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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한 자율주행 꿈…현대차그룹 ‘밀고’ 스타트업 ‘당긴다’

[우리 일상에 스며든 AI 기업들]③
현대차그룹, 모셔널 6630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
AI 활용 스타트업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박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인공지능(AI)과 센서 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자율주행’은 미래 자동차 업계의 ‘꽃’이자 ‘핵심 먹거리’로 평가받는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완성차업계들은 앞다퉈 자율주행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선두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강행하는 등 미래 먹거리 선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율주행’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의 파트너사인 앱티브의 보유 지분 일부를 매입할 방침이다. 모셔널의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6630억원으로 ▲현대차 3450억원 ▲기아 1860억원 ▲현대모비스 1320억원을 각각 분담한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은 모셔널 지분 약 66.8%를 확보할 수 있다. 모셔널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부품업체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 법인이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우버·리프트와 함께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 5 기반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개시한 바 있다.

모셔널의 수년에 걸친 기술개발과 엄격한 시험 절차를 통해 탄생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차량에 탑재된 센서(LiDAR, 레이더 및 카메라의 조합)를 통해 급변하는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6년 미국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모셔널 유상증자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시장을 바라보는 장기적 관점의 일환이다.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함과 동시에 앱티브가 손을 떼는 지금이 사업 확장의 적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자, 모셔널 외에도 꾸준한 자율주행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커넥티드 차량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바이두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주행까지 협력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자율주행 분야 선두 업체 수준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모셔널은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사 스트라드비젼의 핵심 기술 ‘에스브이넷’(SVNet) [사진 스트라드비젼]

AI 활용한 ‘자율주행’의 꿈, 스타트업도 돕는다

다양한 스타트업도 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AI 기반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사 스트라드비젼의 핵심 기술 ‘에스브이넷’(SVNet) 기술과 레이더 솔루션 스타트업 비트센싱의 ‘4D 이미징 레이더’가 자율주행 기술 관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에스브이넷은 초경량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 기반 비전 인식 기술 카메라다. 에스브이넷은 AI 기술을 활용해 차량의 카메라로 들어오는 영상을 분석한다. 즉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와 함께 차선 및 신호등과 같은 도로 위의 환경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스트라드비젼의 에스브이넷은 객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딥러닝’을 활용해 객체 인식의 정확도를 향상했다. 비교적 계산 단계가 적은 머신러닝 대신 딥러닝을 통해 영상을 처리한 기업은 스트라드비젼이 최초다.

스트라드비젼은 2019년 전 세계 딥러닝 기술 기반 스타트업 중 최초로 유럽 오토모티브 스파이스 케이퍼블리티 레벨 2(ASPICE CL2) 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2022 글로벌 기술 혁신 리더십 어워드’ ▲‘오토센스 어워드 2021-2022’ 객체 인식 부문 2년 연속 최고상 ▲‘2020 AVT ACES 자율주행 차량 혁신상’ 수상과 함께 ▲자동차 기능안전표준 ‘ISO 26262’ 인증 등 업계 전문가들을 통해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9년 중국의 장안자동차와 차량용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첫 양산에 성공하는 등 현재까지 전 세계 13개 자동차 제조사, 50개 이상 차종에 스트라드비젼의 소프트웨어 에스브이넷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트라드비젼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기술평가 전문 기관으로부터 모의 기술성에 대한 평가로 A등급을 받아 올해 2024년 하반기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를 뜻하는 시리즈 C까지의 총 누적 투자 금액은 1558억원 규모다. 국내·외 주요 투자자 및 고객사로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전자 ▲미국 자율주행사 앱티브(Aptiv) 등이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장안자동차 ▲르네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엔비디아 ▲소시오넥스트 등 글로벌 단일 칩 시스템(SoC) 제조사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트라드비젼 관계자는 “최종 목표는 최첨단 AI 기술을 자동차에 도입해 전체 업계에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일반 대중도 최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일상생활에서 더욱 안전한 주행 환경을 경험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센싱 ‘4D 이미징 레이더’ [사진 비트센싱]

자율주행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레이더’(RADAR)로 승부수를 띄운 스타트업도 있다. 레이더 솔루션 스타트업 비트센싱이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4D 이미징 레이더’다.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을 보조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한다. 4D 이미징 레이더는 입체(3D)적으로 사물을 인식함과 동시에 속도와 같은 정보도 얻을 수 있어 4D(4차원)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재 자율주행차에는 주변 정보 인식을 위해 ‘라이다’(Lidar)라는 장비가 탑재된다.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 빛을 쏜 뒤 그 빛이 물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물체 간 거리와 형태를 파악한다. 라이다는 이를 활용해 주변 지형과 물체 형상을 센티미터 단위로 파악이 가능해 자율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다만 라이더의 경우 개당 5000만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과 날씨 영향 등으로 당장 양산차에 적용되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에는 일반 레이더 센서나 카메라가 활용된다. 대표적인 테슬라의 자율주행(오토파일럿)이다. 테슬라도 비싼 라이다 대신 저렴한 카메라와 레이더를 이용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4D 이미징 레이더는 전자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레이더와 같다. 이에 더해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전자파의 정보를 이미지로 바꿔 인식할 수 있어 단순 레이더와 비교했을 때 사물을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아울러 300m 거리까지 지형 지물의 높낮이 등을 인식함과 동시에 인공지능(AI)을 통해 전방의 물체가 사람인지 사물인지 등도 파악한다. 가격은 라이다의 20분의 1 수준이다. 

비트센싱은 최근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인 HL만도가 후속 투자했다.신규 투자자로는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라이프자산운용 ▲삼천리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총 누적 투자액은 630억원이다.

비트센싱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연구 개발(R&D) 역량 강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함으로서 전략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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