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값 내렸는데”…치킨값은 왜 오르나
[치킨값 3만원 시대] ①
BBQ·굽네·푸라닭 등 제반 비용 부담 이유로 연쇄 인상
배달비 포함 시 한 마리 가격 3만원 육박
육계 가격 하락에도 인상 비판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국민 간식 치킨’은 이제 옛말이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치솟는 원재료 가격과 임대료, 임건비 부담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다.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넘어 ‘치킨값 3만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치킨업계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 각종 부대 비용이 발생하면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치킨 원재료인 육계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치킨업계의 입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나온다.
2년 만에 주요 메뉴 가격 인상 행렬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에 따르면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오는 6월 4일부터 총 110개 판매제품 중 23개의 소비자 권장 판매가격을 평균 6.3%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22년 5월 이후 2년 만이다.
대표 제품인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는 현재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는 2만1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각각 15.0%, 11.6% 올라 인상 폭이 평균을 웃돈다.
황금올리브치킨 콤보는 2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12.5% 가격이 올랐다. 3000원 안팎인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 값이 3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BBQ 관계자는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단행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BBQ 자체 조사 결과 매출 상위 40% 가맹점 기준 올해 4월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0% 가까이 감소했다.
앞서 지난 4월 15일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도 치킨 메뉴 9개의 가격을 19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굽네 역시 2022년 이후 2년 만의 인상이다. 대표 메뉴인 ‘오리지널’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7900원으로 인상됐고, ‘고추바사삭’은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랐다. 푸라닭 치킨도 단품과 세트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린 바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3사 중 bhc치킨은 지난해 12월 뿌링클, 맛초킹 등 대표 메뉴 가격을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3000원 인상했다. 교촌치킨도 지난해 4월 교촌 오리지날(1만6000원)과 허니콤보(2만원) 가격을 3000원 인상했다.
치킨값에는 기름값·임차료·인건비·포장 등 기타 비용에 배달앱 수수료·대행비·부가가치세가 포함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번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이 올랐다고 강조한다. 최근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것도 BBQ 치킨 가격 상승의 요인이다. 이 여파로 BBQ는 지난해 9월부터 치킨 튀김유로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반반 섞어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치킨업체들의 가격 인상 폭이 너무 과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치킨값 인상 폭은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높은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전년 대비 2022년 5.5%, 2024년 2.5%였다. 하지만 BBQ 황금올리브치킨 기준 인상률은 11%, 15%에 달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치킨회사들은 가맹점 수, 이익률 등을 따져보고 이를 환산해 인상 폭을 정하고 있다”면서도 “치킨 브랜드만 500~600개에 달해 한 브랜드가 시차를 두고 한 번씩만 가격을 올려도 치킨 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육계 가격 하락에도…“더 이상 못 버텨”
치킨업계 매출 기준 1위와 3위인 bhc와 교촌치킨은 정부가 물가 안정을 당부하고 있는 만큼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촌치킨의 경우 지난해 선제적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여파로 역풍을 맞아 업계 1위 자리를 bhc에 내준 바 있다.
지난해 4월 교촌치킨은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올리며 치킨 빅3 회사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 신호탄을 쐈다. 이에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F&B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133억원, 영업이익이 1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03.8% 급증했다. 가격 인상분이 실적에 반영된 셈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 이후 여론은 악화됐고 교촌치킨의 매출은 하락세를 탔다. 섣부른 가격 인상이 화를 초래한 셈이다. 향후 가격 인상과 관련해 치킨 회사들이 더욱 신중해지는 이유다.
한편 치킨 원재료인 육계 가격은 하락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육계 산지 가격은 지난달 kg당 1860원으로 전년보다 24.5%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치킨업계는 육계 시세의 변동성 및 프랜차이즈 가맹점 특성에 따라 여러 제반 비용을 고려한 가격 인상이라고 말한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육계도 시세에 따라 계속해서 변동된다”며 “생닭을 그대로 파는 것도 아니고 제반 비용 등 종합적인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을 매년마다 인상한 건 아니다”라며 “몇 년 동안 인상 요인이 있어도 감내하고 버티다가 마지못해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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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 각종 부대 비용이 발생하면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치킨 원재료인 육계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치킨업계의 입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나온다.
