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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라비에벨CC [E-골프장 투어]

‘산과 물 좋아한다’는 ‘산요수’ 이름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시작
프로대회 자주 열리는 올드코스, 도전적인 듄스코스도매력적

라비에벨 컨트리클럽의 시그니처홀인 15번 홀(파5)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이 골프장의 명소인 다랑이 논이 모여있다. [사진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김인오 MHN스포츠 골프전문기자] 라비에벨 컨트리클럽은 서울시 강남구 기준,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향으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닿을 수 있다. 북쪽에 산이 있는 전형적인 남향 골프장으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물이 풍부한 ‘배산임수’ 명당지에 자리 잡고 있다.

라비에벨(La Vie est Belle). 프랑스어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뜻이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의 매우 교양 넘치는 문구라 이름만 들으면 서양적인 풍경을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가장 먼저 한옥으로 지어진 클럽하우스가 반긴다. 그것도 대충 기와만 올린 한옥형이 아닌 배흘림 양식에 대들보가 있고, 용마루와 처마가 있는 제대로 된 한옥이다.

규모 또한 웅장하다. 멀리서 보면 전남 구례군에 있는 조선시대 양반집이자 99칸의 고택 ‘운조루’(국가민속문화재)를 보는 듯하다. 내부는 중정을 사이에 두고 안채와 사랑채가 마주 보는 전통의 한옥 형태 그대로다. 식사를 마치고 라운드를 준비하는 스타트하우스 역시 한옥으로 지어져 멋스러움을 더한다. 

클럽하우스 등이 한옥으로 지어진 데는 이유가 있다. 애초 이곳은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라는 의미의 ‘요산요수(樂山樂水)’에서 착안해 ‘산요수’라는 이름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시작됐다. 한가로이 자연을 즐기는 옛 선조들의 놀이터를 재현하기 위해 한옥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2012년 회원권을 분양하다가 실패해 코오롱 그룹이 인수했고, 2015년 지금의 이름으로 정식 개장했다.

한가로이 자연을 즐기는 옛 선조들의 놀이터를 재현하기 위해 클럽하우스 등을 한옥으로 지었다. [사진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의 진수 느낄 수 있어 

멋들어진 클럽하우스에서 한 컷 기념 사진촬영을 마쳤다면 이제는 코스 탐방을 떠날 시간이다. 사계절 푸른 양잔디 코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조경수가 코스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코스의 샷밸류는 높은 편이다. 난도가 있다는 얘기다. 샷밸류는 특정 샷의 어려움 정도를 의미하는 말로 곳곳에 있는 위험 구역을 파악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음을 뜻한다. 아름다운 경관도 플레이를 훼방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그래스로 촘촘히 심었다. 러프는 파인페스큐다. 일명 ‘귀신풀’로 불리는 잔디로 클럽이 잘 빠지지 않아 샷에 어려움을 준다. 그래서 페어웨이와 러프에 따라 보상과 벌이 확실하다. 그린은 벤트그래스로 밀도가 높고 관리가 잘 돼 있다. 코오롱그룹 소유의 우정힐스CC에서 코스를 관리하고 있어 퍼블릭 코스임에도 관리 상태가 우수하다. 샷 방향으로 곳곳에 126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라비에벨CC 올드코스는 토너먼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4월에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이 열리고 11월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 SK텔레콤 오픈이 진행된다. 골프 시즌에는 조금 벗어난 기간이지만 그린 스피드 3.0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라비에벨 컨트리클럽은 멋진 풍광과 도전적인 난이도, 최상의 관리로 일반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사진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다랑이 논과 한 폭의 동양화 속으로

멋진 풍광과 도전적인 코스 난도, 그리고 최상의 관리로 일반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매주 화요일 예약이 오픈되자마자 곧바로 종료된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코로나 팬더믹 기간에 가격을 올리며 특수를 누렸지만 이곳은 그린피를 소폭 인상했고, 카트비는 아예 높이질 않았다. 가성비 좋은 골프장에 합리적인 운영까지, 골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그니처홀은 15번 홀(파5)이다. 페어웨이 왼쪽으로 이 골프장의 명소인 다랑이 논이 모여있다. 이곳 역시 사진을 찍는 명소 중 하나다. 장타자에게는 투온을 유혹하는 홀이다. 티샷만 페어웨이를 잘 보내면 충분히 이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린 앞에 있는 실개천과 벙커를 피하지 못하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왼쪽으로 당겨져 다랑이 논으로 빠지면 OB다. 아름다움에 취해 샷이 어그러지면 비극을 맞을 수 있다. 장미의 가시처럼 말이다. 실제 투어 대회에서 트리플보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홀이기도 하다. 

인코스 3·4번 홀 사이에는 한옥 정자가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워터 해저드에 있어 실제 이용은 쉽지 않다. 치열한 골프 전투(?)를 치르는 이들에게 잠시 마음의 안식을 가지라는 골프장 측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18번 홀은 한 폭의 동양화 속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호수가 길게 늘어서 있고, 호수를 따라 벙커가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다. 티샷 방향에는 한옥 클럽하우스가 펼쳐져 있다. 그 방향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디선가 국악이 들리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유일한 풍광이다. 골프장 이름처럼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라비에벨CC에는 올드코스 외에 다른 코스가 있다. 바로 모래언덕 등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듄스코스다. 잘 가꾼 정원 같은 올드코스와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듄스코스는 프로대회가 자주 열리는 올드코스처럼 친숙하진 않지만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선 도전적인 코스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듄스코스에서는 한국오픈 예선전과 주니어 대회인 영건스 매치플레이가 열린다. 

한옥으로 지어진 올드코스 클럽하우스와 달리 듄스코스는 원형 형태의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초현대식 클럽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라비에벨CC 전체 코스는 과거와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인 셈이다. 

지난 2018년에는 골프텔(빌라듄스)을 오픈했다. 단순 방문 코스에서 체류형 골프장으로 거듭났다. 간혹 1박 2일 이상의 골프 여행을 원하는 골퍼들을 위해 숙박과 연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세 가지 타입의 객실이 있는 골프텔은 듄스코스의 거친 지형 사이의 능선을 따라 펼쳐져 있다. 이른 아침이면 안개가 덮여 몽환적인, 그래서 더 장관인 코스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한옥으로 지어진 올드코스 클럽하우스. [사진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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