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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3위 불안한 KB운용…‘RISE’로 지켜낼까

[운용사 리브랜딩 전쟁]②
ETF 조직 개편하고 리브랜딩으로 ‘선택과 집중’
ETF 사업 방향·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개편 의미

KB자산운용이 'RISE ETF' 광고모델로 배우 임시완 발탁했다. [사진 KB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를 ‘라이즈’(RISE)로 전면 교체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ETF 시장점유율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ETF 리브랜딩을 통해 3위 지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은 7월 17일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된 109개 자사 ETF 이름 앞에 붙은 기존 ETF 브랜드명 ‘KB스타’(KBStar)를 모두 RISE로 교체했다. 새로운 ETF 브랜드명인 RISE는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Rise Tomorrow)를 뜻한다. 개인투자자들의 더 건강한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08년 ‘KSTAR’라는 브랜드로 ETF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2016년 KB금융그룹의 이미지를 담은 KBSTAR로 브랜드명을 변경했다. 이번에 RISE로 ETF 브랜드명을 전면 교체하면서 8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게 된 것이다.

최근 KB자산운용은 RISE ETF로 브랜드명을 변경한 후 첫 상품인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ETF’도 선보였다. 해당 ETF는 현재 시장 상황에 가장 최적화한 테마인 인공지능(AI) 밸류체인 각 분야에 고루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또 배우 임시완을 RISE ETF의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리브랜딩을 맞아 대대적인 행보에 한창이다.

KB자산운용의 이번 리브랜딩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주는 차원이 아니다. KB자산운용 ETF 사업 방향과 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개편을 의미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새로운 변화와 쇄신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신뢰받는 연금 투자 파트너가 되겠다”며 “개인투자자 분들이 연금 계좌를 믿고 투자하실 만한 ETF 발행사 및 공급자로서의 자리매김이 가장 중요한 방향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후 연금 상품은 주식, 채권 등 자산군을 막론하고 해외형 상품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ETF사업본부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ETF 사업의 재탄생을 준비해 왔다. ETF 사업 재편에는 올해 새롭게 부임한 김영성 대표이사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김 대표는 ETF운용본부와 ETF마케팅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하고 본부 안에 ETF 마케팅실·운용실·상품기획실 등 3개실을 두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ETF 라인업에도 과감한 손질이 있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6월 순자산총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ETF 14개 종목을 상장 폐지했다. 불필요한 운용을 줄여 ‘선택과 집중’에 나서기 위해서다.

하지만 대규모 ETF 상장 폐지를 두고 일각에서는 투자자 보호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운용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폐지를 최소화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례적이 행보였다는 시각에서다. 

리브랜딩으로 변화·쇄신…“경쟁력 제고 나서” 

이에 대해 KB자산운용 측은 ‘모든 ETF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ETF의 상장 폐지는 일반 주식종목의 상장 폐지와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고 거래가 부진한 ETF에 한해서는 더 세심한 안내와 함께 투자자에게 ETF의 현재시점 자산가치로 돌려 드린다”며 “대신 규모가 더 큰 다른 RISE ETF들의 거래를 활발하게 해서, 투자자들이 원활한 매매를 하게끔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이번 KB자산운용의 리브랜딩을 두고, 한투운용의 맹추격에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움직임이라는 시선이 대두됐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ETF 순자산가치 총액은 KB자산운용과 한투운용이 각각 11조7097억원, 10조18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ETF 시장점유율은 KB자산운용이 7.67%, 한투운용이 6.67%로 단 1% 차이로 격차가 좁혀진 상황이다.

앞서 한투운용은 ETF 리브랜딩에 선제적으로 나섰는데, 업계에서 성공사례로 꼽힌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는 2022년 취임 이후 14년간 사용한 한투운용의 ETF 브랜드 ‘KINDEX’를 과감히 버리고 ‘ACE’로 변경했다.

KB자산운용은 한투운용 점유율 상승에 대해 별도로 대응을 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KB가 ETF 사업을 하고 ETF를 시장에 공급할 때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투자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ETF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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