2년 만에 주요 메뉴 가격 인상 행렬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에 따르면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오는 6월 4일부터 총 110개 판매제품 중 23개의 소비자 권장 판매가격을 평균 6.3%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22년 5월 이후 2년 만이다.
대표 제품인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는 현재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는 2만1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각각 15.0%, 11.6% 올라 인상 폭이 평균을 웃돈다.
황금올리브치킨 콤보는 2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12.5% 가격이 올랐다. 3000원 안팎인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 값이 3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BBQ 관계자는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단행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BBQ 자체 조사 결과 매출 상위 40% 가맹점 기준 올해 4월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0% 가까이 감소했다.
앞서 지난 4월 15일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도 치킨 메뉴 9개의 가격을 19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굽네 역시 2022년 이후 2년 만의 인상이다. 대표 메뉴인 ‘오리지널’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7900원으로 인상됐고, ‘고추바사삭’은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랐다. 푸라닭 치킨도 단품과 세트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린 바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3사 중 bhc치킨은 지난해 12월 뿌링클, 맛초킹 등 대표 메뉴 가격을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3000원 인상했다. 교촌치킨도 지난해 4월 교촌 오리지날(1만6000원)과 허니콤보(2만원) 가격을 3000원 인상했다.
치킨값에는 기름값·임차료·인건비·포장 등 기타 비용에 배달앱 수수료·대행비·부가가치세가 포함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번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이 올랐다고 강조한다. 최근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것도 BBQ 치킨 가격 상승의 요인이다. 이 여파로 BBQ는 지난해 9월부터 치킨 튀김유로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반반 섞어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치킨업체들의 가격 인상 폭이 너무 과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치킨값 인상 폭은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높은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전년 대비 2022년 5.5%, 2024년 2.5%였다. 하지만 BBQ 황금올리브치킨 기준 인상률은 11%, 15%에 달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치킨회사들은 가맹점 수, 이익률 등을 따져보고 이를 환산해 인상 폭을 정하고 있다”면서도 “치킨 브랜드만 500~600개에 달해 한 브랜드가 시차를 두고 한 번씩만 가격을 올려도 치킨 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육계 가격 하락에도…“더 이상 못 버텨”
치킨업계 매출 기준 1위와 3위인 bhc와 교촌치킨은 정부가 물가 안정을 당부하고 있는 만큼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촌치킨의 경우 지난해 선제적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여파로 역풍을 맞아 업계 1위 자리를 bhc에 내준 바 있다.
지난해 4월 교촌치킨은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올리며 치킨 빅3 회사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 신호탄을 쐈다. 이에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F&B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133억원, 영업이익이 1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03.8% 급증했다. 가격 인상분이 실적에 반영된 셈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 이후 여론은 악화됐고 교촌치킨의 매출은 하락세를 탔다. 섣부른 가격 인상이 화를 초래한 셈이다. 향후 가격 인상과 관련해 치킨 회사들이 더욱 신중해지는 이유다.
한편 치킨 원재료인 육계 가격은 하락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육계 산지 가격은 지난달 kg당 1860원으로 전년보다 24.5%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치킨업계는 육계 시세의 변동성 및 프랜차이즈 가맹점 특성에 따라 여러 제반 비용을 고려한 가격 인상이라고 말한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육계도 시세에 따라 계속해서 변동된다”며 “생닭을 그대로 파는 것도 아니고 제반 비용 등 종합적인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을 매년마다 인상한 건 아니다”라며 “몇 년 동안 인상 요인이 있어도 감내하고 버티다가 마지못해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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