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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7000억에도…배민, 중개수수료 9.8%로 인상

내달부터 배달 중개수수료 6.8%→9.8% 인상
업주 부담 배달비는 400~1400원 인하
獨 모회사 DH 수익성 제고 압박 분석도

우아한형제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가 10일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열린 전사발표에서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배달업계 1위 배달의 민족이 핵심 수익원인 중계수수료 인상을 발표했다. 올 들어 포장 수수료와 배달팁 멤버십 ‘배민클럽’ 유료화에 이어 이익의 상당부문을 차지하는 입점업체 중계수수료를 44% 가량 인상하면서 지나치게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배달업계에선 배달의 민족이 시장점유율 60%를 보유한 사업자인만큼, 중계 수수료 인상 효과로 독일 모회사에 배당하는 이익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 한달 간 3차례 수수료 인상·유료화 발표

1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오는 8월부터 주문 중개와 배달을 하는 ‘배민1플러스’ 중개 이용률을 6.8%에서 9.8%로 44% 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무료 배달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월 3990원)의 체험기간을 끝내고 유료화하겠다고 발표한지 약 1주일만이다.

앞서 배민은 지난달 점주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하던 포장 주문 수수료도 건당 6.8%씩 받기로 했다. 배민 앱 이용자가 식당에서 음식을 찾아갈 때도 식당 주인에게 수수료를 물리는 것이다. 약 한달 간 배달앱의 3가지 주요 비즈니스에 대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유료화를 선언한 셈이다.
배달의민족 요금제 개편. [사진 우아한형제들]

배민은 대신 업주 부담 배달비를 지역별로 건당 100~900원 낮추거나, 정액제 주문 중개 서비스인 울트라콜 월 요금에 대해 환급정책 마련, 포장수수료 인하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중계수수료 인상에 따라 수익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잇따른 유료 선언에 따른 부정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중계수수료 인상에 따라 올해 배민의 이익과 매출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배민배달·가게배달 등 음식배달 수수료가 핵심인 배민 서비스 매출은 2조7187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4155억원)의 80%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6998억원(이익률 20.5%)이었다. 포장 수수료 매출과 갓 시작한 멤버십 서비스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반면 배달사업의 핵심인 중계 수수료를 44% 올리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배민의 이 같은 행보는 경쟁사에 정반대되는 움직임이다. 쿠팡이츠는 올 3월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을 시작했다. 음식배달 주문에 허들인 배달비를 주문 횟수나 금액, 거리에 상관없이 무료화한 것이다.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도 내년 3월 이후로도 지속하기로 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신선식품 무료배송)·로켓직구 등을 이용하는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음식 배달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요기요도 지난 4월 ‘요기패스엑스(X) 구독료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고, 배달앱 시장 진출을 선언한 에치와이(hy)도 배달앱 ‘노크’로 최저수수료(5.8%)와 무료배달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의 수익성은 배민과 비교해 낮다. 지난 1분기 쿠팡이츠 등 쿠팡의 성장사업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1억8600만달러(247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배 확대됐고, 요기요는 지난해 65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시장점유율 63%…‘록인 효과’ 자신감

배달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이 60%가 넘는 배민이 막강한 소비자 ‘록인 효과’(lockin effect)를 바탕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무료배달 정책을 쏘아올린 쿠팡이츠, 요기요 등 후발업차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선 오히려 수수료나 멤버십 비용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63%, 쿠팡이츠 20%, 요기요 16% 수준이다. 배민의 월간 사용자 수는 2170만명에 달한다. 쿠팡이츠(771만명)과 요기요(592만명)를 합쳐도 배민 사용자의 63%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걱정됐다면 각종 비용을 낮춰 소비자와 점주의 서비스와 혜택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배민은 한국 배달시장을 ‘잡은 물고기’로 보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배민의 수수료 발표에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주요 점주 커뮤니티에선 “해도해도 너무한다” “탈퇴하겠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보내야 하는 배당금을 늘리기 위해 수익성 강화 정책을 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당기순이익 5062억원을 낸 뒤 독일 모회사에 4127억원을 보냈다. 이익의 81% 수준이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에 배민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중계 수수료 인상은 배민의 독일 모회사 배당 규모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근 이국환 우아한 형제들 대표 사임이 본사와 수수료 갈등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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