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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아저씨 “공매도 특권 깨고 금투세 폐지 선행돼야” [이코노 인터뷰]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 인터뷰 ①
"금투세 도입 시 개미 매도세…코스피 1500선까지↓"
금투세 개미들만 손해보는 구조…자국민 세 부담 커져
"공매도 카르텔 척결…주식 시장 환경 개선해야"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전도사, 일명 ‘배터리 아저씨’라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 배터리 아저씨 "공매도 특권 깨고 금투세 폐지 진행돼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내용을 제대로 알면 개인 투자자 그 누구도 해당 방안을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연일 고점을 높이는 미국과 일본 증시처럼 K-증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금투세가 도입되면 다시 하락장이 찾아올까 우려됩니다.”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전도사, 일명 ‘배터리 아저씨’라 불리는 박순혁 작가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금투세 폐지’가 선행돼야 국내 주식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증시에 '찬물'…금투세 폐지 총선 결과에 달렸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금투세'가 증권가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다. 당초 2023년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존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의 이중과세라고 비판 받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여야 간 논의를 통해 시행을 일단 2년 유예했다.

주식시장에 힘을 불어 줘 증시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소득세법 개정도 필요한 상황에서 오락가락하는 조세 제도로 인해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에 이은 총선용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박 작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 정보를 바로 잡기 위해선 ‘금투세 폐지’와 같은 제도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작가의 주요 요점은 이렇다. 금투세 도입 취지는 모든 주식투자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공정 과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모펀드 등 특정 카르텔의 이권을 챙겨주는 법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금투세의 경우, 개인은 과표 3억원까지의 금액은 20%, 3억원 초과 금액은 25%로 과세하는 반면 법인은 2억원 이하까지는 10%, 2억원을 초과해도 20%다.

“금투세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소득이 있는 곳은 과세한다’는 조세 대원칙 아래 도입됐죠. 그러면 개인소득도 세금을 내고, 법인소득도 세금을 내야 되는데 지금 금투세 같은 경우는 개인 투자자에게만 부과되는데, 외국인은 가만히 앉아서 감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현행 제도상 한 종목을 25% 이상 보유한 외국인이 주식을 팔 때만 주식양도세가 부과됩니다. 외국인에 대한 특혜를 그냥 둔 채 자국민의 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조세 형평에 어긋나는 거죠.”

박 작가는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되면 하락장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가 부과된다면 올해 하반기부터 세금을 피하려는 개인 큰손의 매도세가 시작될 거란 예상에서다.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가 부과된다면 올해 하반기부터 최고 27.5% 세금을 피하려는 개인 큰손의 매도세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소액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도 가세해 단기 또는 중장기에 걸친 하락장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되면 코스피 지수는 1500선까지 떨어진다고 봅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도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죠.”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대만과 일본이 지난 1989년 금투세를 도입했다가 주요 지수가 40%, 60% 하락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박순혁 작가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국내 자본시장 형평성 논란…불법 공매도 카르텔 혁파해야”

또 금투세 시행으로 거래세율이 더 낮아지면 단타 거래가 폭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단기투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장기투자 문화가 심하게 훼손되는 등 주식시장이 투기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작가는 현재 논란이 커지고 있는 공매도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매도 제도를 포함한 국내 자본시장의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는 특권 카르텔을 혁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기울어진 정도가 제일 심각하고 악질적인데, 카르텔 세력이 시장을 왜곡시키고, 부자들이 금융시장을 통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도록 만들고 있죠. 이런 식으로 왜곡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슈퍼 리치들만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데, 그 뒷배를 금감원이나 거래소, 그리고 금융투자협회에서 봐주고 있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여의도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을 몰아내야 합니다.” 

끝으로 그는 현 정부가 금투세 폐지와 공매도 전면 금지를 주문하는 등 주식 시장 환경 개선 의지가 그저 ‘총선용 표심 정책’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공매도 선진화를 촉구하는 우리의 외침은 단지 내가 돈 좀 더 벌어야겠다는 이기심의 발로가 아닙니다. 불법 공매도 척결은 물론,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대한 투자는 산업과 국가 경제 전체의 성장을 향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모두가 가지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원래 개혁의 과정은 되게 험난하고 힘들어요. 하지만 이제 조금씩이라도 개인 투자자들의 관점이나 주식 시장 환경이 바뀌어 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희망적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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