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상 부합해 가는 물가에도…한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부채도사]
- 금리 올릴 땐 ‘물가 안정’ 목표에 집중
내릴 땐 ‘한미 금리차·환율·가계부채’ 복합적으로 따져야
우리금융硏 “한은, 3분기 기준금리 인하 힘들어”

물가가 안정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은이 물가 관리에서 일차방정식 수준의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물가가 내리고 있어도 타이밍을 잘못 잡아 피벗(pivot·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단행하면 예상치 못한 혼란을 가중할 수 있어서다.
스웨덴 등 기준금리 인하했지만 韓과 상황 달라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다. 이미 선진 국가로 분류되는 스웨덴과 스위스 등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유럽의 다른 국가 중앙은행도 연준보다 먼저 피벗을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 등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202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를 기록했고, 스웨덴 국립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도 스웨덴 GDP 성장률은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의 올해 경장 성장률도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정부나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인하해서라도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 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은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국내에선 수출과 건설투자 회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1분기 국내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3%를 기록해 9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 그만큼 국내 상황은 유럽의 침체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물가 상승률, 두 달 연속 2%대 유지

특히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2% 올랐다. 이번 물가 상승률에 대해 한은은 “국내외 경기 흐름과 기상 여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은 앞으로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한은 입장에서 물가가 2%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의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금리 인하 결정을 하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 금리차가 2%포인트(p)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환율 변동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올해 1분기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8.9%로 낮아지며 3년 6개월 만에 100%를 하회하고 있는데, 금리를 내리면 부채 확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목표 물가 상승률을 달성하기도 전에 물가가 다시 높아지는 부작용도 예상할 수 있다.
한은이 보고 있는 우리나라의 명목 중립금리는 1.8~3.3% 수준이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잠재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중립금리 고점인 3.3%를 기준으로 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만 내려도 중립금리보다 낮아지게 된다. 이럴 경우 통화정책의 본격적인 전환 인식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 그만큼 한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이런 이유로 지난 5일 한은의 3분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까지 늦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의 근거로는 ▲미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예상보다 잘 나온 국내 GDP 성장률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들었다.
현재 노무라,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은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4분기로 예상했고, 연말의 금리 수준도 현재보다 0.25%p 내린 3.25%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시장에서 3분기로 보고 있는데, 한은이 그 전에 먼저 내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5월 23일 기준금리 동결 발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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