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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제 경험·기업 출신 사외이사 수요 늘어 난다 [HR인사이트]

기업들 사외아사 다양성 확대 노력 커져
사외 이사 관련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주요 기업 건물들 [사진 연합뉴스]

[박신연 유니코써치 전무]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 필요성은 IMF 구제금융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제기 됐다. 개선의 일환으로 사외이사 제도 도입이 있다. 사외이사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사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독립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경영진의 자의적인 결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도모 및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최근 기업들은 사외이사의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대학총장, 교수와 같은 학계 출신이 주를 이뤘다. 학계 출신 후보들의 경우 이해 충돌에 저촉될 가능성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 

여전히 학계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 후보군의 주류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나, 최근에는 ▲산업별 전문성 ▲성별 다양성 ▲국제적 경험을 갖춘 사외이사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추세다.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준수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기업 경영을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사외이사 채용 시 전문성은 중요한 선발 요건이다. 실제로 ▲재무·회계 ▲법률·리스크 ▲경영 ▲마케팅 ▲ESG ▲기술(ICT) 등 각 범주에 맞게 사외이사 후보군이 추천된다. 이는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보다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같은 범주 외에 각 기업별로 미래 신사업 추진과 관련이 깊은 ▲AI ▲로봇 ▲미래 모빌리티 ▲자원개발 등 기업의 혁신이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 요청도 증가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조언에 따라 기업에서 추구하고 있는 신사업 관련 자문을 받는 등 효율적인 경영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여성 사외이사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으로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는)에 따라서다. 실제 최근 5년간 각 기업의 사외이사 추천 요청 사항에는 전체 후보군 중 여성 사외이사 후보군을 30% 포함시켜 달라는 요청이 늘어났다. 

100대 상장사 여성 사외이사 23.7% 차지

유니코써치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100대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는 총 107명(23.7%)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의 규제에 따른 변화도 있지만, 일부 대기업들은 기업 문화의 변화와 다양한 관점을 반영한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인식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제적 경험을 가진 사외이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제적 감각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사외이사를 채용하거나, 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기업인 출신의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경우 기업 경영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이 가능하다. 최근에 글로벌 소비재사의 한국·일본지역 부회장 출신이나 글로벌 화학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영입 결정한 기업들이 이러한 예이다.

사외이사 관련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는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 경영을 재고하기 위함이다. 이같은 규제는 기업들이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함과 동시에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상법상 상장사는 6년, 계열사 포함해서 9년을 초과해 사외이사 재직을 금하면서 사외이사의 독립성 훼손을 방지하고 있다. 또 상장사의 경우 2군데 이상 겸임 금지 항목이 있다. 실제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접촉하면 겸직 중인 경우가 많은데, 타사에서 사외이사 재직 이력이 있는 경우, 검증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영입 시 부담이 적은 반면 ‘사외이사 풀’이 한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경영진의 인맥으로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경우가 빈번했으나, 이해충돌 방지나 독립성 강화에 따라 객관적인 방식으로 후보군을 추천받는 것이 보다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기관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 요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한 경영 이슈로 부상하면서, ESG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환경 정책 자문이나 환경 경제학 분야의 전문가인 환경공학 대학·대학원 교수 중심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거나 ESG 지수에서 우수함을 입증받은 글로벌 기업 출신의 경영자를 선임하기도 한다. 

ESG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준수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다.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이러한 전문가들을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를 증대하고자 한다.

한국의 사외이사 채용 트렌드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영입함으로써, 기업은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경영을 검토하고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이같은 변화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신연 유니코써치 전무

박신연 유니코써치 전무는_임원급 전문 컨설턴트로서 국내 대기업·중견그룹 지주사의 대표이사, 임원 선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기업 및 금융 공기관의 기관장, 주요 임원 프로젝트를 다수 성공시켰다. 또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선임 및 임원 재취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사회생활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취득하였으며, 한국 오라클(구.썬마이크로시스템즈) 마케팅팀에서 근무 후 영국 외환은행 런던지점, 옥스포드대학교 본부 자금부에서 근무하였다. 2005년부터 Executive Search 컨설턴트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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