써냈지만, 카카오는 5019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16% 정도로 비교적 차이가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에선 3배 정도로 격차가 벌어진 모습이다.

사업 구조가 비슷하다는 건 국내외 광고 시장 호·불황 등 외부 요인에 대한 영향도 유사하단 의미다. 양사의 수익성 성과는 그런데도 크게 엇갈렸다. 네이버는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4% 각각 상승했다. 반면 카카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15.4%로 ‘IT 기업다운’ 수익성을 보였지만, 카카오는 6.2%로 ‘제조업 수준’까지 떨어졌다.

양사의 사업 영역이 유사해 전체 실적만으로도 ‘지난해 장사를 더 잘한 기업’을 꼽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네이버는 사업을 ▲서치플랫폼(광고) ▲커머스 ▲핀테크(페이) ▲콘텐츠(웹툰·스노우) ▲클라우드 등으로 나누고 있다. 카카오는 사업 부문을 크게 ▲플랫폼 ▲콘텐츠 영역으로 구분해 발표한다. 카카오 플랫폼 사업 부분에는 ▲카카오톡 광고 ▲커머스 ▲다음 ▲모빌리티 ▲페이 ▲클라우드 ▲블록체인 ▲카카오프렌즈 등이 포함된다.

카카오의 ‘플랫폼 실적’과 네이버의 ‘서치플랫폼·커머스·핀테크·클라우드’ 부문의 합산 매출을 살펴보면, 직접 경쟁 구도에 있는 대다수 사업을 비교할 수 있다. 카카오 ‘플랫폼 사업 매출’과 네이버의 ‘플랫폼 영역의 합산 매출’ 차이는 지난해 분기별로 2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양사는 구체적으로 지난해에 이 부문에서 ▲1분기 1조8690억원·9650억원(이하 네이버·카카오 순) ▲2분기 1조9880억원·9870억원 ▲3분기 2조100억원·1조230억원 ▲4분기 2조710억원·1조1220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네이버(왼쪽)와 카카오 로고. [제공 각 사]

양사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1분기 4110억원·7760억원(이하 네이버·카카오 순) ▲2분기 4200억원·1조540억원 ▲3분기 4350억원·1조1310억원 ▲4분기 4660억원·1조490억원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영역과 달리 카카오가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다만 양사의 콘텐츠 사업 영역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계열사로 보유 중이다. 카카오 콘텐츠 사업 부문 매출 중 분기별로 1000억원 안팎이 ‘게임 사업’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카카오는 또 2023년 2분기부턴 SM엔터테인먼트 성적도 연결 실적에 인식시키고 있다. SM엔터를 통해서도 분기별 2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콘텐츠 부문에 추가된다. 반면 네이버는 게임·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직접 영위하고 있지 않다.

양사의 콘텐츠 사업 중 직접 비교가 가능한 부문도 있다. 웹툰·웹소설 사업은 양사 모두 비슷한 구조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웹툰의 2023년 매출은 ▲1분기 3530억원 ▲2분기 3700억원 ▲3분기 3800억원 ▲4분기 4010억원으로 각각 집계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와 일본 시장에서 웹툰·웹소설 사업을 영위하는 ‘픽코마’ 사업을 묶어 스토리 부문으로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 스토리 부문의 2023년 매출은 ▲1분기 2290억원 ▲2분기 2310억원 ▲3분기 2490억원 ▲4분기 2130억원이다. 웹툰·웹소설 사업 부문에서도 네이버가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오랜 시간 투자한 AI·디지털 트윈 등의 첨단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 다양한 사업 성과를 만들고 있다. 또 생성형 AI 기술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세계에서도 드문 기술 기업”이라면서도 “카카오는 간헐적으로 AI 개발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해외 사업 역시 모빌리티 분야에서 일부 성과가 있지만 네이버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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