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카드사 건전성 ‘빨간불’…부실여신, 1년 새 37% ‘쑥’
[내우외환 카드사] ①
부실여신 규모 신한카드 가장 커…최고 증가율은 BC카드
연체율 2022년부터 오름세…금감원 “부실여신 수시 상각하라”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부실여신) 잔액이 1조4900억원을 넘어섰다. 1년 만에 37% 넘게 불어나 카드사의 부실 위험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체율도 지난 10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금융당국에서 부실한 채권들을 상각하라는 조처까지 나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부실여신(채권) 잔액은 1조9095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 1조3890억9300만원보다 37.47%나 증가한 규모다.
부실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뜻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 가운데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한 마디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금융사인 셈이다.
현대카드 제외 모든 카드사 부실여신 증가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부실여신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부실여신 잔액이 5148억33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3627억2900만원 대비 41.93% 증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한계 차주들이 많이 생기는 상황에서 신한카드를 비롯한 2금융권 전반에서 여신 공급을 함부로 줄일 수는 없었다”며 “건전성 관리와 유동성 공급은 ‘양날의 검’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부실여신 잔액이 3206억4500만원으로 신한카드의 뒤를 이었다. 롯데카드 또한 부실여신 규모가 전년 2074억400만원에 비해 54.6% 늘어났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및 경기침체 등 경제 상황이 나빠짐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채무불이행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국민카드(2900억8000만원), 삼성카드(2457억3600만원), 우리카드(1635억300만원), 하나카드(1452억3900만원), 현대카드(1424억8600만원), BC카드(869억9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BC카드의 경우 1년 새 587.19%의 매우 높은 부실여신 증가율을 보였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보수적인 채권 분류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일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이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대출 건은 담보성 대출이자 당사가 1순위 권리를 갖고 있어, 연내 정상적으로 회수되고 관련 비율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현대카드는 카드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2022년보다 지난해 부실여신 잔액이 줄어들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에 2023~2024년 대외 환경이 어려워질 것을 예측해 건전성 중심의 보수적인 경영에 돌입했다”며 “당기순이익 확보에 주력해 온 타사와는 조금 다른 경영 전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부실여신 비율도 올랐다…연체율도 10년來 최고
카드사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부실여신의 비중도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3%로 전년 0.79%보다 0.44%포인트(p) 올랐다. 이 부실여신비율 또한 부실여신 잔액처럼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상승했다.
연체율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카드사들의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대환대출 포함)은 1.63%로 전년 1.20%보다 0.43%p 상승했다. 그간 카드사 연체율은 1.38%(2018년)→1.35%(2019년)→1.17%(2020년)→0.97%(2021년) 꾸준히 하락하다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연체율(1.63%)는 10년 전인 2014년 말 1.56%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토록 지속 지도할 것”이라며 “여전채 발행시장 동향과 여전사 유동성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힘쓰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3월 25일 금감원은 카드사 8곳과 대형 캐피탈사에 수시 상각 계획을 보고하라고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각은 손해가 일어난 부실여신을 수익에서 차감하는 것이다. 손익계산서상 손익 범주에 포함되며 이익에서는 공제된다. 상각되는 채권이 늘어날수록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업계에선 이미 분기마다 상각이 시행되고 있는데, 금융당국에서 수시 상각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부실여신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위험한 수준은 절대 아니다”라며 “카드사들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상황임에도 당국이 수시 상각을 요청해 부실하다는 프레임이 씌워질까 다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이번 수시 상각 요청에 대해 강제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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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부실여신(채권) 잔액은 1조9095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 1조3890억9300만원보다 37.47%나 증가한 규모다.
부실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뜻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 가운데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한 마디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금융사인 셈이다.
현대카드 제외 모든 카드사 부실여신 증가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부실여신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부실여신 잔액이 5148억33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3627억2900만원 대비 41.93% 증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한계 차주들이 많이 생기는 상황에서 신한카드를 비롯한 2금융권 전반에서 여신 공급을 함부로 줄일 수는 없었다”며 “건전성 관리와 유동성 공급은 ‘양날의 검’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부실여신 잔액이 3206억4500만원으로 신한카드의 뒤를 이었다. 롯데카드 또한 부실여신 규모가 전년 2074억400만원에 비해 54.6% 늘어났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및 경기침체 등 경제 상황이 나빠짐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채무불이행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국민카드(2900억8000만원), 삼성카드(2457억3600만원), 우리카드(1635억300만원), 하나카드(1452억3900만원), 현대카드(1424억8600만원), BC카드(869억9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BC카드의 경우 1년 새 587.19%의 매우 높은 부실여신 증가율을 보였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보수적인 채권 분류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일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이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대출 건은 담보성 대출이자 당사가 1순위 권리를 갖고 있어, 연내 정상적으로 회수되고 관련 비율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현대카드는 카드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2022년보다 지난해 부실여신 잔액이 줄어들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에 2023~2024년 대외 환경이 어려워질 것을 예측해 건전성 중심의 보수적인 경영에 돌입했다”며 “당기순이익 확보에 주력해 온 타사와는 조금 다른 경영 전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부실여신 비율도 올랐다…연체율도 10년來 최고
카드사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부실여신의 비중도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3%로 전년 0.79%보다 0.44%포인트(p) 올랐다. 이 부실여신비율 또한 부실여신 잔액처럼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상승했다.
연체율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카드사들의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대환대출 포함)은 1.63%로 전년 1.20%보다 0.43%p 상승했다. 그간 카드사 연체율은 1.38%(2018년)→1.35%(2019년)→1.17%(2020년)→0.97%(2021년) 꾸준히 하락하다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연체율(1.63%)는 10년 전인 2014년 말 1.56%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토록 지속 지도할 것”이라며 “여전채 발행시장 동향과 여전사 유동성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힘쓰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3월 25일 금감원은 카드사 8곳과 대형 캐피탈사에 수시 상각 계획을 보고하라고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각은 손해가 일어난 부실여신을 수익에서 차감하는 것이다. 손익계산서상 손익 범주에 포함되며 이익에서는 공제된다. 상각되는 채권이 늘어날수록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업계에선 이미 분기마다 상각이 시행되고 있는데, 금융당국에서 수시 상각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부실여신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위험한 수준은 절대 아니다”라며 “카드사들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상황임에도 당국이 수시 상각을 요청해 부실하다는 프레임이 씌워질까 다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이번 수시 상각 요청에 대해 강제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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