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히트 상품, 관통 키워드 ‘새롭거나 다르거나’[2024 상반기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
이코노미스트 상반기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 22개 선정
고객 경험 충족 및 새로운 혁신 모두 충족시킨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좋은 제품’에 열광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갖추고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올 상반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브랜드를 찾아 ‘2024 상반기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으로 선정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소비자 중심 서비스와 신뢰도, 공감도,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기준 삼아 여러 브랜드의 제품과 성과를 살폈다.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허태윤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가 최종 심사를 맡았다. 심사 결과 전자와 가전, 상조, 은행, 편의점, 뷰티 등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브랜드 22개가 꼽혔다. 이들 브랜드들은 기존 회사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통해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수상 브랜드들을 통해 앞으로의 브랜드 혁신 방향을 가늠해보면 어떨까.[편집자주]
[허태윤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 불황기를 이겨내는 브랜드들은 확실히 다르다. 브랜드가 가진 본질적 철학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그에 따른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도 민감하다.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뿐 아니라 고객들이 누리는 총체적인 경험 가치를 높여 나간다. 이번 소비자만족 브랜드 대상의 수상 브랜드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환경의 변화 속에서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을 만들어 낸 브랜드들이다.
아직도 나올 新기술이 남았나…‘갤럭시 S24 울트라’
‘갤럭시 S24 울트라’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선두를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스마트폰은 200배 줌(Zoom) 카메라, 1테라바이트(TB) 스토리지 등 뛰어난 하드웨어 역량을 과시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갤럭시 S24 울트라의 핵심 기능은 인공지능(AI) 번역 기능과 그림을 터치하면 이게 어떤 그림인지 검색해 주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다. 이전에도 인공지능 번역은 구글이나, 네이버 파파고 등의 앱을 통해 가능했지만, 데이터를 충분히 쓸 수 없는 해외에 나가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았고, 속도도 문제였다.
반면 이 기능이 폰에 내재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말로 통화를 해도 타인에게 자동통역이 돼 전달되는 기능은 이전 스마트폰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다. 이처럼 갤럭시 S24 울트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기술력의 차별화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중국산의 반전 ‘로보락’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1위 제품이 중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잘 모를 것이다. 중국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은 전세계는 물론, 삼성과 LG 등 대기업을 제치고 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팔리고 있는 로봇청소기 10대 중 8대가 로보락 제품이다.
과거 중국 가전제품은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던 국내 혹은 일본 브랜드들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로보락은 이런 중국산 가전제품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청소기는 주거문화가 반영돼야 하는 문화 상품이다. 그만큼 로컬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잘 반영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로보락이 한국 시장을 정복한 비결은 '로컬화' 마케팅이다.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한국의 주거문화에서 물걸레 청소 기능은 필수다. 이전 국산 브랜드들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한꺼번에 넣을 경우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물걸레 기능을 분리했다. 로보락은 이 상황에 주목했다. 흡입에 물걸레 청소가 가능하면서도 기술 개발을 통해 냄새가 나지 않는 제품을 출시해 한국 시장을 섭렵했다.
서비스 차별화 나선 후발주자의 맹추격 ‘SOL트래블 체크카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금융 환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신한카드의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이 상품은 올 상반기 출시 후 4영업일만에 10만좌를, 출시 2개월 만에는 50만좌를 돌파했다. 이어 신한카드는 최고의 광고모델인 ‘뉴진스’를 투입해 이 시장의 선두 주자인 하나카드를 맹추격하고 있다.
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종식되자 하나카드는 그간 억눌려졌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예상하고 환전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하나카드가 내놓은 트레블 체크카드는 올 6월 초까지 500만좌를 돌파하며 카드 시장에서 모처럼 대박을 쳤다.
이 시장에 신한카드가 도전장을 내민 것은 올해 2월이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 잡으려면 1등을 넘어 서는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신한카드는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놓고 통화 31종을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게 했다. 또 전 세계 공항 비즈니스 라운지 1200여 곳을 상·하반기 1회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차별화 노력 덕애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간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격차는 2월 초 20%에서 현재 8%로 줄어들었다.
장례식 프리미엄화 열다…‘쉴낙원’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쉴낙원’이 ‘호텔식 장례식장’의 시초인 것을. 국내 상조회사 1위 프리드라이프는 지난 2018년 경기도 김포시에 프리미엄 장례식장인 쉴낙원을 선보이며 이 시장에 차별화를 주기 시작했다.
현재 이 시장에 있는 상조업체들은 장례식장 신규 리모델링 전 쉴낙원을 방문해 탐방을 공간 구성의 아이디어를 얻어간다고 한다.
