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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린 日‧동결한 美…‘울퉁불퉁 물가’ 고민 깊어진 한은

“日‧美주요국의 통화정책 차별화 가시화”
韓,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낮아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왼쪽부터)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일본과 미국 등 주요국이 잇따라 3월 통화정책방향을 공표했다. 일본은행(BOJ)은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가다, 미국 연준의 금리 향방이 확인된 6월 이후 금리 수준을 낮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올해 3월 미국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FOMC 위원들은 연내 3회 금리인하 전망은 유지했으며, 올해 최종 금리 수준을 4.6%로 제시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도 예고했다. 그는 “금리가 정점 수준”이라며 “올해 어느 시점부터는 정책 전환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19일 일본은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일본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책 금리를 기존 -0.1%에서 0~0.1%로 인상했다. 금리 인상의 이유는 치솟는 물가와 임금 상승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1982년 이후 가장 높았다.

21일에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주요국의 금리 정책 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최 부총리는 “최근 일본은행과 미국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가시화되는 상황”이라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관계기관 간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국이 잇따라 통화정책방향을 공표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3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쉬어간다. 이후 4월 12일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4월에도 역시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하곤 있지만 그 경로가 ‘울퉁불퉁’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 섣부른 금리 인하를 경계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금통위 이후 이 총재 또한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금통화위원회 위원은 아직 금리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앞서 1월 2.8%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뒤 2월 3.1%로 다시 3%대에 올라섰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도 고려할 요소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연 3.50%로, 한·미 기준금리는 역대 가장 큰 2%p 차이다. 이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독자적으로 금리를 내리면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금리 차이가 지금보다 더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나 환율 상승이 뒤따를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 움직임을 살핀 뒤, 기준금리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 이후 간담회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하거나 분위기가 잡히면 각국이 차별화된 정책을 할 수 있는 룸이 커진다”고도 말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피봇’(통화정책 전환)은 올해 하반기는 돼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인 오는 6월 이후의 금통위부터 연말까지 2~3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서 “기본 전망은 7월‧10월‧11월 등 3회 인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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