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가 사라졌어요”…보험업계 고질적 병폐 ‘고아계약’ [보험톡톡]
고아계약, 보험 정보 제대로 못 받는 피해 낳아
설계사 쟁탈전과 불건전 영업 관행이 문제
전문가 “당국·보험사, 고아계약 해결 방안 마련해야”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보험 하나쯤은 가입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보험이 내게 왜 필요한지, 어떤 보장을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알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어려운 보험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업계 소식 및 재테크 정보를 ‘라이트’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설계사의 잦은 이탈로 고객들이 계약한 보험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고아계약’ 문제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고아계약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관리와 금융당국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고아계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설계사는 60만6353명으로 전년(58만9509명) 대비 2.9%(1만6844명) 증가했다. 그러나 보험회사의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47.3%로 전년(47.4%)보다 하락했다. 보험설계사 정착률은 신규 등록된 전속설계사 중 1년이 지난 후에도 정상적으로 보험 모집활동에 종사하는 비율을 뜻한다. 이 중 손해보험 설계사 정착률은 53.2%였으나, 생명보험 설계사 정착률은 36.9%로 손보업계보다 크게 밑돌았다.
이처럼 보험설계사들의 정착률이 낮아짐에 따라 고아계약이 자연스레 늘어나고 있다. 고아계약이란 보험계약을 모집한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보험계약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고아 고객이 되면 자신의 보험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보험료 연체 통보나 혜택 등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매달 남은 설계사들에게 고아계약을 배분하나, 수수료를 받지 못한 보험을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
고아계약은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주로 업계 내 설계사 쟁탈전으로 비롯된다. 최근 몇 년간 업권을 오가는 무한 경쟁으로 상품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아계약은 더욱 늘어났다. 특히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의 경우 영입에 고액의 정착지원금을 제시하는 등 큰 비용을 들이고 있다. 여기서 설계사를 영입할 때 들어간 비용만큼 통상 3년 내 계약을 따내야 한다는 조건을 넣는다. 이 때문에 부당 승환 계약 등 불건전 영업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험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고아계약 방지책으로 장기근속 설계사 우대, 유지율에 따른 인센티브, 맞춤형 설계, 고아계약 전담 관리 조직 운영 등이 제시됐다.
보험연구원은 “설계사 수수료 중 판매수수료와 유지관리수수료를 명확히 구분하고 유지관리에 따른 인센티브의 수준과 기간을 조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도 고아계약에 대한 기준(정의)을 설정하고 관리지표를 개발해 주기적으로 관리실태를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해 판매채널의 장기 완전판매 지표인 계약유지율 및 설계사 정착률이 다소 악화됐다”며 “유지율이 저조한 보험사들에 유지율 개선계획을 징구하고, 개선여부에 대한 사후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아계약 문제 해소를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곳도 있다. 보험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는 해빗팩토리는 지난해 7월 ‘시그널케어’를 출시했다. 시그널케어는 시그널플래너를 통해 보험을 가입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후관리 서비스다. 앱 내에서 시그널케어 버튼 누르면 계약 담당자와 연결돼 궁금한 점을 언제든 문의할 수 있고, 청구 서류와 보상 범위도 안내받을 수 있다.
해빗팩토리 관계자는 “시그널플래너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상담하기 때문에 상담 내용이 남아있다”며 “다른 설계사와도 관련 상담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 고객이 설계사 이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설계사의 잦은 이탈로 고객들이 계약한 보험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고아계약’ 문제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고아계약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관리와 금융당국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고아계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설계사는 60만6353명으로 전년(58만9509명) 대비 2.9%(1만6844명) 증가했다. 그러나 보험회사의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47.3%로 전년(47.4%)보다 하락했다. 보험설계사 정착률은 신규 등록된 전속설계사 중 1년이 지난 후에도 정상적으로 보험 모집활동에 종사하는 비율을 뜻한다. 이 중 손해보험 설계사 정착률은 53.2%였으나, 생명보험 설계사 정착률은 36.9%로 손보업계보다 크게 밑돌았다.
이처럼 보험설계사들의 정착률이 낮아짐에 따라 고아계약이 자연스레 늘어나고 있다. 고아계약이란 보험계약을 모집한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보험계약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고아 고객이 되면 자신의 보험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보험료 연체 통보나 혜택 등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매달 남은 설계사들에게 고아계약을 배분하나, 수수료를 받지 못한 보험을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
고아계약은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주로 업계 내 설계사 쟁탈전으로 비롯된다. 최근 몇 년간 업권을 오가는 무한 경쟁으로 상품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아계약은 더욱 늘어났다. 특히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의 경우 영입에 고액의 정착지원금을 제시하는 등 큰 비용을 들이고 있다. 여기서 설계사를 영입할 때 들어간 비용만큼 통상 3년 내 계약을 따내야 한다는 조건을 넣는다. 이 때문에 부당 승환 계약 등 불건전 영업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험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고아계약 방지책으로 장기근속 설계사 우대, 유지율에 따른 인센티브, 맞춤형 설계, 고아계약 전담 관리 조직 운영 등이 제시됐다.
보험연구원은 “설계사 수수료 중 판매수수료와 유지관리수수료를 명확히 구분하고 유지관리에 따른 인센티브의 수준과 기간을 조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도 고아계약에 대한 기준(정의)을 설정하고 관리지표를 개발해 주기적으로 관리실태를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해 판매채널의 장기 완전판매 지표인 계약유지율 및 설계사 정착률이 다소 악화됐다”며 “유지율이 저조한 보험사들에 유지율 개선계획을 징구하고, 개선여부에 대한 사후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아계약 문제 해소를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곳도 있다. 보험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는 해빗팩토리는 지난해 7월 ‘시그널케어’를 출시했다. 시그널케어는 시그널플래너를 통해 보험을 가입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후관리 서비스다. 앱 내에서 시그널케어 버튼 누르면 계약 담당자와 연결돼 궁금한 점을 언제든 문의할 수 있고, 청구 서류와 보상 범위도 안내받을 수 있다.
해빗팩토리 관계자는 “시그널플래너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상담하기 때문에 상담 내용이 남아있다”며 “다른 설계사와도 관련 상담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 고객이 설계사 이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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