프리드라이프는 연 37만명이 사망하는 시대에 장례가 산업화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시장을 꾸준히 확장시켜 왔고 결국 차별화된 장례식장 서비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쉴낙원 브랜드의 핵심은 ‘추모 중심 디지털시스템’이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는 ‘접객’에 쏠려있던 장례식의 문화가 ‘추모’로 조금씩 이동한 계기가 됐다. 또한 장례식장 서비스도 이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고인의 사진을 전시한 포토테이블과 무대형 영결식장, 장례 행사 종료 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제사실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혁신을 통해 고객 경험가치를 만들어 낸 주인공, 이코노미스트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위대한 브랜드들에게 경의(敬意)의 박수를 보낸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통한 시장의 변화 속도는 ‘졸면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빠르다. 이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물론 기술의 혁신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소비자를 잡아 둘 수 없다.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뿐 아니라 고객들이 누리는 총체적 경험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들이 앞으로도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허태윤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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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윤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 불황기를 이겨내는 브랜드들은 확실히 다르다. 브랜드가 가진 본질적 철학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그에 따른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도 민감하다.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뿐 아니라 고객들이 누리는 총체적인 경험 가치를 높여 나간다. 이번 소비자만족 브랜드 대상의 수상 브랜드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환경의 변화 속에서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을 만들어 낸 브랜드들이다.
아직도 나올 新기술이 남았나…‘갤럭시 S24 울트라’
‘갤럭시 S24 울트라’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선두를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스마트폰은 200배 줌(Zoom) 카메라, 1테라바이트(TB) 스토리지 등 뛰어난 하드웨어 역량을 과시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갤럭시 S24 울트라의 핵심 기능은 인공지능(AI) 번역 기능과 그림을 터치하면 이게 어떤 그림인지 검색해 주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다. 이전에도 인공지능 번역은 구글이나, 네이버 파파고 등의 앱을 통해 가능했지만, 데이터를 충분히 쓸 수 없는 해외에 나가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았고, 속도도 문제였다.
반면 이 기능이 폰에 내재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말로 통화를 해도 타인에게 자동통역이 돼 전달되는 기능은 이전 스마트폰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다. 이처럼 갤럭시 S24 울트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기술력의 차별화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중국산의 반전 ‘로보락’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1위 제품이 중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잘 모를 것이다. 중국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은 전세계는 물론, 삼성과 LG 등 대기업을 제치고 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팔리고 있는 로봇청소기 10대 중 8대가 로보락 제품이다.
과거 중국 가전제품은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던 국내 혹은 일본 브랜드들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로보락은 이런 중국산 가전제품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청소기는 주거문화가 반영돼야 하는 문화 상품이다. 그만큼 로컬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잘 반영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로보락이 한국 시장을 정복한 비결은 '로컬화' 마케팅이다.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한국의 주거문화에서 물걸레 청소 기능은 필수다. 이전 국산 브랜드들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한꺼번에 넣을 경우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물걸레 기능을 분리했다. 로보락은 이 상황에 주목했다. 흡입에 물걸레 청소가 가능하면서도 기술 개발을 통해 냄새가 나지 않는 제품을 출시해 한국 시장을 섭렵했다.
서비스 차별화 나선 후발주자의 맹추격 ‘SOL트래블 체크카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금융 환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신한카드의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이 상품은 올 상반기 출시 후 4영업일만에 10만좌를, 출시 2개월 만에는 50만좌를 돌파했다. 이어 신한카드는 최고의 광고모델인 ‘뉴진스’를 투입해 이 시장의 선두 주자인 하나카드를 맹추격하고 있다.
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종식되자 하나카드는 그간 억눌려졌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예상하고 환전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하나카드가 내놓은 트레블 체크카드는 올 6월 초까지 500만좌를 돌파하며 카드 시장에서 모처럼 대박을 쳤다.
이 시장에 신한카드가 도전장을 내민 것은 올해 2월이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 잡으려면 1등을 넘어 서는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신한카드는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놓고 통화 31종을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게 했다. 또 전 세계 공항 비즈니스 라운지 1200여 곳을 상·하반기 1회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차별화 노력 덕애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간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격차는 2월 초 20%에서 현재 8%로 줄어들었다.
장례식 프리미엄화 열다…‘쉴낙원’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쉴낙원’이 ‘호텔식 장례식장’의 시초인 것을. 국내 상조회사 1위 프리드라이프는 지난 2018년 경기도 김포시에 프리미엄 장례식장인 쉴낙원을 선보이며 이 시장에 차별화를 주기 시작했다.
현재 이 시장에 있는 상조업체들은 장례식장 신규 리모델링 전 쉴낙원을 방문해 탐방을 공간 구성의 아이디어를 얻어간다고 한다.
프리드라이프는 연 37만명이 사망하는 시대에 장례가 산업화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시장을 꾸준히 확장시켜 왔고 결국 차별화된 장례식장 서비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쉴낙원 브랜드의 핵심은 ‘추모 중심 디지털시스템’이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는 ‘접객’에 쏠려있던 장례식의 문화가 ‘추모’로 조금씩 이동한 계기가 됐다. 또한 장례식장 서비스도 이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고인의 사진을 전시한 포토테이블과 무대형 영결식장, 장례 행사 종료 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제사실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혁신을 통해 고객 경험가치를 만들어 낸 주인공, 이코노미스트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위대한 브랜드들에게 경의(敬意)의 박수를 보낸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통한 시장의 변화 속도는 ‘졸면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빠르다. 이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물론 기술의 혁신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소비자를 잡아 둘 수 없다.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뿐 아니라 고객들이 누리는 총체적 경험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들이 앞으로도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허태윤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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